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더 -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지음, 김재혁 옮김 / 이레 / 2004년 11월
절판


판결이유문의 낭독은 몇시간동안 계속되었다. 재판이 끝나고 피고들이 끌려나갈때 나는 혹시 한나가 나를 쳐다보지 않을까 기다렸다. 나는 내가 늘 앉던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것을 꿰뚫을 듯이 앞만 바라보았다. 그것은 거만하고, 상처받고, 길잃은, 그리고 한없이 피곤한 시선이었다. 그것은 아무도 그리고 아무것도 보지 않으려는 시선이었다.-176쪽

하지만 나의 주변 사람들이 저질렀고 또 그로 인해 비난을 받은 행동들은 한나가 저지른 행동에 비하면 훨씬 덜 나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사실 한나에게 손가락질을 해야했다. 하지만, 한나에게 한 손가락질은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던 것이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을뿐만 아니라 그녀를 선택했다. -18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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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동서 미스터리 북스 52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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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야마와 오또끼는 각각 다른 두개의 점이었습니다. 그 점이 서로 다가서있는 상태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잘못된 선을 긋고 서로 묶어버렸던 것입니다.-186쪽

IN HER TOMB BY THE SOUNDING SEA!
파도 소리 드높은 바닷가의 아내무덤-532쪽

그야말로 즐겁다. 기차의 교차는 시간적으로 필연이지만 타는 사람들의 공간적 행동의 교차는 우연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에 넓고 넓은 각 지방에서 스치고 지나가는 인생들을 끝없이 공상할 수가 있다. 타인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소설보다도, 나 자신의 이 공상에 훨씬 흥미가 있다. 고독한 꿈이 떠돌아다니는 즐거움이다. 지어낸 이름이 없는, 글자와 숫자로 충만해있는 시간표는 요즘 나의 즐거운 애독서가 되어있다.-115쪽

사야마와 오또기는 각각 다른 두개의 점이었습니다. 그 점이 서로 다가서 있는 상태로 되어있는 것을 보고 우리는 잘못된 선을 긋고 서로 묶어버렸던 것입니다.-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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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야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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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야행>은 세번이나 시도했지만, 차마 다 보지 못했다. 사실, 드라마도 중반까지 보다가 포기하고 말았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한 느낌. 차마 설명못할 거부감. 그런거. 뭐 이런 소설이 다 있나했다. <환야>도 마찬가지다. 700여페이지가 넘는 2권짜리 소설을 순식간에 다 봐버렸지만, 내내 조바심이 났다. 다리가 후달거렸다. 마사야의 목에 걸린 보이지않는 굵은 끈이 저 끝에 밝은 밤사이로 강하게 매여있다. 책장을 넘길때마다 그 끈이 예고없이 당겨온다. 발걸음을 뗄때마다 차가워진 땀이 흐르고, 온 몸이 천퍼센트의 긴장으로 마치 벼락이라도 집어삼킬것같은 텐션이다. 미후유는 어디까지 가려고 한걸까. 이렇게 일프로의 동정도 안가는 악녀가 있었나. 내내 참아온 긴장이 마지막 장면에서 산산조각 나버렸다. 눈물이 났다. 미후유는 끝내 행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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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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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찌기 'it item' 이었던 이 책을  서른 다섯이 되어서야 접하고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음... 결혼을 할만도 하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당연, 서재를 결혼시키고 싶어서지!  사실, 그건 솔직하지 못한 일일 수도 있다. 오래 생각해보면, 꽤 끔찍하긴 하다. 살다보면, 사랑하는 이에게 내 방구소리를 들려줘야하고, 냄새나는 화장실을 공유해야하는 것도  괴로운 일이겠지만  

내 박지성의 자서전이나, 자살에 대한 책, 어쩌다 생긴 20대 초년생들을 위한 칙릿 북, 섹스행위가 가득 든 책들...이런건 꽤나 공유하고 싶지 않은 일부이기도 하거니와, 일찌기 절판된 책을 보유하고 있는 내 이 뿌듯함을 같이 해야것이며, 저자처럼 두개의 책이 동시에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은 ...정말 하기도 싫을 정도다. 좋은 점도 있겠지만, 헌책을 싫어하는 나와 무조건 내 책은 사서 본다는 이상한 강박을 가진 것도... 서재 결혼이 점점 걱정스러워지는 요인이기도하다. 뭐 결국... 그런 것 역시 실제 결혼이라는 과정에서 겪어나가야할 산이라는... 뭐 그런 얘기를 하는 것도 있으리라.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어렸을적 내 책읽기의 버릇이 새록새록 생각나서다. 최근 만난 사촌언니는 지방에 살다가 오랜만에 만난 내 첫 기억을 "골방 책장에 쭈그리고 앉아, 책에 둘러싸여 책에 머리를 파묻고 한참동안 나오지 않던 애' 라고 말해줬다. 나 역시 출판사는 기억나지 않지만, 한동안 그림책으로 집을 짓고 살았고 지금은 절대 하지 않지만, 책 옆에 왜 그런 유치한 메모는 해둔것일까. 안방에 비치되어있던 두꺼운 양장본은 집에 책을 다 독파하고 하는 수없이 손을 댔지만, 놀랍게도 조선시대 왕실의 섹스 야사를 열전으로 기록한 전집이어서, 정말 쾌재를 부르며 매일 엄마 아빠가 일하러 나가기를 기도했다. <채털리 부인의 사랑> <북회귀선> 이런것보다 훠~~~~얼씬 야했던 엄마책... 어딨을까.  나도 나중에 그 책을 엄마에게 전해받을수 있을까. 다행히... 저자처럼 오빠와 책나누기로 신경전을 벌일 필요없게시리 내 남동생은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70-80%는 읽지 않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하느라, 좀 지루한 뒷부분을 빼고는 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쓴 책을 읽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의 감상으로서는 꽤 흡족하다. 방안의 책을 두번은 커녕, 사실 사는 건 아주 좋아하나 읽을 시간이 부족해 50% 이상의 책을 제목만 몇해째 훑고 있는 나로서는 꽤 슬프고, 괴로운 책읽기이기도 했지만, 늘 멋진 서재를 갖는 것을 꿈꿔오며 한번도 포기하지 않았던 소박한 꿈이기에 또 하나의 꽤 멋진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의 레퍼런스를 추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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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묘촌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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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가장 무서운 건, 인간의 저주나 배신, 증오가 아니라 애정과 욕심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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