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단절의 시대
피터 드러커 지음, 이재규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은 다소 지루하게 하는 면도 있었지만 35년전에 쓰여진 이책이 21세기를 몇년 지난 이 시점에서 얼마나 적실성을 가질까라는 호기심과 또한 경영학의 대부 피터 드러커의 명성으로 책을 읽게되었다. 사회과학분야에 문외한이라 이해하는데 약간 어려웠으나 대체적으로 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책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곳에서 다루고 있는 대학교육문제, 정부의 역할, 빈부격차문제, 글로벌경제 등은 지금도 정부의 정책현안으로 시대를 초월한 과제가 되고 있다.
어제의 지식도 오늘에는 상당한 부분이 불필요하게되버리는 초스피드시대에서 60년대말에 쓰여졌다는 사실만으로 다소 김이 빠지기도 했지만 피러 드러커 특유의 전세계의 흐름을 조망하는 혜안은 외경심과 더불어 나를 왜소하게 만들었다.
드러커가 처음 제시한 지식경영, 지식근로자 개념은 지식에 대한 투자로부터 시작된다. 또한 이는 지식생산의 산출인 교육분야(특히 대학)부터 혁신의 대상이 아닐까한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현실은 어떤가. 제주도 교육감후보 모두가 구속되어지는 현실 및 교사들의 교사평가제 반대시위 등을 보며 우리의 미래가 암담해짐을 느끼는 것은 나만이 아닐꺼라고 생각한다. 본인도 전산학과를 나왔지만 회사생활을 시작할때는 모든것을 새로 배워야만 했다.( 그래서 대기업은 모두 기업내에 자체적인 교육기관을 따로 두어야만 했다. 기업의 교육이 대학의 교육보다 더 효율적일수도 있다) 전산과는 컴퓨터 관련 강의 몇개로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실제 회사생활은 대부분이 회계지식, 경영관련 지식, 보고서작성 등으로 이루어진다.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이 있어도 회계학 지식이 없으면 회계관련 프로그램은 전혀 만들 수가 없다.
현재 대학교에서는 학과별 통합이 이루어져 학부제도가 실시되고 있지만 전산학과 경영학과간에는 전혀 교류가--공식적인 교류, 예를들어 교수간--이루어지지 않는것처럼 구교육시스템의 그저 형식적이고 땜방식 처방이 아닌가한다. 그러므로 실업자 수를 4년간 유예시키는 역할에 지나지않는 취업준비기관에서 지식정보시대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정말 기득권을 포기하는--대학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힘든 개혁이겠지만 학과별 통합이 학부를 뛰어넘어 학문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