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미야베 미유키지만 나는 그의 챡을 읽어본 적이 없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데 어째서였을까. 처음 읽은 그의 책, 용은 잠들다책을 읽기 전 제목은 아무 감흥이 없었지만, 책을 다 읽고 덮은 후 바라보는 제목은 마음을 한없이 무겁게 짓누른다. 용은 잠들어 있기를. 부디 깨어나지 않기를.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아무도 자신을 믿지못한다는, 그 절망감은 상상만으로는 다 알 수 없겠지.책은 생각보다 무덤덤했어. 추리소설에 흔히 붙는 수식어는 없어도 괜찮아. 그치만 소설의 세계로 인도하는 매력이 있었지. 마음껏 상상하게 하는 내 머리 안에서만 존재하는 나만의 세계를 만들어 줬어.'애로'라는 잡지사에 다니는 고사카씨가 다른 이의 마음을 읽고 그들의 과거를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아이 신지를 만나는 태풍이 치는 밤,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을 같이 알아보기로 했어. 그렇게 이야기는 이어져.나는 사실 고사카씨나 신지보다 나나에와 나오야가 자꾸 내 마음을 두드렸어. 어째서였을까 잘은 모르지만 유난히 애정이 가는 인물은 어느책에나 존재하니까.575p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러기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닐까? 마음이 편치는 않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래도 일 년에 한 번쯤은 이렇게 밤중에 혼자 그런 생각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분명히.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 자극적인 내용만으로 사람을 괴롭하는 그런 것들과는 다르니까, 나는 이런 추리소설이 좋아. 무덤덤한 그래서 더 매력이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