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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ㅣ 아르테 미스터리 1
후지마루 지음, 김은모 옮김 / arte(아르테) / 2019년 1월
평점 :
감성 미스터리라는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죽었으나 미련이 남아 추가시간을 살게 된 사자, 그 사자를 저세상으로 보내주는 일을 하는 사신. 조금 유치한가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자꾸 끌려서 읽게 됐어. 조금은 가벼운 문체에 잘못 선택한건가 싶은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책을 읽어갈 수록 나는 책 속에 깊게 빠졌어.
마지막, 이라는 말은 어디서 들어도 언제 들어도 마음을 참 먹먹하게 만드는거지. 자꾸 눈물이 났어. 감정이 차올라서 흘러 넘쳤어. 아팠어. 괴로웠어. 만약에말야, 내가 죽은 후 떠나지 못하고 남아 추가시간을 살아간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했어. 추가시간은 그 누구의 기억에도 남지 않는다라는 씁쓸한 공식이 있으니까 추가시간이 마냥 행복할 수 없다지만 그래도 그 추가시간을 얻을 수 있는 것 또한 행복일수도 있겠다 싶었어.
60p 절망하며 깨달았다. 아아. 또 실수했구나.
사람은 언제나 잃고 나서야 후회한다.
언제나 잃고 나서야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알고 있었는데. 행복은 반드시 망가진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그런데 또 실수하고 말았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자들을 보고 나를 생각했어. 그들을 통해 나를 들여다 봤어. 또 눈물이 났어. 그들의 허망함 때문일까, 나의 보잘것없는 슬픔 때문일까.
죽는다는 걸 최근에 자꾸 생각했어. 죽으면, 죽게되면 하고말야. 무의미한 생각일지도 모르지만. 근데 이 책을 읽으면서 미련이 남아 저세상으로 가지 못하고 추가시간을 사는 사자 중에는 자살한 이가 없다는 걸 깨달았어. 어떠한 미련도 남기지 않는, 온전한 죽음은 자살인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그러면 말야. 미련이 남은 죽음은 나쁜걸까. 이루지 못해서, 전하지 못해서, 확인하지 못해서 미련이 남은 그들은 불행한걸까.
책을 다시 곱씹어 읽고 싶어졌어. 조금 더 천천히 말야. 그러면 생각이 멈출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