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인들의 지적 대화 - 세상과 이치를 논하다
완웨이강 지음, 홍민경 옮김 / 정민미디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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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책세상맘수다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정말로 아는 게 많은 작가입니다. 한국인이었다면 그의 별명은 뇌섹남이었을 거 같아요.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의 저자인 완웨이강은 콜로라도 대학교의 물리학 연구원이자 다양한 지식을 유쾌하게 풀어내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합니다. 그의 인기 온라인 강의인 '엘리트 데일리 클래스(精英日课)'는 사계절 내내 10만명 이상의 수강생이 모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해요. 이 책의 내용도 그것에 기초한다고 합니다. 읽어 보니 딱딱한 이론으로 우리 사회를 명쾌하게 종횡무진 하는 탁월한 재능이 있더라요.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복잡한 세상이 또렷하게 보이는 마술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정말로 중국의 알쓸신잡으로 불릴 만한 컨텐츠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고리타분한 이론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세상을 보는 저자만의 프리즘으로 깊숙히 관찰합니다. 처음엔 좀 쫄았습니다. '지적 대화'라는 제목부터 뭔가 딱딱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책장을 넘기니 마치 한편의 재밌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같달까요. 물리학, 경제학, 심리학, 역사학까지, 온갖 학문들이 섞어놓으니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작가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앞날에 대한 예측을 잘할까?", "누군가의 성공 요인은 그의 실력 때문이었을까?" 같은 질문들이죠. 덕분에 무심하게 책을 넘기는 게 아니라, 마치 내가 탐정이 된 것처럼 해답이 무엇일지 지적인 질문을 하나씩 풀어나갑니다. 게다가 한 분야에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여러 학문을 넘나들면서 복잡한 현실의 연결 고리를 발견하는 쾌감이 엄청납니다. 진화론적 관점으로 시장 경제를 분석하는 모습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하지만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의 지혜를 드러냅니다. 작가 특유의 거침없고 직설적인 화법도 매력적이에요. 아마 모든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실 분도 있을 텐데요. 하지만 그의 사상은 매우 흥미롭고 단숨에 빠져들게 합니다.


 이 책은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급변하는 사회를 직시할 수 있는 새로운 프레임을 제시해 줘요. 예를 들어, 교육 파트에서는 본질을 잃은 입시 시스템에 대헤 강력한 비판을 가합니다. 아무래도 같은 유교 문화권이라 공감가는 점이 많더라고요. 결국 우리의 학창 시절은 소고기의 마블링 같이 인간을 등급별로 구분하는 과정이었다는 사실. 조기교육은 경쟁 게임이 만든 무의미한 허상이라는 점. 기존의 교육 시스템에 당연하게 순응해왔던 우리에게는 짜릿한 해방감을 선사하죠. 또한,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새로웠어요. 역사는 정해진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닌, 수많은 가능성 중 하나였던 것이라고 해석하죠. 마치 확률적인 데이터를 분석하듯이 역사를 관찰하는 거예요. 역사를 필연성이 아닌 가능성의 영역으로 보는 순간 우리는 역사의 권위에 자유로워질 용기가 생기죠.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것에서 멈추지 않고, 왜곡된 상식을 버리고 비판적 사고를 하도록 끊임없이 독자를 자극합니다. 사고의 미니멀리즘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을 덜어낼 때 비로소 지식은 지혜가 됩니다.


 <지식인들의 지적 대화>는 지적이지 않습니다. 대신 저자가 만든 놀이터에서 모두가 자유롭게 뛰놀고 있어요. 방대한 지식과 다양한 관점들이 한곳에 모여서, 예전에는 보지 못했던 관계성이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제가 세상에 무심했음을 느끼게 하네요. 마치 맛있는 음식을 야금야금 아껴 먹듯이, 뇌를 자극하는 즐거움을 천천히 음미하게 됩니다. 복잡한 세상을 시원하게 이해하고 싶거나, 뻔한 지식에 지루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책이에요.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너무나 익숙했던 태도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현대 사회를 이해하는 불변의 지혜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3줄 요약

1. 이 책은 다양한 학문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세상을 분석합니다. 단순한 지식의 나열이 아닌 각 분야의 핵심 원리를 연결하여 복잡한 현실을 명쾌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새로운 프리즘을 제공합니다.

