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살다가 갑자기 공부도 학교도 인생도 싫어져서
학교를 그만두었을 때였지.
매일 저녁 술먹고 다음 날 학교 오기가 그렇게 싫었어.
속도 쓰리고, 술김에 세상도 미웠고 친구들의 정의도 가증스럽다고 생각했어.
꿈을 꾸는 일이 얼마나 절실한지 나는 내 꿈을 이루고 싶어 꿈없이 입학한 대학을 그만두겠다고 했지.
그래 교생실습 나가는 길로 학교에 돌아가지 않았어.
봄 여름 가을이 지나며
나는 먹고 사는 문제에 더 절실해졌던 것 같아.
꿈을 꾸는 일은 나에게 사치라는 걸 깨달았고,
돈을 벌어 부모로부터 독립하는 것만이 급급해서 다시 학교로 들어갔지.
졸업장이 필요했거든.
그리고 그 길로 숙명처럼 선생이 되고
몇번의 탈출 기회도 있었지만 내 게으른 근성을 벗지 못했어.
23살엔 그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