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이영돈 지음 / 예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서평> ‘시크릿’과 ‘마음’을 읽고




상상하면 이루어진다! 정말 상상하면 이루어질까? 그렇다면 그토록 많은 사람들의 희망과 꿈이 좌절로 반복되어왔던 역사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끝나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브라질 속담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사회적 실천을 강조하기 위해서 여럿이 꾸는 꿈이 현실을 만든다고 했을 것이다. 혼자만의 상상은 상상에 그친다는 말이다.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하는 세상과 현실의 세상




사람들은 왜 “세상은 우리들 마음속에 존재한다”와 같은 말에 끊임없이 열광하는 것일까? 인생은 꿈을 꾼다고 반드시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상상은 그야말로 상상에 그친 경우가 허다하다. 또 혼자서 꾸는 꿈은 꿈에 불과하다는 말이 회자되는데도 말이다.

이런 우화도 있다. 함정에 빠져 있는 두 사람 가운데 한사람은 함정에서 구해달라고 기도를 한다. 다른 한사람은 함정에서 나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누가 옳으냐는 것인데, 기도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우화이다. 기도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인간의 마음에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큰 힘이 있다는 자기계발법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약한 인간이 마지막으로 의존하고 싶은 것이 결국은 스스로 절대자와 동일시하고 있는 자기의 마음이기 때문일까? 

최근 ‘비밀(thae Secret)이란 책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명함을 올렸다. 이 책은 개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발휘하게 독려하는 일종의 자기계발서이다.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는데도

이 책에서는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인슈타인…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 역사상 위대했던 사상가, 과학자, 개척자, 창조자 등은 사실 '위대한 비밀'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구전과 문학, 종교와 철학에서 단편적으로 전수된 이 비밀은 인생을 뒤바꿔 줄 마법 같은 법칙으로 개인에게 행복한 삶과 물질적인 성공을 동시에 안겨주었다.”며 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시크릿은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었던 '부와 성공의 비밀'을 알려준다. 우리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이 비밀의 힘을 이용하면 좀 더 업그레이드 된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고 조언하며 돈, 인간관계, 건강, 세상, 당신, 인생 등의 분야로 나누어 각각의 위대한 비밀을 파헤친다.”며 대단한 비밀을 알려줄 것처럼 말하고 있다. 이미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최단기간 500만부 돌파의 명예를 거머쥔 이 책은 당신의 인생을 180도 바꿔줄 것이라고 한다.




부와 성공의 비밀은?




그 비밀은 매우 간단하다. 이 책에서 그토록 신비화시켰단 바로 그 비밀이라는 것은 대단하고 복잡한 것이 아닌 '끌어당김의 법칙'(law of attraction)이다. 사람들의 인생에서 나타나는 모든 현상은 그 사람들이 끌어당긴 것이라고 한다. 사람들의 마음에 그린 그림과 생각이 그것을 끌어당겼다는 뜻이다. 이 책은 사람은 ‘인간송신탑’,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인간 송신탑인데, 그 송신탑에서 송신하는 주파수가 온 우주에 퍼져서 모든 일이 ‘사람의 생각’으로 일어난다고 한다. 이를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신사상운동’으로 규정한다.

끌어당김의 법칙은 사람이 집중하여 생각하는 대상을 그 사람에 되돌려주는 것이므로, ‘자신이 원하는 대상에 집중하라’고 강조한다. 사람의 마음, 사람의 생각, 사람의 기분, 사람의 감정이 세상를 바꾸는 힘이다. 이를 위해서 3단계 해법을 제시한다. 1단계는 무엇을 원하는지 우주에 알리는 단계다. 그러면 우주가 그 생각에 응답한다고 한다. 2단계는 소원이 이루어졌다고 믿는 단계이다. 보이지 않는 것도 믿는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단계이다.  3단계는 소원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그 소원을 받고 멋진 기분을 느끼는 단계이다.

어떻게 이루어질지는 우주가 하는 일이므로 그것에 신경 쓰지 말고 믿기만 하면 다 이루어질 것이니 그것을 느끼라는 것이다. 다소 황당하다. 많은 자기계발서들이 주장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무리한 논리를 펼치는 것은 다반사이다. 결과를 과장하거나, 비현실적인 결과를 제시하거나, 공감하기 쉽지 않은 사례들 드는 경우가 흔하다. 시크릿에서도 그런 논리나 그런 사례를 제시하여 쉽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시크릿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행동은 자기를 변화시키고, 자기가 예측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 핵심적인 요지이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음가짐




1996년 출간하여 일본에서만 600만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한국 100만부 이상 팔려서 ‘뇌’ 신드롬을 일으킨 책이 있다. 히루야마 시게오의 ‘뇌내혁명’이다. 이 책에서 히루야마 시게오는 인간의 건강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은 뇌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이며, 이 호르몬을 잘 활용하면 건강하게 살 수 있음을 주장한다. 호르몬의 분비는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마음가짐은 뇌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어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하고 나쁜 호르몬을 분비하기도 한다.

