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같은 나의 연인
우야마 게이스케 지음, 김수지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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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그리고 여주인공은 병에 걸렸다. 나을 수 없는 병. 나을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도 없이 결국에는 죽는 병. 거짓말로 이별을 해. 마음 아픈, 마음이 저린 안타까운 순간들만을 모아둔 것 같았어.

소설의 처음 시작은 너무 재밌었어. 하루토로 인해서 많이 웃었고 유쾌했어. 책을 읽기 전 줄거리를 알고 있었으니까 미사키가 하는 말들 속에서 아아 병이 시작되고 있구나 유추할 수 있었고, 꼭 병에 걸리는 설정이어야 할까 그런 생각도 들었어. 읽으면서 나는 결국에는 울게 되겠지, 그런 생각이 자꾸 들었어.


84p 인생에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한순간이다. 신호가 빨간불에서 초록불로 바뀔 정도의 짧은 순간에도 사람은 이렇게나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 나는 울고 또 울고 울고 또 울었어. 병에 걸린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사랑하는 사람이(연인이든 가족이든) 병에 걸린 걸 지켜보는 건 또 어떤 기분일까. 모르는데 이렇게 읽고 있으면 알것같아져서 울게 돼. 책을 쉬지 않고 읽었어. 우는 걸 멈추고 나서, 다시 또 울고 싶지는 않았거든. 어차피 우는 거 그냥 하염없이 울다가 깔끔하게 그치고 싶었거든.

너무나도 흔한 내용일지도 모르지만 글을 쓰는 작가가 다르고 그리고 디테일이 다르니까 읽다보면 그런 생각은 안 들어. 오롯이 책에 빠져들어서 나는 그곳으로 끌려가게 되니까. 이런 이야기는 처음인 것처럼 울고 또 울지.

열심히 살았던 미사키와 하루토. 그리고 하루토의 직장동료들과 미사키의 오빠와 그의 여자친구까지. 그러고 보니 이 책에 나오는 그들은 참 열심히 살았던 거 같아. 열심히 사는 그들을 생각하니 나는 그만 울어야지 싶어. 행복해지고 싶다. 그누구도 빠짐없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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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멋대로 떨고 있어
와타야 리사 지음, 채숙향 옮김 / 창심소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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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소설. 조금 가볍게 읽고 싶어서 선택한 책이었어. 처음에는 책을 읽으며 사랑이라는 건 도대체 뭘까 또 그런 생각이 들었어.

요시카는 중학생 때 짝사랑 했던 남자 아이를 이치(1), 사회인이 되고 나서 자신을 좋아해주는 남자를 니(2)라고 불러. 이치를 꼭 닮은 모태왕자라는 만화를 그리기도 하고, 이치를 보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보는 걸 들키지 않고 몰래 보는 방법을 터득하기도 하고, 별것도 아닌 일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는 등 누가봐도 짝사랑인 그런 짝사랑을 했었어.

어른이 되고 경리로 일을 하다가 같은 회사 직원인 니에게 고백을 받아. 사귀고 싶다고. 그런데 네가 좋아라던가 사랑해라는 말은 없네. 뭐 어쨌든 어느정도는 공감할만한 내용들이었어. 니가 조금만 더 차갑게 나를 대해주었으면 하는 요시카의 마음도, 몇번 만나지도 않았는데 사랑한다고 말을 하는 게 이상하다는 니의 말도. 사랑하지 않는데 호감만으로 사귈 수 있는 걸까. 보통은 호감 그 이상의 마음이 되어야 고백하는 거 아닌가. 어렵다 참.

요시카는 이치를 어른이 되고나서 만났어. 이치는 자신을 기억하기는 하지만, 이름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럼에도 니에게 첫사랑인 이치와 잘해보겠다 하는데, 회사에는 또 거짓말을 하고 휴직을 하고. 뭐 이런 엉망인 여자가 다 있나 싶은데 묘하게 익숙한거야. 나 같았어. 나도 굉장히 엉망이니까.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는데 단순한 시시콜콜한 사랑이라거나 연애라거나 그런 이야기로만 느껴지지는 않았어. 그냥 우리가 사는 그냥 그런 이야기 같았어. 너무나도 재미없는 일상. 그 일상을 책으로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읽으니 어쩐지 흥미롭네. 요시카는 누구를 만나게 될지, 어떤 사랑을 선택할지, 그 선택에 대해 또는 놓친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을지 궁금해하며 읽었어.

