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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혼의 아틀란티스 - 상
스티븐 킹 지음, 최수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0년 5월
품절


편지도 없고, 쪽지도 없고, 그 어떤 글도 없었다. 봉투를 기울여 보았을 때, 책상 위에 쏟아지는 것이 있었다. 꽃잎들이었다. 장미 꽃잎들이었다. 지금껏 본 그 어떤 빨강보다 더 깊은, 더 짙은, 빨간 장미 꽃잎들이었다.
'심장의 피'. 그는 생각했다. 까닭도 모르게 자기가 고상해지는 것 같았다. 갑자기, 그리고 몇 년 만에 처음으로, 그는 어떻게 하면 사람이 마음을 텅 비워 버릴 수 있는지를, 어떻게 하면 마음을 자유로이 놓아 줄 수 있는지를 기억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에서는 그의 마음이 어딘가로 둥둥 떠올라가는 것을 느꼈다. 무수히 칼금이 그어진 그의 책상 위에서 장미 꽃잎들이 루비처럼 빛나고 있었다. 어딘가에 감춰진 이 세계의 심장에서부터 비춰오는 비밀의 빛처럼.
바비는 생각했다. '세계는 하나뿐이 아니야. 하나뿐이 아니야. 이곳이 아닌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거야. 수천, 수만, 수백만의 세계가 있는 거야. 탑의 굴대 위에서 항상 쉬지 않고 돌아가는 세계들이 있는 거야.'-1권 380쪽

나는 편지를 접어서 청바지 뒷주머니에 넣고, 고향을 향해, 게이츠 폴즈를 향해, 차를 달렸다. 처음에는 글썽이는 눈물이 그저 조금 앞을 가릴 뿐이었으나, 언제부턴지 나는 펑펑 울고 있었다. 라디오를 켜고 음악을 듣자 기분이 아주 조금은 나아졌다. 음악은 늘 그러했다. 지금 나는 나이 쉰을 넘었지만, 아직도 늘 음악은 내 마음을 위로해 준다. 무슨 전설의 자동장치인 것처럼.-2권 13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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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과 재 1
엘리에트 아베카시스 지음, 홍상희 옮김 / 문학동네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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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가볍고 흥미진진한 역사 추리소설인줄 알고 읽었다.
그런데 오프닝부터 충격적이더니 점점 복잡한 미로 속으로 떠미는 듯 혼란스럽고 난해한 소설이었다. 물론 역사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은 같다. 충격적인 반전도 있다.

가장 큰 주제는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다. 한 살인사건을 파헤쳐가면서 유태인 학살에 얽힌 당시 증인과 관련자들의 숨겨진 사실이 드러난다.
읽고 나니 <푸코의 진자>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아는 게 많은 것도 그렇고,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는 혼란스러움이 그랬고, 읽고 난 다음에 왠지 모른 뿌듯함도 그랬다.
이게 지금 환상이야 현실이야 과거야 현재야 좋은 사람이야 나쁜 사람이야 엄청나게 헷갈리는 책. 그런데 다 읽고 나면 이런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여하튼 녹록친 않지만 공부가 되는 책이다. 유태인 대학살은 남의 나라 얘기이고, 유태인은 우리랑은 너무 먼 민족이라 큰 의미를 두고 생각지 않았는데, 이 책은 그것에 관해 온갖 철학적인 얘기들을 끄집어낸다. 읽을 때는 뭔가 꽉꽉 막힌 듯한 느낌으로 읽었는데, 다 읽고난 지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읽고 싶어진다. 이번에는 제대로... 엔딩까지 보았으니 단서를 찾아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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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짧은 영어 55단어 소설
스티브 모스 엮음, 김윤배 옮김 / 정한피앤피(정한PNP)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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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는... 그럭저럭 읽을 만하다.
그냥 자리에 앉아서 한 시간도 못되는 정도에 모두 다 쭉 읽어내려갔다.
다 읽고 나니깐 좀 허무하더라-_- 내가 왜 이걸 돈 주고 샀던가...
그냥 시간이 남을 때, 길고 복잡한 거 보기 싫고 간단하게 뭔가 읽고 싶을 때 '빌려' 읽으면 좋을 듯하다. 사라고는 말 못하겠다. 한 번 다 읽고 나니 들쳐보기 싫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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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사냥하는 자들 그리폰 북스 4
바버라 햄블리 지음, 이지선 옮김 / 시공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뱀파이어 어쩌구 말만 들어가면 당장 사버리고 마는 나는 이 책의 소재와 그리폰 북스라는 명성에 끌려 딴 건 보지도 않고 장바구니에 넣고 말았다. 읽고 나서 결과는 꽤 만족스럽다. 19세기 영국의 음울한 분위기도 좋고, 개성 있는 캐릭터들도 맘에 든다.

하지만 하나 정말 정말로 안타까운 점은 원서의 흠인지 번역상의 문제인진 모르겠지만 앞뒤가 안맞고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문장이 많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게 무슨 소린가' 하고 한참을 다시 들여다보고 그랬는데 나중에 가면 거의 알아먹길 포기하는 수준까지 간다.

밑의 독자 리뷰 말처럼 추가 교정교열이 많이 필요할 듯 싶다. 그리고 시공사는 개정판 나오면 초판이랑 교환해줘라!-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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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단편집도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 이번에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단편집을 냈다고 했을 때 가슴 떨려하며 당장에 달려가 <나무>를 샀다. 그런데 웬걸, 너무 기대가 컸던 걸까. 가볍게 읽고 던져버리기에만 딱 좋은 그런 책이라는 느낌에 실망이다. 이 책에 나온 여러 이야기들은 아마 SF 소설의 팬이라면 어디선가 본 듯도 한,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게다가 이 깊이 없는 얄팍함이라니... 다행히 재미 있게 본 몇몇 단편도 없진 않았다. 그래도 두 번 볼만한 가치있는 책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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