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읍小邑을 추억함
유홍준
그해 봄날, 나와 함께
차에 치여 죽은 개를 뜯어 먹던 사내들은
안녕하신가
혹시나
차에 치인 개처럼
절뚝거리거나 신음 소리를 내뱉는 아이들을 낳진 않았는가
아직도 그때처럼 아내들을 패 닦으며 살진 않는가
영업 끝난 동부이발관에서
포르노 테이프를 돌려 보던 사내들이여
아직도 살아서
개처럼
이 마을 저 마을 떠돌고 있진 않는가
오늘도 개평 뜯어 막걸리 한 잔 허한 목구멍에 던져 넣으며
왕소금 몇 알로 서러운 몸뚱어리 염장을 하며 살고 있진 않는가
그렇게 밥 대신 막걸리로 배를 채우며 살고 있진 않는가
그해 봄날, 나와 함께
차에 치여 죽은 개를 삶아 먹던 사내들은 모두 안녕하신가
빨간 이발소 의자에 앉아 들여다보던
포르노처럼 엉덩이를 들썩이며 살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