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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낮 사이 1 ㅣ 밤과 낮 사이 1
마이클 코넬리 외 지음, 이지연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3년 3월
평점 :
장르소설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이번 소설집 두 권은 그 책의 무게만큼 리뷰를 쓸 마음의 무게가 좀 목직했더랬다.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 로맨스, 판타지 등 최고의 작가들이 펼쳐놓는 단편 소설들..
나는 좀 조여드는 공포나, 심리, 서스팬스 따위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집은 특히나 장르적으로 그런것을 지양하고 있으므로
대놓고 '나 그런 소설들인데!'하고 있었으니..
하지만 부담을 덜기 위해 목차를 보다가 뭔가 흥미로운 제목이 보이면
그것부터 찾아읽어 나가다 보니, 흥미의 방향도 잡혀가고 부담의 무게도 가벼워졌다.
(나에게 단편집과 시집의 장점은 맘 가는데로 펼처서 그 부분부터 읽기 좋다는 점일거다.)
그렇게 하나하나 강렬한 색채를 가진 장르 소설들을 접하다 보니
이거 또 나름의 매력이 크게 다가왔다.
전개도 흥미진진하고 도대체 어떻게 될것인지 짐작도 안가며
이 스산한 분위기는 뭐며, 알 수 없이 던지는 저 주인공의 말은 무슨의미일까?
생각하며 읽으니 사실 조금 빠져든 쪽이 맞겠다.
읽으면서 로알드 달의 [맛]이라는 소설도 생각났다.
뒷통수가 꽝-하고 소리나게 맞고 있다는 것을 마지막 문장을 읽고서야
아-하고 느낀다는 것이 좀 비슷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은 춥파춥스를 한참 먹다가 어, 이 안에 껌이 있네! 하고
놀라며 그것을 다시 곱씹게 된다면 [밤과 낮 사이]는 마치 톡톡같다.
곧 마지막에 입에 남는 것은 없어서 쩝쩝 헛입맛이 아쉽지만,
적어도 그 톡톡거리던 흥분의 잔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느낌.
순서를 뒤죽박죽 읽다보니, 맘에 드는 몇개의 소설에는 표시를 해 두었는데,
모든 단편을 리뷰에 소개하긴 어려우니 그중 제일 나았던 한 편을 꼽아 봤는데
그게 바로 표제작 [밤과 낮 사이 - 톰 피치릴리]였다.
(그 외엔 [메리에겐 무슨일이 생겼나], [책 제본가의 도제] 등이었다)
이 의뭉스러운 사건과 주인공의 상황을 설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읽는 사람이 찾아갈 그 재미있는 '톡톡'을 내가 미리 씹어 삼키는건 오바같잖아.
다만 장르소설이 나를 이끈 건 첫문단과 마지막 문단이었으므로
그것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무리 하고 싶다.(그치만 마지막의 노출은 흥미를 반감할 테니, 첫 부분만^^)
"그의 얼굴은 너무나 큰 고통에 차 이리저리 일그러지고 있었다.
그것이 지면으로부터 20미터나 되는 높이에서 내가 처음 본 프랭크 브래들리의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