2. 작가 특유의 거침없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기존의 상식에 날카로운 비판을 가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독자에게 기존 사고의 틀을 깨고 세상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합니다.

3. 고리타분한 이론이 아닌 세상을 탐구하는 흥미로운 질문과 탐구 방식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복잡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불변의 지혜를 발견하도록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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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 나의 두 번째 교과서
궤도.송영조 지음, EBS 제작팀 기획 / 페이지2(page2)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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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과학은 분명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주제이지만, 공부라는 거대한 벽에 가로막혀 그 즐거움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던 기억이 누구에게나 있을 겁니다. 궤도는 잃어버린 과학의 즐거움을 되찾아주고자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그는 유튜브와 예능 프로에서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으며, <미치광인들>이나 <침투부>까지 그의 유머스러운 면모까지 보여주며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궤도의 유튜브를 봐왔던 사람으로서 그의 신간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는 그가 말솜씨뿐 아니라 글쓰기에도 뛰어난 작가임을 보여줍니다. 아무래도 EBS 교양 프로를 재구성해서 그런지 매우 부드럽게 읽히더라고요. 방송에서 미처 빠진 내용을 책에 담았다고 합니다. 글마다 중요한 문장들은 볼드 처리를 해서 핵심이 무엇인지 이해하기도 쉬웠고요. 이 책은 마치 오랜 친구와 다시 만난 듯, 잊고 지냈던 과학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경험이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교과서라는 익숙한 소재를 '어른의 교양'으로 재해석했다는 점입니다. 학창 시절, 우리는 뉴턴의 운동 법칙이나 열역학 법칙, 전자기학 같은 어려운 개념들을 시험을 위해 억지로 암기했을 뿐,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러한 교과서 속 지식들을 일상생활과 연결 지어 친절하고 유쾌하게 설명합니다. 예를 들어, KTX에 안전벨트가 없는 이유, 휴대폰 무선 충전이 가능한 이유 등 우리 주변의 평범한 현상들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풀어내면서, 과학이 결코 어렵거나 동떨어진 학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줘요. 이처럼 저자는 딱딱한 과학 이론을 이야기처럼 풀어내며, 독자들은 마치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듯이 과학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어요.


 단순히 과학적 지식만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 책이라 더욱 재밌습니다. 과거의 고전 물리학부터 현대의 양자역학, 다윈의 진화론부터 기후 위기를 설명하는 지구 과학까지, 다양한 주제들을 명쾌하게 엮어내고 있어요. 원자를 알게 되면 이온 음료가 언제 필요한지 이해하게 되고, 산화-환원 반응으로 사과가 갈변하거나 핫팩이 따뜻해지는 비밀을 풀어낼 수 있습니다. 과학을 이용하여 우리는 삶 속에서 스스로 탐구하는 능력을 키우고, 세상을 좀 더 체계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죠. 책장을 넘길 때마다 그동안 교과서에서 봐왔던 과학적 개념이 이렇게 재밌었나 싶을 정도로, 과학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나의 두 번째 교과서 X 궤도의 다시 만난 과학>은 우리의 낡은 편견을 깹니다. 그가 다시 쓴 과학 교과서에는 암기도 없고, 성적도 없습니다. 학창 시절 과학을 멀리했던 사람들에게는 과학에 대한 흥미를 되살리는 기회가 될 것이고, 이제 과학을 시작하는 학생에게는 호기심을 키워주는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특히, 깊이 있는 과학 이론을 접하고 싶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책을 읽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요. 지루한 암기 과목에서 벗어난 과학의 진면목을 볼 수 있을 거에요.



3줄 요약

1. 교과서 속 과학적 개념을 어른의 눈높이에 맞는 교양으로 재해석합니다. 과학적 지식을 일상과 연결해 딱딱한 이론을 유쾌한 이야기로 풀어내며, 흥미진진한 소설을 읽듯이 과학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합니다.

