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論 - 체인지Change! 그 담대한 희망
마틴 더퓌.케이스 보클먼 지음, 최지영 옮김 / 늘봄 / 200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바마論

         

1863년 노예해방령 이후 첫 흑인대통령 후보




민족화해 4월호에 힐러리 클린턴의 ‘나는 이기기 위해 도전한다’는 책에 대한 서평을 실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힐러리와 버락 오바마가 경합하던 시점이었다. 누가 후보가 되든지 두 사람의 부각은 전세계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성이 대통령 후보로 강력하게 부상한 것은 미국에서 여성이 참정권을 가진 것은 1920년 이후 처음이다. 흑인은 1863년 링컨 대통령의 노예해방령 선포 이후 145년만이다. 힐러리와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로 주목을 끌었다는 것 자체가 큰 사건이었음에 틀림없다.




힐러리와 오바마가 변화를 바라는 미국인들의 시선을 모으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이를 살피기 위해 두 사람에 대해 소개한 책에 대한 평을 쓰기로 하였다.




먼저 선택한 책이 ‘나는 이기기 위해 도전한다’는 힐러리에 대한 책이다. 힐러리는 철저하게 준비된 대통령 후보였다. 힐러리의 장점은 여성이라는 점을 극복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힐러리도 변화를 앞세운 오바마 앞에서 무력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다음호에 오바마에 대한 서평을 쓸 것을 암시하였다.




오바마에 대한 책으로 선택한 것은 ‘오바바論’(The New Face of American Politics)이었다. 이 책을 통해서 오바바가 미국의 변화를 이끌 지도자로 미국 국민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이유를 찾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오바바論’에 대한 서평을 미뤄왔는데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오바마의 대통령 당락에 관계없이 오바마 열풍을 오바마의 역정을 통해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국제사회에서 존경받는 미국을 회복하고 싶은 미국인들의 마음, 보통의 미국인들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대통령을 뽑고 싶은 미국인들의 마음, 오바마는 어떻게 이런 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게 되었는가?




‘오바바論’은 오바마의 정책을 분석한 책은 아니다. 오바마가 정치 스타가 되는 과정을 다룬 책이다. 흑인으로서 짧은 기간 동안에 오바마가 락 스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열광적인 인기를 끌게 된 이유를 살피고 있다.




깡마른 흑인 남자




오바마는 2004년 일리노이주에서 미국 상원의원으로 선출된다. 그 이전까지 오바바는 주의회 의원에 불과했다. 주의회 의원에서 민주당의 강력한 대통령 후보로 등장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한국에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깊이 연구해볼 가치가 충분히 있다.




2004년 일리노이주에서 오바마가 상원의원으로 선출된 경과부터 분석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오바마의 선거전략과 거기서 나타난 한 인간을 오바마의 정치입문기부터 고찰하였기 때문이다. 반짝 스타 오바마에 대한 열광이 아니라 그의 정치 역정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일리노이주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부터 오바마가 택한 선거전략은 2008년 대통령 선거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연속선상에서 오바마를 이해할 수 있다.




 2004년에 오바마가 연방상원의원에 출마했을 때 그에 대한 이미지는 ‘일리노이주 남부에서 온 우스운 이름을 가진 깡마른 흑인 남자’였다. 이름도 알려지지 않았던 약자의 위치에서 오바마는 연방상원의원에 당선되었다. 연방상원의원 선거에서 오바마와 다른 경쟁자들의 정책이나 이슈는 큰 차이가 없었다. 차별성은 연설에서 나타났다. 오바마는 민생문제에 집중해서 일반 유권자들이 한 번에 알아들을 수 있는 짧은 문장으로 연설하였다.




오바마는 ‘자신의 문제에 램프를 비춰 밝게 하라’는 정치평론가의 조언에 따라서 자신의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유세 중 종종 오바마라는 우스운 이름을 농담의 주제로 삼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알라바마’나 ‘요바마’로 부른다는 것이다.




오바마는 이때부터 다양한 계층의 연합전선을 형성하여 자신의 선거운동 기반으로 만들었다. 오바마의 사회통합능력은 일찍이 형성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오바마의 장점으로 사회통합능력을 곳곳에서 서술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절실히 필요한 정치인의 덕목이고 능력이다.




인종문제에 대한 시각과 보수·진보의 협력




오바마는 2004년 일리노이주의 연방상원 선거에서 “유권자가 가난하건 부자이건 그리고 민주당원이건 공화당원이건 상관없이 모두에게 미국이 더 좋은 나라가 될 수 있는 아이디어와 계획을 갖고 있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삼았다.




이와 같은 오바마의 통합적 초당파적 입장은 상원의원에 당선되어 의회활동을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미국에서 사회통합의 핵심적인 것은 인종문제와 이념문제일 것이다.




대부분의 미국 흑인 정치인들은 흑인층의 지지를 강화하다보면 중도적인 백인층이 이탈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오바마는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균형을 유지해야 했다. 오바마는 흑인층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 자신이 흑인이라는 점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오바마는 인종의 문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단도직입적으로 제기한다. “우리는 가치를 공유하고 있다. 그 가치는 백인의 것도, 흑인의 것도, 히스패닉의 것도 아니다. 그 가치는 미국의 가치이며, 민주당의 가치이다.” 이런 오바마의 태도에 대해 유권자들은 “오바마는 마치 다색인종과 같다. 그는 모든 사람의 후보다”라고 말한다.




오바마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재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할 때도 인종적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뉴올리엔즈가 흑인밀집지역이기 때문에 연방정부의 서투른 대응이 인종차별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오바마는 사태수습이 엉망으로 된 것은 인종적인 문제가 아니라 관료주의 의 무지 때문이라고 주장하였다.




오바마는 진보와 보수를 초월한 초당적인 입장을 유지하기 위해서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라고 주장한다. 오바마는 진보의 정치를 재정의하면서 보수와 협력하고 그 결과로 진보에 대한 지지를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했던 것이다.




그이 이런 입장은 “진보주의자와 민주당이 가진 장점은 사실이 우리 편”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다. 그는 “만일 기꺼이 우리가 우리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면서 다른 시각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또 받아들인다면, 언젠가 그 자리가 바로 미국 국민이 있는 자리일 것이다.”고 말하고 있다.




상대방의 실수를 정치공세의 수단으로 삼지 않아




이 책에서 다루는 오바마의 많은 장점 가운데 하나는 네거티브 정치공세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상대방에 대한 비방광고는 ‘정신을 좀먹는 것’이라며 네거티브를 부정한다. 상대를 비판할 때도 칭찬하는 형식을 빌린다.




오바마의 이런 태도는 정치의 품격을 한 단계 높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오바마는 잘못된 행동이나 계산을 단 한번이라도 하면 정치적 경력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는 기존의 관념도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상대방의 한차례 실수를 정치공세의 소재로 삼지 않는 오바마의 이런 태도가 미국 유권자들에게 미국이 원하는 것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정치품격을 한 단계 높인 오바마의 선거전략을 접하며, 오바마에 대해 열광하는 미국인들이 한없이 부러워진다. 정치인의 행보가 국민의 자리가 되는 정치를 그리워하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