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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은 우메다에게 완벽한 악의 모습을 보여준거야"
순수한 악
"우메다에게 원한이 있었던 것도, 돈이 목적이었던 것도 아니었어. 나중에 변호사에게 거래를 제안한 것도 진심이 아니었을거라고 난 생각해. 상식적으로도 거절할게 뻔하니까. 목적은 우메다 측을 괴롭히는 거였어. 최종적으로는 거절하겠지만 그 사이에 만은 고민을 할테지. 돈을 주면 정말로 진실을 말해줄까 하고 말이야. 실제로 우메다의 무죄가 밝혀지기 전에 범인은 사형을 당했어. 우메다와 변호사는 분명 후회하고 괴로워했을거야. 범인은 자신이 죽은 후에 그가 괴로워할 것을 알고, 거래를 제안한거지"
"진정한 악이란 이런거야. 이유따위는 없어. 그러므로 피해자는 자기가 왜 그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는지 모르는거야. 원한, 애증, 돈, 그런 이유가 있다면 피해자도 납득을 할 수 있겠지. 자신을 위로하거나 범인을 미워하거나 사회를 원망할때는 그 근거가 필요한거야. 범인이 그 근거지를 제시해주면 대처할 방법이라도 있지. 그러나 애당초 근거같은건 없었어. 그거야말로 완벽한 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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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심한 범죄?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더 많은 돈을 빼앗는 것? 그런건 아무 의미도 없어. 그건 어디까지나 범죄일뿐, 악은 아니야"
...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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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하시 히로미는 웃었다. 여자애의 매끈한 머리칼 감촉이 손바닥에 되살아났다. 그대로 저애의 고개를 한바퀴 휙 돌려버렸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딱딱한 과자를 쪼개는 것 같은 소리가 났을 것이다. 목뼈가 부러지면, 달콤한 향기가 더 강하게 풍겼을 것이다. 그건 어린 여자애의 혼이 뿜어내는 냄새일 것이므로, 혼이 몸을 떠날때 그 향기는 더욱 강해질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 한번 시험해보고싶다. 이 건이 정리되면, 피스가 쓸 각본의 다음 장에서.
그래, 다음은 어린애. 어린애, 어린애다. 어린애가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