2.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과학 분야를 엮어 세상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를 돕습니다. 과학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넓혀주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임을 강조합니다.

3. 과학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지적 호기심을 키워주고, 과학을 멀리했던 사람들에게는 우리의 낡은 편견을 깨는 과학 교양서입니다. 깊이 있는 과학 이론을 접하고 싶지만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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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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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나를 찾는다는 환상. 우리는 어째서 그 허망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는가. 진정성이라는 환상에 빠진 우리에게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바라보라고 손짓하는 구명정이 되어주는 책이다. 애밀리 부틀의 조언은 우아하면서 세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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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 - 진짜와 허상에 관하여
에밀리 부틀 지음, 이진 옮김 / 푸른숲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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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진정성이란 단어는 참 아름답지만 어딘가 찝찝합니다. 이제는 하나의 과제가 되었죠. 어디서나 진정한 나를 보여줘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이랄까요. 아니면 남들이 말하는 진정성 있는 모습에 어긋나면 죄책감이 생기기도 하죠. 에밀리 부틀의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라는 책은 이런 오묘한 감정을 낱낱히 해부합니다. 우리가 맹목적으로 쫓고 있는 진정성이란 개념을 다루는 책이에요. 영국의 저널리스트이자 문화 비평가인 에밀리 부틀은 우리가 진정성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은 소셜미디어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환상이라고 지적합니다. 대중문화부터 인터넷까지 자유자재로 종횡무진하면서 우리의 믿음을 깨부수는 이 이야기는 꽤나 서늘합니다. 마치 거울을 마주보며, 진정성이 없는 진정성의 민낱을 보는 기분이죠.


 책을 읽으면서 진정성이란 깨어날 수 없는 꿈이란 생각이 들어요. 보통 우리는 진정성을 순수한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대정신이 만들어낸 허망한 목표일 뿐이죠. 인플루언서는 진정성이란 무기로 제품을 마케팅하고, 소셜 미디어는 진정한 나를 홍보하는 수단이 된 지금 진정성은 하나의 상품으로 소모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보면서 진정성 있는 삶을 원하지만, 결국 모두 진정성을 흉내 내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저자는 우리에게 "당신은 무엇을 원하는가?"며 세번이나 묻습니다. 진정성이란 틀에 갇힌 우리에게 사이렌을 울리고 있죠.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건 진정성이라는 굴레이며, 끝없는 자기 연출에서 벗어나야 함을 명심하게 됩니다.


 이 책은 비판적인 얘기를 넘어서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그냥 모든 시도를 멈추라고 말해요. 우리의 정체성은 계속 변하고, 하나의 틀에 가둘 수 없는 거니까요. 애써 진정한 나를 증명하려는 대신, 자연스러운 나를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는 우리에게 안도감을 줍니다. 내가 누구인지 굳이 증명하려 애쓰지 않을 용기일까요. 진정한 자아의 존재를 찾는 대신, 우리는 자연스럽게 자아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겪을 뿐이에요. 결국 진정성에서 자유로워지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진정한 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왜 진정성에 집착하는가>는 정말로 기묘한 매력이 있습니다. 그녀는 어디서도 맛보지 못했던 진정성의 해부학을 선사합니다. 그동안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하죠. 그래서 읽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어요.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우아한 지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 후련하게 만듭니다. 저와 같이 소셜미디어와 대중문화에 지쳐버린 분들에게 가장 권하고 싶은 책이에요. 이 책은 진정성이라는 환상에 빠진 우리에게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바라보라고 손짓하는 구명정이 되어줄 겁니다. 에밀리 부틀과 함께라면 우리는 더 자유로워질 거에요.



3줄 요약

1. 현대 사회에서 '진정성'은 소셜 미디어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허구적인 개념이며, 오히려 우리를 소모적인 자기 연출 경쟁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2. '진정한 나'를 억지로 증명하려는 노력은 불필요하며, 오히려 정체성의 변화를 인정하고 자연스러운 자신을 받아들일 때 진정성이 발현될 수 있습니다

3.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우아한 지혜가 돋보입니다. 이 책은 진정성이라는 환상에 빠진 우리에게 그 너머의 가능성을 바라보라고 손짓하는 구명정이 되어줍니다.


