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인공지능)

 

지금까지 소개해온 기술에서 ICT(정보통신기술)가 담당하는 역할은 매우 크다. 오히려 ICT가 관여하지 않는 기술을 찾는 쪽이 어려울 정도다. 표면적으로는 그 모습이 보이지 않더라도 컴퓨터로 설계를 하거나 기능을 보다 높이기 위해 막대한 데이터를 배후에서 처리하기 때문이다. 7장에서는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며 2017년 이후의 기술을 더욱 발전시킬 ICT의 미래를 대략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ICT라고 하면 AI(인공지능)일 것이다. AI란 컴퓨터를 사용하여 인간의 지능(intelligence)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기능을 실현시키려는 노력을 총칭하는 말이다. 이 책에서 지금까지 소개해온 것처럼 각 산업, 각 업무에 맞춘 응용 사례를 가리키는 경우도 있지만 그때에 사용되는 기초 기술을 가리키기도 한다.


응용에 대해서는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사진이나 영상을 인식하는 화상인식’, 음성을 이해하고 문장으로 변환해 주는 음성인식’, 문장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자연언어 처리’, 막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장래의 사건을 예측하는 예측 분석은 모두 AI에 포함된다고 말할 수 있다.


기초 기술로는 기계 학습의 발전이 두드러진다. 2016년 미국 구글이 개발한 알파고(AlphaGo)AI가 프로 바둑기사에게 승리를 거두면서 커다란 화제가 되었다. 몇 년 전부터 AI가 장기에서 프로기사를 이긴 경우는 드물지 않다. 여기에서 사용되는 방식은 기계 학습이다. 프로들의 수만 국에 해당하는 대국 데이터(기보)를 컴퓨터에 학습시켜 다음의 수를 판단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생성한다. 과거의 AI에서는 엔지니어나 프로그래머가 직접 장기에 관한 지식을 바탕으로 판단 기준을 만들어 컴퓨터 프로그램 안에 기입했지만 기계 학습에서는 그런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다.


2011년에 미국의 인기 퀴즈 프로그램 제퍼디(Jeopardy)에서 퀴즈왕(사람)에게 승리를 거둔 것으로 유명해진 미국 IBM의 질문응답 시스템 왓슨도 기계 학습을 이용했다. 왓슨은 대량의 문헌을 읽고 내용을 정리, 질문에 대한 답변을 자동으로 작성한다. , IBM의 왓슨처럼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을 코그니티브(cognitive; 인지 컴퓨팅)이라고 부르며, AI라는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코그니티브는 인지능력(경험이나 지식에 바탕을 둔 분석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다. 굳이 AI라고 표현하지 않는 이유는, 그 정의가 너무 넓고 붐이 가열되었다가 기대 밖의 결과를 낸 과거의 도전들과 획을 그으려는 생각에서다.


AI는 과거에 두 번 정도 커다란 붐을 일으켰는데, 2013년 이후의 붐은 세 번째에 해당한다. 이번에 커다란 성과를 올린 것은 화상인식과 음성인식이다. 기존의 컴퓨터가 힘들었던 영역이었는데 여기에 기계 학습을 적용한 것이다. 컴퓨팅 파워 향상과 낮은 가격화가 뒷받침되면서 응용 범위를 명확하게 하자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정밀도와 속도로 인식과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때문에 기계가 인간을 초월한다’, ‘AI가 일을 빼앗는다는 주장과 걱정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기계가 인간을 초월한다고 해도 특정 영역에 기계를 이용했을 경우의 이야기다.




일본항공이 하네다 공항에 실험적으로 도입한 ‘NAO’


옥스퍼드 대학의 AI 연구가인 마이클 오스본(Michael A Osborne) 준교수는 닛케이(日經) 컴퓨터(201633일호)를 통해 “(인간의 지성을 AI가 초월하는 시기는) 50~100년 후.”, “필요한 기술 대부분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대화나 질문 응답, 번역 등 자연언어 처리는 현시점에서 아직 기대와는 괴리가 크다. 1장에서 소개한 챗봇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영역이 한정되어 있다. 의미 없는 잡담이나 FAQ에 바탕을 둔 일문일답은 대응할 수 있지만 그 이외의 대화에서 인간의 영역에 도달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AI가 인간의 일을 빼앗는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스본 준교수는 2013년에 발표한 논문 The Future of Employment(고용의 미래)에서 앞으로 10~20년 내에 미국 노동 인구의 47%, 영국 노동 인구의 35%AI나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이런 예측을 하는 배경에는 기계 학습이 있다. 예를 들어, 재판에서의 판례, 의사의 문진 결과 등의 데이터를 기계 학습시키면 장래에는 판사나 변호사, 의사 등과 동등하거나 그것을 뛰어넘는 판단을 내릴 수 있는 AI 프로그램을 자동으로 준비할 가능성도 있다.


원래 컴퓨터는 수작업으로 만든 사무 계산이나 기술 계산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일을 빼앗아 왔다. 하지만 이제는 AI의 진화에 의해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조차 대신할 수 있게 된다. , 그것에 의해 판사나 변호사, 의사라는 직업이 사라질까? AI의 판단 결과를 이들이 듣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 완전히 대체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 <7장 더 빨리, 더 편리하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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