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담 게시판에서는 가끔 ‘질문자 대 답변자’의 싸움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점은 ‘의견 차이에 의한 논쟁’이 뜨거워져서, 점차 흥분 상태가 되고, 격렬한 비난으로 격화됨에 따라 ‘의견 다툼’을 하던 분위기가 점차 ‘인신공격’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다음은 질문자와 응답자 양쪽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이다.



“아무래도 질문의 의도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당신처럼 쉽게 결정을 내리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우선, 저의 질문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해주십시오. 제가 질문하고 싶었던 것은 ○○라는 것입니다. 읽어보면 즉시 알 수 있습니다. 확실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아무런 이익 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독단적인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사람에 대해 그런 코멘트는 실례 아닙니까? 당신 같은 사람은 질문을 할 자격이 없습니다.”


“‘질문을 할 자격이 없다’는 식으로 함부로 사람을 평가하는 쪽이 오히려 실례 아닌가요?”


“답변을 할 때에는 질문을 잘 읽어보아야 한다는 말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답변을 적는 일은 쉽지 않지요. 그런 답변을 요구하는 것도 피해를 끼치는 행동이고요.”


“피해를 끼친다고 생각한다면 처음부터 질문을 받지 말아야지요. 잘난 척 좀 적당히 하십시오”



이런 식의 말싸움이 이어진다. 인터넷에서는 이런 논쟁도 어떤 의미로 ‘재미’가 될 수 있지만 실생활에서는 주의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논의(서로의 의견을 전하는 것으로 보다 바람직한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가 아니라 ‘인신공격’을 해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사람에 대해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네.’, ‘성격이 도대체 왜 저래?’, ‘도저히 개선될 가능성이 없어.’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린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당연하다. 생각 그 자체를 신경 쓸 필요는 없다.


하지만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말로 표현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자신이라는 인간 자체’, ‘모든 인격’을 부정당한 느낌이 들지 않을까. 성격, 인격, 평소의 생활방식, 과거에서 미래까지 모든 것을 부정당한 것처럼 들릴 것이다. 문자 그대로라면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것은 ‘당신의 모든 것은 쓸모가 없다’는 의미이다.


설사 이런 말을 했다고 해도 대부분의 경우 상대방의 ‘모든 점’을 부정하려는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감정이 앞서 ‘자기도 모르게’ 격한 말을 했거나 ‘더 적당한 말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을 뿐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주는 충격은 매우 강해서 그야말로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화법’의 전형적인 예가 되어버린다.


따라서 이런 ‘인신공격’ 같은 말은 가능하면 삼가야 한다. 그런 말을 해서 얻는 것과 잃는 것을 생각해보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당신은 정말 가망이 없어.”


“당신이라는 사람은 정말 어쩔 수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성격은 빨리 고치는 게 좋을 거야.”



이런 말을 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삼가는 편이 낫다.


또 상대방의 인격이나 성격이 아니라 ‘행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달하는 기술도 갖추어야 한다.



X “또 지각이야? 그 게으른 성격 좀 어떻게 고칠 수 없어?”

O “정시 5분 전에는 반드시 사무실에 도착하는 게 중요해.”


X “당신은 다른 사람과 협력할 마음이 전혀 없는 사람이군요.”

O “저녁식사 후의 설거지는 일주일에 두 번만 당신이 하면 어떨까?”


X “일을 똑바로 좀 하란 말이야!”

O “3년 후의 일을 생각하고 행동하면 도움이 될 거야.”


이렇게 말한다면 상대방의 인격을 공격하지 않으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분명하게 전할 수 있다. 굳이 상대방의 성격이나 인간성에 관하여 언급할 필요는 없다. 하기 어려운 말도 ‘어떤 행동을 어떤 식으로 고치면 좋은가?’ 하는 발상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보다 적절하게 전달할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