어떤 아름다운 문장으로도 가정 폭력은 미화되어선 안 된다.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결국 나는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톨락이라는 지극히 중세적 인간이 얼마나 대단한 착각 속에서 살아왔는지를 1인칭으로 보여줌으로써 독자와의 심리적 거리를 멀어지게 만들어 가부장적 인물을 비판하게 하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절대로 공감할 수 없는 인물의 자기 고백을 통해 폭력적 가장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 그래서 그런 자들의 타고난 이기심이란 것이 이 정도이다. 이 자들의 내면을 정상인의 수준으로 이해하려 하지 말아라.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자기밖에 모르는,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 가장이 빚어낼 수 있는 모든 비극이 그려진 소설이다.
그렇게 평생을 가해자로 살아오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상처 입은 사람은 헤아리지 못한다.
끝까지 ‘내가 죽을 병에 걸린 걸 알면 아이들이 얼마나 놀랄까?‘수준의 상황 인식 능력을 보여준다.
딸의 스키 능력을 알아본 스카웃 제의조차 한 해를 넘기고서야..‘아, 참 깜빡했는데‘라며 딸에게 알려주면서도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른다.
밖에서 들인 장애아에 대한 병적인 집착으로 그로 인해 힘들어질 가족의 상황은 이해하려하지 않는다.

가수 윤상은 결혼이 늦은 이유를 어떻게 해야 좋은 아버지가 되는지를 몰라서 그게 항상 두려웠다고 했다.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결혼이 무엇인자, 가족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다.
그러나 톨락은 아버지가 될 준비도, 가족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었다. 아내는 육체적으로 언제나 내것이될 준비가 된 사람이다.
조이스 캐럴 오츠의 [좀비]를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지만..그 뻔뻔당당한 사이코패스보다 이자 톨락에게서 더 욕지기를 느끼는 것은 이자가 자기연민까지 느낀다는 거다.

내가 이렇게까지 거품을 물 정도로 열변을 토하는 걸 보면..작가는 제대로 목적을 이룬 것이리라.
별점의 의미를 이 중세남에게 돌던지기라고 본다면 무조건 별이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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