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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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요 할머니가 준 3엔이라거나 형이 주고 간 6백엔, 6백엔으로 공부를 해서 수학선생님이 된 도련님 월급이 40엔. 지금으로선 상상이 안되는 금액. 그러니까 아주 옛날인거잖아. 이 책이 1906년에 발간되었나 봐. 아 얼마나 옛날인걸까.

나쓰메 소세키라는 작가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어쩐지 옛날 책이라고 하면 조금은 진부하거나 어렵거나 재미가 없거나 그런 이미지가 있어서 (막상 읽다보면 너무나 재밌는 책도 많지만) 읽지를 않는데 이번에 이 책은 읽고 싶더라.

72-73p "어허. 이놈 좀 보게. 선생님에게 아잉기요라니, 그건 또 무슨 소리냐. '기요'는 세상에서 내가 제일 존경하는 할멈의 이름이야. 너희가 감히 함부로 불러선 안 되는 고귀한 이름이란 말이다.", "'아잉기요'와 '기요 할멈'은 다른 거 아잉기요?" ​

생각했던 거랑은 전혀 다른 책. 아니 이게 뭐야 싶어서 웃겼던 장면들이 꽤 많았어. 특히 저 아잉기요는 책을 읽다가 아니 뭐 이런 도련님이 다 있나, 억지 쓰는 이런 선생이 다 있나, 이런 글을 쓰는 작가가 다 있나 싶어서 웃었지.

246p "자넨 지나치게 단순해서 자기 맘대로 속여 먹을 수 있겠다 싶으니까 그냥 두어도 괜찮다고 판단한 모양이야."​

그러네. 도련님은 참으로 단순한 사람. 남이 하는 말을 앞뒤 재지 않고 그대로 믿어버리는 아주 단순한 사람. 그리고 막무가내. 앞뒤 없는 사람. 그치만 정직하고 정의로운 사람. 옳고그름을 아는 사람이었어.

학교에서 도련님은 빨간 남방이라는 교감과 높새바람이라는 수학 주임 사이에서 이말에 흔들 저말에 흔들하다가 높새바람의 편에 서는데 진짜 나쁜 놈은 빨간 남방이 맞을까, 혹시 반전이 있는 건 아닐까 기대되는 마음으로 읽었어. 뒷 이야기를(읽고 난 후 감상도) 조금 더 쓰고 싶은데 쓰면 안 될 것 같아. 물론 이 책은 안 읽은 사람보다 읽은 사람이 더 많겠지만 나와 같은 이유든 아니든 읽지 않은 사람들이 읽어볼까 하고 찾아보다 이 글을 읽을 수도 있으니 그냥 읽어보라고 권해주기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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