인간의 뇌에서는 모르핀과 유사한 물질을 분비하여 기분 좋게 만들고 노화를 막아줄 뿐 아니라 자연치유를 높여주는 호르몬이 존재한다. 이것을 히루야마 시게오는 ‘뇌내모르핀‘이라 부른다. 우리가 알고있는 좋은 호르몬 ’엔돌핀’(신체에 이로운 호르몬)이다. 뇌에서 분비하는 아주 소량이지만 화를 내거나 스트레스를 자주 받으면 이 호르몬 중 독성 있는 ‘노르아드레날린‘이 증가되어 질병에 걸리게 된다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불행한 일을 겪으면서도 사태를 긍정적이고 발전적으로 받아들이면 뇌는 이로운 호르몬을 분비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플러스 발상(긍정적 사고)은 우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성취력이 강한 인간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뇌내혁명은 긍정적인 사고와 뇌의 호르몬 작용의 관계를 분석한 책이다.  역시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긍정적인 사고가 신체를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건강한 정신이 건강한 신체를 만든다는 것을 뇌의 기능을 통해서 설명한 책이다. 시크릿에서 ‘구하라→믿으라→받아라’고 주장하는 것에 비해 뇌내혁명은 뇌의 호르몬 작용으로 설명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면 있을 것이지만, 근본적인 내용을 동일하다. 

사고방식의 변화를 통해 자신의 삶 자체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음을 증명하는 고전적인 프로그램은 ‘노만 빈센트 필’이 이미 제시하였다. 1952년 출간되어 지난 50년간 42개 국어로 번역되어 2천 2백만 부 이상이 팔린 경이적인 베스트셀러라고 홍보하는 ‘적극적 사고방식’(The Power of Positive Thinking)이 바로 그 프로그램이다. 

‘시크릿’이나 ‘뇌내혁명’ ‘적극적 사고방식’에서 삶을 개선하는 핵심은 모두 마음, 또는 생각이다. 여기서 마음이나 생각은 모두 뇌의 작용이다. 마음이나 생각과 같은 뇌의 작용에 대해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시도가 한국에서 있었다. 2006년에 방송된 'KBS 특별다큐멘타리 마음'은 실증적인 연구를 통해서 마음의 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마음은 무엇을 바꿀 수 있는가?




고대에서 심장이 마음이라고 추측했는데, 라는 특정 장기에게 있다고 추측했던 마음은 이 다큐멘타리에서 과학적인 탐구와 실험을 통해 우리에 뇌에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이 결과는 ‘마음’(이영돈 지음, 예담)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책을 통해서 상세히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마음을 ‘정보 수집, 처리 및 보관하는 인간의 고등 기능’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인간의 고등기능인 마음의 작용에 의해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는 것이다. ‘시크릿’은 종교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고, ‘뇌내혁명’이 뇌의 기능이라는 의학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사고방식’은 삶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다. 반면에 ‘마음’은 마음의 기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는 모두 비슷하다. 

어디에 강조하고 있건 상관없이 모두 ‘우리의 삶은 마음 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말을 증명하려고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플라시보 효과, 희망을 갖는 암환자, 기도나 명상으로 마음을 평안하게 하여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은 모든 책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이다. 또 용서가 진정으로 나를 위한 것이라는 것도 한결 같다.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서 암말기의 환자들도 어떤 경우에는 치유까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믿을 수 있겠는가? 이영돈의 ‘마음’은 합리적 사고방식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마음의 작용을 과장하거나 무리하지 않고 차분히 분석하여 설득력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마음먹기에 따라서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 사람의 신체상태가 달라지고 생활방식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세상을 보는 사람의 눈이 달라지는 것이지 객관적 실체로서 세상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믿고 싶다. 상상하면 이루어진다고...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위안을 얻고 싶기 때문이다. 마음의 변화가 육체의 변화와 삶의 방식의 변화를 가져와서 그로 인해 위안을 얻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끊임없이 비슷한 자기계발서가 베스트셀러가 된다.

마음의 위안을 주지 못한 자의 설법은 자기계발서의 뻔한 내용만큼도 못한 것이고, 반대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고 해서 세상이 크게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마음은 나의 태도를 바꿀 뿐, 현실은 여럿이 꾸는 꿈이 바꾸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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