#리뷰어스클럽 #우리는왜진정성에집착하는가 #에밀리부틀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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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 버리기 연습 - 학습당한 가짜 감정으로부터 내 삶을 되찾는 법
데번 프라이스 지음, 신소희 옮김 / 디플롯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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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책들도 읽다보면 뭔가 뻔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결국 "어떻게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에 매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죠. 근데 <수치심 버리기 연습>은 좀 다릅니다. 우리의 생각을 뒤집죠. 우리의 수치심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니 당당하게 자유로워질 권리가 있다고 말해요. 저자인 데번 프라이스는 심리학자이자 트랜스젠더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의 진솔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에요. 특히 저자의 글은 따뜻하면서 설득력이 있어 읽는 내내 큰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이 책이 좋은 점은 수치심을 그냥 단순히 나쁜 감정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그냥 부끄럽고 숨기고 싶은 감정으로 넘어가죠. 우리의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경우도 있고요. 근데 이 책은 한발 더 나아가 왜 그런 감정을 느끼는지 그 뿌리까지 파고들어가요. 이 책의 핵심을 관통하는 "체제적 수치심"이라는 개념을 제시합니다. 이것은 사회가 만들어놓은 잣대 때문에 우리가 수치심을 느낀다는 개념인데, 성별이나 인종, 아니면 돈 때문에 그럴 수도 있다는 거죠. 사회가 만들어 놓은 기준일 뿐 단순히 내가 부족하다고 부끄러울 이유는 없는 것입니다. 덕분에 개인적인 위안을 얻고 사회를 바라보는 넓은 혜안을 얻게 돼요.


 그리고 저자가 자기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내놓는 부분은 감동적이더라고요. 그가 자신의 성 정체성 때문에 얼마나 수치스러웠고, 그걸 또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야기할 때는 저에게도 큰 울림을 주더라고요. 나만 이런 수치심 때문에 끙끙대는 게 아니라는 위로를 받는 분들이 많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책 후반부에 나오는 연습 문제들은 좀 센스 있었어요. 실용적인 구성이 좋았습니다. 단순히 책을 읽고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내 감정을 정돈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심리와는 거리가 있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좀 길게 늘어놓는 부분은 살짝 호불호가 갈릴 거 같긴 합니다만, 지금도 뜨거운 여운이 남는 책입니다.


 <수치심 버리기 연습>는 심리학과 사회학을 오가는 특이한 교양서입니다. 힘들 때 등을 토닥여주는 친구 같지만, 그 위안은 결코 가볍지가 않죠. 솔직히 우리 다들 살면서 부끄러운 일 한두 번씩은 있잖아요. 그럴 때마다 자책하곤 하는데, 이 책이 있었다면 큰 위로를 받았을 거 같습니다. 수치심은 내 잘못이 아니라고, 더욱 자유로워질 용기를 얻지 않았을까 싶네요. 수치심이라는 감정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왠지 힘들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보게 될 것 같은 아늑함을 전하는 책입니다. 데번 프라이스가 권하는 따뜻한 조언은 거기에서 항상 빛나고 있으니까요.



3줄 요약

1. 책은 수치심을 단순한 개인의 감정으로 치부하지 않습니다. '체제적 수치심'이라는 개념을 통해 성별, 인종, 경제적 격차 등 사회 구조적 요인이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개인의 수치심 뒤에 숨겨진 사회적 맥락을 파헤칩니다.

2. 저자는 자신의 트랜스젠더 경험을 진솔하게 공유하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달합니다. 책 후반부에는 구체적인 연습 문제들을 제시하여, 독자들이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실제적인 변화를 시도하도록 이끕니다.

3. 이 책은 수치심이라는 보편적 감정을 다루면서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개인의 경험과 사회구조에 대한 통찰을 동시에 제공합니다. 수치심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힘겨운 싸움을 끝내도록 격려하는 아늑한 책입니다.


#컬처블룸서평단 #컬처블룸 #수치심버리기연습 #데번프라이스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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