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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라는 생물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마스다
미리의 에세이를 읽다 보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조금 특별한 눈으로 바라보고 웃게 됩니다.
이
'여자라는 생물' 이라는 책도 여자이기에 공감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을
작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부터 지금의 일상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찾을 수 있습니다.
단락마다 간단한 만화가 재미를 더해주네요.
목차
1. 섹스미스터리..
작가의
섹스미스터리는 초등학교 때부터 생겨났네요.
저도
어린 시절 항상 의문이었지만, 마스다
미리처럼 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동질감 같은 것이 느껴졌고, 같은 또래로서 느끼는 궁금증과 알아가는 과정.
결국
남자든 여자든 어떻게든 동영상을 보게 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아기
유모차를 끌고 가는 아기 엄마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런 사람들을 볼 때 소소하게 드는 생각들..
작가처럼 나이에 따라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는 시기에 대해 고민해봅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지뢰처럼 하나씩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
시기가 있나 봅니다.
불안함
속에서도 힘을 내는 작가. 자신만의 행복을 믿고 있는 마스다 미리.
저도
그런 식으로 힘을 내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위에 아기 엄마들이
늘어갑니다. 친구들. 아는 사람들..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들이 어른이 되어 다르게 들립니다.
몰랐던 것들이
새삼스레 느껴질 때가 있고, 어릴 때 꿈꾸는 결혼하면 어떨까 저쩔까.. 같은 생각들.
결혼식을 꿈꾸거나 웨딩드레스를 꿈꾸거나 신혼생활을 꿈꾸거나 결국 그 나이가 되었을 때 결혼하는 친구들의 이야기.
유부녀들의 삶과는 다른 자신의 삶을 보게 됩니다. 그건 부럽기도
궁금하기도 호기심 어린 눈빛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니까. 그래도 자신의 삶이 제일 좋다는
느낌이네요.
친구를 만나 연애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고, 몸 이야기,
건강이야기를 하게 되는 것이 세월인가
봅니다.
젊음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습니다. 젊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것들.
작가는 나이를 먹을수록 잃어가는 것이 빛나 보인다고 했습니다.
찰랑한 머리카락. 꺼칠하지 않은 뒤꿈치 혈색 있는 얼굴. 매끈한 피부.
저도 그런 생각이 드는 나이가 들었습니다.
ㅜㅜ
작가의
일화중 자신 이외의 남자로 구성된 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
자신의
지인을 추천하고 싶었을 때 작가가 내던진
한마디..
미인이에요.
순간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는 이야기..
재미있는
이야기였습니다. 역시 남자들이란.. 하고 생각하게
되네요.
아줌마나 할머니라는 소리를 언젠가 듣게 되겠지.
어떤
기분일까 자신은 받아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결혼하지 않았기에 손자도 없다 그럼 할머니라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되는 건
아니겠지요.
길을
가다가.. 할머니 이거 떨어뜨리셨어요 하고.. 누가 말을 걸수도 있는 일이고
어쩔수 없이 나이를 실감하게 되고 내 모습을 실감하게 되는 일일
것인데..
그건
분명 사실을 말한 것일텐데.. 왜 서글픈 기분이 드는 걸까요..
여자이기에 이해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는 내용들이 많이
재미있었습니다.
남자들은 보면 신기해할지도 모르겠고. 이게 뭐야
재미없어라고 생각할지도..
공감한다는 건 나도 같은 시절에 같은
생각으로 고민했었던 일이 있었기에..
여자이기에 같은 고민으로 자라왔다는.. 어느 정도의 동질감 같은
것입니다.
나이가 들어 속옷 사이즈도 달라지고. 결혼해서 아이를
가진 친구는 또 경험해보지 못한 다른 세상 속에 있습니다.
속옷을
벗는 과정에 나도 그런데... 하고 슬쩍 웃어봅니다. 여자의 속옷이란
갑갑한 것입니다. 크기에 상관없이...
인생은 한
번으로 족하다고 생각하는 작가와 같은 입장입니다.
인생이라는 건
이것만으로도 충분해라는 느낌.
물론
자신이 완벽하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이래저래 한 일들을 또다시 겪으며 또다시 시작하고 또다시...라는 말이
다시
태어난 나에게는 그저 처음인 일이겠지만.. 어쨌건 인생은 한 번으로 족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화장실 개인칸을 쓰는 여자인
사람들을 고독과 마주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작가의 생각.
'우리 여자라는 생물은 하루에 몇
번이나 고독과 마주하면서 어른이 되고 늙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생각을 하는 작가의 이야기가 좋으네요.
* '폐경이 되니
이제 여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
그러고 보니 어떤
잡지에서 폐경을 맞이한 뒤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여자들이 있었다.
헐. 하고 놀랐다. 나도 그런 기분이 들까.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들지 않을 것
같다.
폐경 후. 여자가 여자가 아니게 된다면 대체 무엇이 되는
거지?
생리가 왔을 때 열한 살의 나는 여자가 되었다고는 느끼지
않았다.
거기에
있는 것은 사실뿐이었다. p.118
*
15년 만의 동창회. 나 이외에는 전원 엄마의 얼굴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얼굴을 벗겨내면 한사람 한 사람이 40대가 된 여자들이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인생이 있고 엄마도 할머니도 아닌 단 한 사람의 나 가 잇다.
여자로
태어났으니 아이를 낳고 키운다. 그것만으로 전부가 충족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늙어간다는 것은 모두 첫 경험. 그것은 어딘가 허무하고 쓸쓸한 기분.
*다음에 다시 태어난다면 남자인가
여자인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려면 둘다 경험한
다음 세 번째 인생을 얘기할 때일지도 모릅니다. p.191
*우리 여자는 어릴 때부터 남자들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러고
보니 남자는 학교 화장실에서 개실에 들어가면
큰
것을 본다는 사실이 들통 나 놀림을 받아서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보았습니다
여자는 개실에서 무엇을 해도 들키지 않고
무엇보다 언제나 가볍게 혼자가 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것은 강요당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바꿀 수도 있고
우리
여자라는 생물은 하루에 몇 번이나 고독과 마주하면서 어른이 되고 늙어가고 있습니다. p.1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