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서커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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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야모토 테루의 환상의 빛을 보았습니다.  빨간책방 첫화였던가요? 아무튼 시작한지 얼마 안된 초반부였는데, 이동진씨께서 책의 일부분을 읽어주시는 파트가 있습니다. 그곳에서 굉장히 감명깊게 읽은 책이 있어 읽어주고 싶으시다며 준비한 책의 환상의 빛이었습니다. 

 

저는 원래 일본소설책을 좋아라 합니다. 번역을 거친 글이기는 하지만, 일본사람들이 사용하는 비유법은 언어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사람의 가슴을 쿡쿡 찌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습니다. 예전에 읽은 소설중에 에쿠니 가오리의 당신의 주말은 몇개인가요? 중에서 자동차란 젖어있을때 아름다운 존재라는 글귀를 보고는 예전부터 궁금했었던 것의 정답을 이제서야 발견했을 때 처럼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그처럼 조용조용하게 숨죽인 흥분을 받는 느낌이 좋습니다.

 

환상의 빛은 그런 흥분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읽으면서 자꾸 이동진씨 목소리가 오버랩되어서 뭔가 더 차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환상의 빛은 굉장히 긴 서간소설이라고 합니다. 서간소설이란 상대방에게 편지를 보내듯이 쓰인 글로써 문학의 한 종류입니다. 뭔가 블로그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은 듯 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책에 대해 이렇게 적기 위해서 읽으려고 하는 것일까? 마치 내가 페이스북에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을 올리기 위해서 사는 것처럼 뭔가 본질이 어긋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그 본질은 책을 읽는 것이겠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스스로 못내 아쉬웠습니다.

 

제가 여자는 아니지만, 어쩌면 이렇게 여성적인 문체로 숨기듯이 자신의 마음을 잘 표현해낸 것일까? 작가가 여자는 아닐까? 했지만 아니었습니다. 이성의 마음을 알기 위해서 관련된 심리학책들을 읽는 것보다 그 상대방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 그리고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 정답은 아닐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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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젠다 세팅 - 당신의 생각을 조종하는 숨은 권력
맥스웰 맥콤스 지음, 정옥희 옮김 / 엘도라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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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심지어 내가 지금 블로그를 올리는 네이버라는 포탈사이트의 어두운 단편들과 어지러운 정치속에서 그것을 감추려고 아웅바둥하는 매체들의 화려한 불빛에 눈이 멀어 봐야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현실에 안타까워 할때쯤 발견했던 책이 바로 아젠다세팅이다. 아.. 이런 것을 아젠다세팅이라고 부르는 구나. 그리고 언론매체를 통해 대중들을 눈가리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무엇에 대해 사람들을 집중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 에 대해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고민해왔고, 그리고 그것을 파헤치기 위해 그리고 수치화하여 얼마만큼 영향력이 있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있는지는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되었다.


사실 쭉쭉 읽히는 책은 아니다. 아무래도 수치화된 것들을 설명하기 위한 어려운 용어들이 직역되어 있고, 생각했던 것만큼 무엇이 옳은가에 대한 논의보다는 우리들에게 팩트를 알리고자 하는 방향인 책이었다.


뉴스, 인터넷, 신문등 여러 매체가 존재하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한다. 미디어 매체들을 이것들을 전부 다룰 수는 없다. 왜냐면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범위는 작을 뿐더러 그 범위안에 모든 것을 통틀어 다룰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거기에서 선택된 정보들을 보고 사람들은 가장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언론에게는 미디어 아젠다로 설정한 이슈를 신중하게 선택해야하는 윤리적 / 도덕적 책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노려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가 언론을 장악해 아젠다를 다른 것으로 대체 시켜버린다. 흔히 무언가를 감추고 싶을때, 갑자기 연예인 스캔들이 터진다던지 국민의 관심을 다른 것으로 돌릴만한 이슈가 나타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예전에는 단순히 뉴스, 신문보도, 잡지였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한 모든 활동들을 감시하고, 검열하고, 심지어는 마치 일반인처럼 위장하여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람들이 생각하게끔 만들려 하고있다.


미디어뉴스 | 한국 언론자유도 2년 연속 하락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1515


국경없는 기자회(RSF)에서 179개국을 대상으로 한 언론자유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50위를 기록했고, 지난해(2012년)보다 6단계 떨어진 수치를 보여줬다. 한국은 노무현 정부때 최고 31위(2006년)까지 기록했지만 이명박정부 때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09년에는 69위까지 떨어졌었다. 정권에 의한 언론장악, 인터넷감시, 정부에 의해 놀아나는 포탈사이트 등등.


아젠다세팅은 정치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문화적 아젠다 설정을 통하여 사람들이 소비심리 및 미의 기준또한 바꿔놓는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인터넷이 등장한 시점에서 수십년동안 연구되어온 아젠다 세팅 효과도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수많은 정보의 홍수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정보(!)를 골라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정보를 취하기 위해 들어가는 경로속에서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쪽에서 의도하는 바로 행하게 된다. 또한 인터넷은 5대 주요미디어의 영향력을 조금도 약화시키지 않는다


"대중은 자신의 관심사 범주에 들든 말든 그날의 가장 중요한 사건에 대해서만 궁금해 한다."


그래서 해결책은 무엇인가? 그것을 책에서 제안해주지는 않는다. 