사이좋게 지낼까?는 완전히 다른 단편인거지? 이어지는 내용은 아닌데, 책 소개에도 전혀 언급이 없고 다른 이들의 서평에서도 전혀 나오지 않고 꼭 내가 읽은 책에만 있는 것 같아.

어쨌든 재밌게 읽은 책, 제멋대로 떨고있어. 가볍게 읽었지만 생각은 많아졌던 책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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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와 겐지 단편선 - 영혼을 깨우는 이야기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미숙.이은숙 옮김 / 하다(HadA)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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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p "그 사람은 어디로 갔지?"
캄파넬라도 어리둥절해서 말했습니다. "어? 어디로 갔지? 어디서 또 만날 수 있을까? 왜 좀 더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했을까?"
"글쎄 말이야. 나도 후회하고 있어."
"난 그사람이 귀찮았거든. 그래선가 봐. 마음이 몹시 아파."


나는 몰랐는데 미야자와 겐지는 동화 작가래. 괜히 궁금해서 찾아보니 1921년 25살 때 동화 작가가 되려고 가출을 했다는데, 신기했어. 그 시절에 문학을 사랑하는 한 청년이 가출을 했다라. 나만 또 신기하려나.

이 책은 6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어. 그 중 첫번째 단편, 은하철도의 밤. 이 단편은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 작품이래. 읽으면서 계속 생각해봤는데 은하철도 999 만화 내용이 기억이 안나네. 조반니와 캄파넬라는 기차를 타고 우주를 여행하면서 이런 일 저런 일을 보고 겪고, 이런 마음 저런 마음이 되고 그랬어. 어디든 갈 수 있는 티켓은 조반니만 가졌었나 봐. 캄파넬라는 사라졌고 조반니는 되돌아 왔어. 조반니가 우유들 들고 아빠가 곧 돌아 온다는 소식을 안고 엄마에게 달려갈 수 있는 건 캄파넬라가 어디로 갔는지 알기 때문일까.

두번째 단편 돌배. 아빠 게와 아들 게 둘이 나오는데 음 뭘까. 정말 짦은 단편인데 다시 읽어도 음 뭘까 싶었어. 세번째 단편 요다카의 별. 참 못생긴 새 요다카의 이야기. 매로부터 이름을 바꾸라는 협박을 받는 요다카. 아름다운 빛으로 타오르는 요다카. 그리고 바람의 아들, 마타사부로. 다섯번째 단편 첼리스트 고슈, 고양이 사무소까지 총 6편의 단편.

이 책을 아이의 감성으로 읽으면 어떤 내용일까. 나는 다 큰 어른이라서 상상력도 부족하고 감성도 메말라서 그런가 이 단편은 유독 더 모르겠더라. 읽으면서 조금 어린왕자가 생각나기도 했어. 어린 왕자를 지금 읽으묜 또 어떨까 싶기도 하네.

미야자와 겐지는 우주와 동물을 좋아하나 보다. 모든 단편에 나오더라구. 이 책은 엄전지 나에는 해석이 필요해. 다른 이들이 읽고 쓴 서평을 오늘 밤 한가득 읽어보려고 해.


248p 왜 그렇게 추위를 탈까 생각해 보면 가죽이 얇기때문이고, 가죽이 얇은 것은 삼복더위에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역시나 내가 문제야, 이게 내 운명인걸. 그렇게 생각하자 부뚜막 고양이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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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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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 할머니가 준 3엔이라거나 형이 주고 간 6백엔, 6백엔으로 공부를 해서 수학선생님이 된 도련님 월급이 40엔.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되는 금액. 그러니까 아주 옛날인거잖아. 이 책이 1906년에 발간되었나 봐. 아 얼마나 옛날인걸까.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옛날 책이라고 하면 조금은 진부하거나 어렵거나 재미가 없거나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막상 읽다보면 너무나 재밌는 책도 많지만) 읽지를 않는데 이번에 이 책은 읽고 싶더라.

