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
우태희 지음 / 새로운제안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오바마 후보가 당선되었다.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미국의 대외정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금융위기를 비롯하여 미국이 겪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또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세계여론은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부시 대통령 임기 8년동안 네오콘이 주도한 미국의 대외정책은 세계여론의 신뢰를 크게 잃었다. 그래서 오바마의 당선에 대해 국제사회가 크게 열광하였다. 미국 내부적으로도 민주당의 텃밭인 동북부, 서부 연안지역과 공화당의 본거지인 남부, 산악평원지역으로 나누어져서 이념적인 분열을 가져왔다. 변화를 목말라한 미국 민심이 오바마의 당선으로 표출되었다.


누가 미국을 움직이는가?


지난 반세기 동안 선거를 통해서 당선된 민주당 후보는 케네디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하여 재선에 성공한 존슨을 제외하면 4명이다. 케네디, 카터, 클린턴, 오바마로 이어지는 4명의 민주당 대통령들의 공통점은 정치신인으로서 선거에 출마하여 대통령에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미국 사회의 변화에 대한 열망을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이들 비주류 정치신인들은 대통령 직무수행을 하면서 온갖 영욕이 교차하는 험난한 길을 걸었다. 영욕을 넘어 케네디는 암살을 당하기까지 하였다.


오바마는 정치신인이고 비주류인데다 흑인이기 때문에 어떤 이는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은 미국 역사에서 독립전쟁, 남북전쟁 이후 가장 큰 사변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그만큼 충격적이고 또 감격적인 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다른 정치신인 출신의 대통령들이 걸었던 길보다 훨씬 험난한 길이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기대가 크니 실망도 클 것인가, 기대만큼 잘할 것인가? 아니면 카터가 레이건 보수정권시대를 촉발하였다는 일각의 희망처럼 4년후 공화당 보수정권 출현의 길잡이가 될 것인가? 오바마 시대의 미국 정치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나 이라크전, 아프칸사태,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해결 여부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오바마 시대의 미국을 살펴보면 미국사회 구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신간서적을 살펴볼 때, 눈에 띠는 책이 ‘오바마 시대의 세계를 움직이는 10대 파워’이다. 워싱턴 DC의 주미대사관에 재직하고 있는 우태희 상무관이 썼다.


‘누가 미국을 실제로 움직이는가?’라는 문제의식에 대한 답으로 이 책을 저술하였다고 한다. 저자는 미국은 다수의 집단이 권력을 공유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미국을 움직이는 파워집단으로 10대집단을 꼽았다. 10대 파워집단은 △정치파워로서 진보주의, 보수주의, K스트리트, △ 경제파워로서 군산복합체, 다국적기업, 월스트리트, 에너지기업, △사회파워로서는 싱크탱크, 언론, 시민단체이다. 임의로 분류한 것이지만 미국의 파워집단을 명쾌하게 이해할 수 있는 분류이다.

10대 파워집단과 오바마의 길


저자는 10대 파워집단 가운데 오바마의 친위세력은 전통적 진보주의자, 진보적 싱크탱크, 인터넷언론, 진보시민단체 정도를 꼽고 있다.

이제 권력은 총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리 시민의 참여에서 나오는 시대가 되었다. 미국에는 간선제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독특한 제도를 통해서 시민의 힘에 의한 급격한 정치변화를 방지할 수 있는 장치가 갖추어져 있다. 이런 제도적 장치에도 불구하고 시민의 참여는 미국을 변화시키고 있다. 오바마의 당선으로 시민 참여의 위력이 확인되었고, 미국적 가치속에 존재하는 합리성이 확인되었다.


10대 파워집단을 병렬적으로 나열할 경우 K 스트리트, 월 스트리트, 군산복합체, 에너지기업, 언론 등의 위력에 가려 시민참여라는 파워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오바마의 당선이 왜 가능했는지를 설명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시민참여라는 측면을 중심으로 다루고 있지는 않다. 이 책이 오바마의 당선배경을 직접 분석한 선거분석용 자료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점은 크게 지적할 사안은 아니다.



오바바의 친위세력으로 저자가 꼽은 4개 집단은 시민참여를 이끌어내서 오바마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저자는 나머지 집단은 오바마의 개혁에 저항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바마는 취임 후에 자신을 당신시킨 배경이 되는 시민참여를 지속적인 참여가 가능하게 어떻게 제도화시킬 것인가라는 점과 10개의 파워집단과 어떤 관계를 형성할 것인가라는 점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치 개혁을 위해 K 스트리트를 손 본다면, 경제개혁을 위해 월 스트리트를 손 본다면, 어떤 방법을 쓸 것인가? K 스트리트나 월 스트리트와 손잡고 개혁에 나선다면 거기에는 또 어떤 방법이 있을 것인가? 오바마의 정치력을 실험하는 리트머스 용지가 될 것이다.


이 책이 주는 매력이 바로 여기에 있다. 오바마 정부와 파워집단의 역학관계 속에서 미국 정치와 사회의 내면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의 성공여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미국내부의 구조변화에 대한 고찰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충분한 정보가치가 있다. 10개의 파워집단의 형성에서부터 이들이 미국정치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을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미국의 파워집단을 이해하는 대중적인 개론서로서 추천할만하다.


물론 내밀한 부분들은 이 책에서도 다루지 못하고 있다. K 스트리트의 로비스트들이 어떤 방식으로 로비를 하고 있는지, 미국의 각종 경제 파워집단들이 수많은 로비자금을 사용하면서 어떻게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는지는 이 책을 읽을수록 더욱 궁굼해진다. 아마도 이런 궁굼증은 금기를 건드리는 생사를 건 모험을 통해서 해소될 수 있을지 모른다. 이런 궁금함이 사실에 입각해서 분명하게 밝혀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음모론(conspiracy theory)이 등장하는 것일게다.



빛과 어둠이 공존하는 민감한 현실에서 현직 공무원에게 어둠의 메카니즘까지 밝혀달라고 주문할 수 없다. 다른 이들의 몫을 뺏으라는 것으로, 이는 사회적 분업체계에 대한 부정이나 다름없다. 미국 파견 근무를 하면서 이처럼 미국 10대 파워집단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열정과 노력에 대해 찬사를 보낼 뿐이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