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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아이들만 사랑할 줄 안다
칼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림원 / 2018년 1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브루노는 어릴때 엄마를 잃었어. 자기의 전부였던 엄마. 엄마를 잃은 브루노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망가져 갔던걸까, 회복되고 있던걸까. 책을 읽어나갈수록 나는 그 아이가 망가져가는것만 같아서 안타까웠어. 카롤에게 그러면 안되는거잖아 브루노. 개미들을 죽야만했니. 탓할 무언가가, 슬픔을 잊을만한 자극이 필요했던 거니.
엄마를 잃는다는 게 어떤것인지, 여섯살 그 나이에 잃는다는 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나는 모르니까. 슬픔과 두려움과 고통과 외로움. 그렇게 단편적이고 표면적인 단어만을 나열한다고 알 수 있을까. 그 절망감을.
94p 삶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아요. 삶은 그 어떤 변명도 받아주지 않아요. 삶은 그런거예요. 그렇게 지나가는 거예요.
머리에 이가 생겼던 브루노. 그 어린아이가 할아버지 무릎을 베고 할아버지가 머리에 붙은 이를 하나하나 떼어냈어. 할아버지의 손길이 내 머리에도 느껴졌어. 나는 느껴보지도 못했는데 아아 이렇게 따뜻한거구나라고 느꼈어. 브루노는 몸이 아프다면 할아버지 집으로 오라고 했어. 상처받은 마음을 나는 치유받고 싶어. 갈수만 있다면 나는 가고 싶었어.
102p 할아버지가 병을 낫게 해줄 거예요. 할아버지가 여러분의 병을 쫓아내줄 거고, 여러분은 상처입은 몸에 깃든 병으로부터 벗어나 회복될 거예요.
학교에 있을 때 브루노는 행동하고 말을 하고 슬픔을 표현하기도 했지만, 방학이 왔고 자신을 사랑해주는 알렉을 보내고 브루노 자신도 캠프에 가게 되면서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일들이 마구 늘었어. 어째서일까. 더 큰 관심을 얻고 싶은걸까. 하지 않는 건 하지 않음으로써 나는 이만큼 상처입었어, 라고 말하는 걸까.
164p 아가야, 귀여운 아가야. 이제부턴 다 괜찮아질거야. 약속할게. 꼬마 브루노. 오늘 밤엔 내가 네 엄마야.
사실 나는 알아. 브루노. 너의 그 절망감은 다 모르지만 나는 알것같아. 너의 그 행동들 말야. 어릴때 어린아이는 더 크게 세상을 삐뚤게 바라볼 수 있거든. 세상이 작으니까. 내가 아는 세상이 내가 아는 감정이 전부니까. 나는 말야 브루노 네가, 네가 느낀 그 감정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길 바라. 나는 네가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