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의 풍경 -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
김두식 지음 / 교양인 / 2004년 6월
구판절판


가공할 만한 국가의 범죄에 참여한 사람들은 우리와 다른 괴물들이 아닙니다. 우리와 똑같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고, 사회 속에서 늘 칭찬받으며, 윗사람 말에 잘 순종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른들 또는 권위자들이 시키는 일이라면 "왜?"라고 묻지 말고 그냥 "예!"라고 말하라는 가르침을 충실하게 따랐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만이 이 사회에서 왕따당하지 않고 '원만하게' 살아가는 길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윗사람, 어른, 권력자, 권위를 가진 사람의 명령이나 가르침에 대해서, 그들의 말이기 때문에 옳은 것이 아니라, 정말 옳은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야 진짜 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자기 몸에 자꾸 손을 대는 성희롱 지도교수에게 앞뒤 볼 것 없이 "야, 이 씨방쉐이야!"라고 소리 지를 수 있는 사람만이 자유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그런 시민을 길러내는 교육이 진정한 교육입니다.

2장 국가란 이름의 괴물 -누가 괴물에게 봉사하나- 중에서-10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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