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된 세상의 학교
에두아르도 갈레아노 지음, 조숙영 옮김 / 르네상스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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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시대에는 지구상 절반의 사람들이 다른 절반의 사람들에게서 자신들이 저지른 범죄의 알리바이를 찾아내고 공포감을 정당화할 수 있었다. 다른 한 쪽이 더 나빴기 때문에 늘 한 쪽은 자신들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별안간 적을 잃은 고아 신세가 된 자본주의는 스스로의 헤게모니 장악을 축하하고, 그 헤게모니를 이용하고 남용하지만,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스스로도 놀라기 시작한 징후가 일부 나타난다. 그 때 국민의 분노라는 악귀를 내쫓기 위한 액막이로서 경제의 '사회적' 차원을 발견한다. 자본주의는 '시장경제'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성(姓)이 더 길어져서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되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그 바뀐 이름이 적힌 여권을 들고 가난한 나라들을 여행한다. -174쪽

어디에 살든, 어떻게 살든, 언제 살든, 한 사람은 그 속에 다른 많은 사람을 포함한다. 다른 사람이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고, 모습을 드러내는 것조차 금지하면서, 우리들 중에서도 가장 빌어먹을 놈들에게 무대 전면에 나서라고 날마다 얘기하는 자가 바로 10년도 채 못 가고 쓰러지는 권력이다. 비록 우리가 잘못 만들어졌어도 아직 다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현실을 변화시키고, 우리 자신도 변화하는 모험이야말로 우주의 역사 속에서 눈 한 번 깜박일 정도의 이 짧은 순간을, 두 개의 빙하 사이에서 나누는 덧없이 짧은 한 순간의 온기를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다. -34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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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운하 살인사건 - An Inspector Morse Mystery 1
콜린 덱스터 지음, 이정인 옮김 / 해문출판사 / 2004년 12월
품절


기억 속의 어떤 곳으로 돌아가는 건 언제나 실수다. 그렇다. 대개가 실수였다. -2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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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두는 여자
샨 사 지음, 이상해 옮김 / 현대문학 / 2004년 10월
절판


자신의 행복을 알아본 존재들은 왜 그로부터 달아나기를 갈망하는 걸까?-29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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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구판절판


가공할 만한 국가의 범죄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괴물들이 아닙니다. 우리와 똑같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 속에서 늘 칭찬받으며, 윗사람 말에 잘 순종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른들 또는 권위자들이 시키는 일이라면 "왜?"라고 묻지 말고 그냥 "예!"라고 말하라는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랐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만이 이 사회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원만하게' 살아가는 길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윗사람, 어른, 권력자, 권위를 가진 사람의 명령이나 가르침에 대해서, 그들의 말이기 때문에 옳은 것이 아니라, 정말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짜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자기 몸에 자꾸 손을 대는 성희롱 지도교수에게 앞뒤 볼 것 없이 "야, 이 씨방쉐이야!"라고 소리 지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2장 국가란 이름의 괴물 -누가 괴물에게 봉사하나- 중에서-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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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구판절판


그러나 동시에 나는, 이 도시를 그냥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둘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왜냐 하면 나는 그 전에, 이 일을 하기 위한 전제로 '별똥별'을 잡아와야 한다. 그리고 그건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아주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왜냐 하면 나는 그 전에 그 전제로...
지평선 뒤에선 언제나 새로운 지평선이 떠오른다. 우리는 하나의 꿈세계를 바로 뒤에 두고, 그것과는 다른 꿈세계 안에서, 그것과 또다른 꿈세계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경계선을 넘어설 때마다, 우리 앞에는 이미 그 다음 세계가 펼쳐지고.... 이렇게 우리는 어둠을 헤치고 여명의 물가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내 앞엔 나의 길이 놓여 있다. 나, 막스 무토는 이미 자신의 목적지에 도달해 있는 어느 누구도 부럽지 않다.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중에서 -249쪽

수많은 순간과 순간이 이어져 흐르는 시간의 강에는 이것을 다시 두부모 자르듯 위에서 아래로 잘라 놓은 찰나라는 것이 있다. 바로 이 찰나가, 전혀 다른 세상으로 열린, 진짜 기적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라는 것을 우리가 안다면, 그것으로 히어로니무스 호른라이퍼, 마토, 콩테 아타나시오 다르카나, 그리고 인디카비아의 역할은 마무리되는 것이다. 아울러 이 이야기도 여기에서 끝을 맺어야겠다.
<길잡이의 전설> 중에서 -3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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