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스톤 팔찌 상점 주인이 된 나는, 어느 날 우주님에게 이런 주문을 했다.


“파워스톤 팔찌 사업을 좀 더 확장하고 싶습니다! 그렇게만 할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힌트 좀 주십시오!”


“헛, 너 꽤 의욕적이다.”


그로부터 며칠 후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HKB의 ‘신나는TV’입니다만….”


나는 생각했다.


‘그래! 우주님의 반응은 정말 빨라!’


“네! 무슨 일이시지요?”


한껏 들뜬 내게 상대방은 이렇게 말했다.


“봄 의류 신상품 특집을 진행하고 있는데 취재 좀 할 수 있을까요?”


‘응? 의류?’


우주님에게 주문을 한 이후에 방송국에서 걸려온 전화였다.


‘뭐야, 팔찌 취재가 아니었어? 나는 팔찌 사업을 확장하고 싶다는 주문을 했는데?’


나는 이미 의류 판매에서 손을 떼었기 때문에 상점에는 의류가 없었다. 거절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저, 정말 죄송하지만….”


이렇게 말을 꺼내는 순간, 우주님이 나타나 험악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혹시 뭔가 의미가 있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고 상대방에게 일단, “봄 상품을 준비할 수 있을지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없어요. 다시 곧 전화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한 뒤에 전화를 끊었다.


“아니, 하지만 이제 의류 판매는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았습니까? 의류 재고품은 이제 없습니다.”


내가 변명하듯 말하자 우주님은 “빌리면 되잖아!” 하고 말했다.


“네?”


“너, 뭐든지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어?”


“…그, 그렇기는 하지만.”


“그리고 지난번에 가르쳐준 말버릇을 벌써 잊어버린 거야? 무슨 일이 발생하면 반드시 해야 하는 말이 있잖아!”


“아…, 네! 그래! 이것으로 소원이 이루어졌어!”


커다란 목소리로 되풀이해보자 정말 이 상황에 어떤 의미가 있는 것 같으면서 왠지 가슴이 설레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 알아볼 수 있는 만큼 알아보자.’


이렇게 마음먹고 도매상에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자 “다시 통화를 하게 되면 우리에게 연락을 주십시오.” 라고 두 군데에서 봄 신상품을 촬영용으로 빌려주겠다고 말했다.


나는 즉시 방송국에 전화를 걸었다.


“신상품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취재를 오셔도 됩니다.”


이렇게 말하고 날짜를 잡았다.





그리고 취재 당일, 약속 시간에 맞춰 프로그램 제작사 사장과 여성 연출가가 가게를 찾아왔다.


“어서 오십시오!” 하고 문을 여는데, 두 사람의 뒤를 이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는 손님이 쑥 들어왔다. 흰 고양이를 안고 있는 노부인이었다.


“소문 듣고 왔어요. 당신, 점술가지요? 기가 막히게 맞힌다면서요?”


제작사에서 나온 두 사람은 방해하지 않기 위해 노부인에게 길을 열어주었다.


“네? 점술가요?”


“내가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곳에서 친하게 지내는 사람의 지인이 당신에게 점을 치고 염주를 구입했는데, 그 후에 좋은 일만 일어났다더군요. 그리고 어느 날, 그 염주가 끊어졌는데 이번에는 자궁의 질병이 완치되었다던데요.”


아무래도 그 노부인은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듯했다.


“점을 친 것이 아니라 오링테스트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염주가 아니고 파워스톤으로 만든 팔찌입니다.”


나는 노부인의 말을 정정해주었다.


“어느 쪽이건 상관없어요. 어쨌든 나도 그 테스트 좀 해줘요. 지금 은행에 가서 돈을 찾아올 테니까 나한테도 그 팔찌를 만들어줘요!”


그렇게 기관총을 난사하듯 빠르게 말한 뒤에 노부인은 마치 총알처럼 가게를 나가버렸다.


취재를 나온 두 사람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 그 이야기는 뭡니까?”


“파워스톤을 판매하시나요?”


“오링테스트라니, 그건 또 뭡니까?”


강한 호기심을 보여 팔찌에 관해서 설명을 해주자 사장이 말했다.


“저, 봄 신상품 취재는 다음으로 미루지요. 오늘은 저의 팔찌 좀 만들어주시겠습니까?”


사장에게 오링테스트를 하고 팔찌를 만들어주자,


“이제 나도 결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이것 봐.” 라고 말하며 연출가에게 자랑하듯 내보였다.


연출가는 진지하게 수첩을 들여다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말 시키지 마세요. 언제 어머니하고 함께 팔찌를 만들러 올 것인지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사흘 뒤에 정말로 연출가는 어머니와 함께 가게를 방문했다.


그 후, 다시 날짜를 잡아 3시간 정도에 걸쳐 봄 신상품 촬영을 마쳤는데 그중에서 방영이 된 것은4 분 정도였다.


놀란 것은 그중에서 3분 정도가 팔찌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가고 난 뒤 전화가 울리기 시작하더니 다음 달까지 팔찌 예약이 끝났다. 의류에 관한 문의 전화는 한 통도 없었다.


가게는 정신없이 바빠졌다. 방송을 본 사람들의 문의 전화와 예약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이번에는 팔찌를 착용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서 예약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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