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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집과 원룸을 오가는 생활을 해왔지만, 집에서 잔 적은 한번도 없었다. 그러나 어제는 집에서 잤다. 부모 곁에 있고 싶어서. 그들에게 미소를 보여주고 싶어서.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쓰레기 같은 부모가 사랑스럽고 불쌍해보였다. 보살펴주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늘 이 순간, 오른팔이 발견되는 이 순간, 연극의 막이 오르는 이 순간을, 아무것도 모르는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그들의 표정을 옆에서 훔쳐보고 싶었다. 그들이 오가와 공원에서 발견된 오른팔에 대해 보이는 이 관심을, 혐오를, 흥미를 나누어 갖고싶었다.
내가 저지른 일이라는 사실을 감추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