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띠지에 적혀있던 문구. 시한부 아버지와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의 마지막 여정 이 문구만 보고 이 책은 또 얼마나 사람 마음을 애프게 할까 조금 겁이 나기도 했어. 하지만 나는 마음이 가라앉고 조금 울적해졌지만 울지는 않았어. 죽음에 대해 태연할 수 있었던 건 왜였을까. 책은 원래는 의사였지만 이제는 인구조사원이 된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여행을 떠나 사람들을 만나는 이야기라고 할까. 인구조사원이 어떤 직업인지는 모르겠고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이겠지, 신상을 보호받지 못해 살해당하거나 상해를 입는 일도 있다는 걸 보면. (어쩌면 모든 것이 다 가강의 이야기일지도) 인구 조사를 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찾아가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사람들의 세번째(혹은 네번째) 갈비뼈에 표식을 새기거든. 이 일련의 과정이 무엇을 의미하는건지 잘 모르겠더라. (나에게는 너무 어려운 책이었어) 65p 남자아이가 입을 열었다. 요즘애들에게는, 그가 말했다. 자살이란 사랑에 빠지는 것과 다를 게 없어요. 여자아이가 맞장구쳤다. 맞아요, 사랑이 빠지는 것 같은 거예요. 침실의 벽 한구석에 새로운 문을 그려놓고 그리로 발을 내딛는 것과 같죠. 말하자면, 요즘 내내 생각해본 건데, 문은 항상 거 있는데 보지 못한 거죠.119p 저는 마땅한 이유 없이 이 지구에 보내졌어요. 무언가 있겠지 싶었어. 어쩐지 마음에 와닿지 않았지만 이 야기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궁금해지기도 해서 자꾸만 책을 읽어나갔어. 가출한 소년과 소녀의 자살에 대한 생각이라거나 유명한 만화작가인 G. 살터의 동생의 말 등이 기억에 남았어.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 줄을 섰을 때라거나 인구조사를 하기 위해 들린 집에서 아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척 한 일화 등 몇몇 문장에서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시한부인 아버지는 운전을 하는 게 힘들다정도의 이야기가 다였어. 그리고 그들의 여정이 이제 끝이 날때도 나는 어쩐지 마냥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