72-73p "어허. 이놈 좀 보게. 선생님에게 아잉기요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기요'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할멈의 이름이야. 너희가 감히 함부로 불러선 안 되는 고귀한 이름이란 말이다.", "'아잉기요'와 '기요 할멈'은 다른 거 아잉기요?" ​

생각했던 거랑은 전혀 다른 책. 아니 이게 뭐야 싶어서 웃겼던 장면들이 꽤 많았어. 특히 저 아잉기요는 책을 읽다가 아니 뭐 이런 도련님이 다 있나, 억지 쓰는 이런 선생이 다 있나,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다 있나 싶어서 웃었지.

246p "자넨 지나치게 단순해서 자기 맘대로 속여 먹을 수 있겠다 싶으니까 그냥 두어도 괜찮다고 판단한 모양이야."​

그러네. 도련님은 참으로 단순한 사람. 남이 하는 말을 앞뒤 재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아주 단순한 사람. 그리고 막무가내. 앞뒤 없는 사람. 그치만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람. 옳고그름을 아는 사람이었어.

학교에서 도련님은 빨간 남방이라는 교감과 높새바람이라는 수학 주임 사이에서 이말에 흔들 저말에 흔들하다가 높새바람의 편에 서는데 진짜 나쁜 놈은 빨간 남방이 맞을까, 혹시 반전이 있는 건 아닐까 기대되는 마음으로 읽었어. 뒷 이야기를(읽고 난 후 감상도) 조금 더 쓰고 싶은데 쓰면 안 될 것 같아. 물론 이 책은 안 읽은 사람보다 읽은 사람이 더 많겠지만 나와 같은 이유든 아니든 읽지 않은 사람들이 읽어볼까 하고 찾아보다 이 글을 읽을 수도 있으니 그냥 읽어보라고 권해주기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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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서스
제시 볼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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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띠지에 적혀있던 문구. 시한부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의 마지막 여정 이 문구만 보고 이 책은 또 얼마나 사람 마음을 애프게 할까 조금 겁이 나기도 했어. 하지만 나는 마음이 가라앉고 조금 울적해졌지만 울지는 않았어. 죽음에 대해 태연할 수 있었던 건 왜였을까.

책은 원래는 의사였지만 이제는 인구조사원이 된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여행을 떠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라고 할까. 인구조사원이 어떤 직업인지는 모르겠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이겠지, 신상을 보호받지 못해 살해당하거나 상해를 입는 일도 있다는 걸 보면. (어쩌면 모든 것이 다 가강의 이야기일지도) 인구 조사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찾아가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들의 세번째(혹은 네번째) 갈비뼈에 표식을 새기거든. 이 일련의 과정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잘 모르겠더라.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책이었어)


65p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요즘애들에게는, 그가 말했다. 자살이란 사랑에 빠지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여자아이가 맞장구쳤다. 맞아요, 사랑이 빠지는 것 같은 거예요. 침실의 벽 한구석에 새로운 문을 그려놓고 그리로 발을 내딛는 것과 같죠. 말하자면, 요즘 내내 생각해본 건데, 문은 항상 거 있는데 보지 못한 거죠.


119p 저는 마땅한 이유 없이 이 지구에 보내졌어요.


무언가 있겠지 싶었어. 어쩐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지만 이 야기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궁금해지기도 해서 자꾸만 책을 읽어나갔어. 가출한 소년과 소녀의 자살에 대한 생각이라거나 유명한 만화작가인 G. 살터의 동생의 말 등이 기억에 남았어.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줄을 섰을 때라거나 인구조사를 하기 위해 들린 집에서 아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한 일화 등 몇몇 문장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시한부인 아버지는 운전을 하는 게 힘들다정도의 이야기가 다였어. 그리고 그들의 여정이 이제 끝이 날때도 나는 어쩐지 마냥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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