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파이어
카밀라 샴지 지음, 양미래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히잡은 단 하나의 온전한 정체성을 대표하지 않는다. 무슬림국가들은 때로는 히잡을 착용할 것을 강제했고, 때로는 히잡을 벗을 것을 강제했다. 국가가 히잡을 여성 통제를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사용했던 시절과 히잡이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 되어가는 시절 속에서. 히잡은 단순히 복종만이 아닌 ‘저항‘과 ‘번화‘의 상징까지 아우르는 복잡다단한 역사를 밝아왔다.
무슬림 정체성을 유지하지만 여성에 대한 억압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는 이스마와 아니카의 히잡은 이처림 히잡과 연결된 억압의 역사와 정치성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더 나아가, 히잡을 쓰는 여성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섬불리 판단하기 이전에, 여성 개개인의 다층적인 의도나 삶을 편리하게 재단하는 외부의 가치판단과 여성을 바라보는 납작한 시선을 먼저 돌이켜보게 한다. ‘홈 파이어‘가 2018년 여성문학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데에는 테리를 비롯한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성 인물과 가부장 문화로부터 자유로운 두 가족의 모습은 물론이고, 코란에 반영된 여성혐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히잡 착용에 담긴 복잡한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이스마와 아니카의 삶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 P35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