최근에 어느 한 친구가 신문를 보려고 하는데, 나에게 좀 중립적인 위치에 속하는 신문을 추천해 달라고 했다. 중립적인 신문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그럴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가듯이 우리는 좌, 우의 모두의 의견을 듣고 그안에서 무엇이 옳은지는 바로 자신이 결정할 문제다. 하지만 그 결정이라는 자유속에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통제되고 있다.


다음에는 그것을 다룬 넛지를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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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의 민낯 - 잡동사니로 보는 유쾌한 사물들의 인류학
김지룡.갈릴레오 SNC 지음 / 애플북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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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에는 아젠다셋팅을 보려 했는데 생각보다 내용이 어려워 외도를 하듯, 도중에 다른 책을 집어 들었다. 


사물의 민낯이라는 책이다. 


겉표지에서 느껴지는 정갈한 느낌과 민낯이라는 단어가 마치 피천득 선생님의 인연에 나오는 세수한 20대 청년의 얼굴과 같은 젊은 느낌이 좋았다. 그리고 사물의 민낯의 유연한 흐름의 타잎페이스 역시 잘 어울렸다.


우리가 흔히들 사용하는 잡동사니들이 어떠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서 만들어졌고, 그것이 사회에 미친 영향들에 대해서 주로 서술된 책인데,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내용들도 있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내게는 생선회에 관한 것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회를 싫어했었다. 으으.. 입안에 생선의 생살이 들어가 있을 때 녹아드는 식감이랄까? 그것이 싫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낚시를 좋아하는 아버지께서 갓 잡아올린 생선(이름은 모른다. 엄청나게 컸는데)을 식탁위에 올려놓고 곧바로 회를 떠주셨는데. 오마이갓. 내가 왜. 여태껏 요걸 몰랐지? 하며 그 커다란 녀석을 순식간에 해치워버렸던 적이 있다. 이 책을 보니 그 경험들이 주르륵 설명이 되는 것이 참으로 재미있었다. 그리고 나는 참말 한국인 체질이라는 생각도 들고 말이다. 그 이유인즉슨 한국과 일본의 위치에 따른 차이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생선이 싱싱해야 맛이 있다는 활어회 식문화를 가지고 있고, 일본은 죽은 뒤 몇일이 지나도 맛있다는 선어회 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일본은 태평양과 붙어있기 때문에 참치와 같은 방어 같은 회유성 어종들이 몰려든다. 이 녀석들은 성격이 급해서 좁은 수조에 들어가 있으면 스트레스 때문에 바로 죽어버리기 때문에 어차피 죽을 것이라면 신선도 유지를 위해 잡은 뒤 바로 피를 뽑아 선도를 유지하는 게 유리하고, 한국은 일본 열도가 외해를 막아선 상태이기 때문에 회유성 어종보다는 근해의 정착성 어종 위주로 고기를 잡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는 미각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쫄깃하고 단단한 육질, 즉 식감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식감을 좋게 하려면 생선이 싱싱해야 하는데 그 때문에 갓 잡아올린 활어가 필요하다. 반면, 일본은 달달하면서 살살 녹는 맛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어 선어를 초밥에 사용해 먹는 것을 즐긴다고 한다. 


생선회 하나만을 봐도 그 나라의 지리, 유통구조, 음식, 미각 등 수많은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이 책에 나오는 다른 수많은 물건에 대한 재미있는 설명들을 보고 난 이후에는 아마 근처에 있는 다른 물품들 또한 어떻게 생겨났고, 이것이 다른 나라의 문화환경에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등등 질문들이 스스로 줄지어 나오면서 상식과 더불어 인류학적 지식을 쌓아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맨 뒤쪽에 나와 있는 추천도서에서 딴짓의 재발견과 데스노트에 이름을 쓰면 살인죄일까? 또한, 역시 재미있을 것만 같다. 갈릴레오 SNC와 김지룡씨에 대해서도 한번 간략하게 알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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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의 자기관리론 (반양장) 데일 카네기 자기계발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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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좀 더 체계적으로 나 자신을 되돌아볼겸해서 골라본 책이다.

 제목만 보면 일분일초도 아낌없이 관리해서 성공으로 이끄는 책인 듯 보이지만 실상은 걱정에 대해 위로해주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책이다. 사실 나는 쓸대없는 잔걱정이 상당히 많은 편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난 이후로 꽤나 많이 생각을 고쳐가지게 되었다. 특히나 도움이 됐던것은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마치 꼴찌가 되면 더 내려갈 걱정없이 올라갈 길만 있는 것처럼 말이다.



망하면 어떻하지? 이 그림을 올렸다가 엄청 망신을 당하면 어쩌지? 하면서 망설이고, 고민하고, 에너지를 거기에 허비하면서 초조해하는 대신 그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음.. 망해? 그럼 다시 시작하면 되지. 지금 나는 한번 망했지만 그로 인해 알게된 것들이 있으니 다음번에는 더 잘해낼 수 있을 거야 하면서 말이다. 사실 이러한 비슷한 내용들이 더 있다. 내가 걱정하는 것에 대해 실제적으로 무엇이 문제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적어서 정리해보는 것은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긍정의 배신을 읽고 난 이후로(저자가 실제로 존 오스틴과 같은 긍정론자들을 무섭게 까댄다, 카네기는 책은 살짝 거론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것은 아니었다) 긍정주의와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이게 정말 좋은 것일까? 그래 긍정적인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라는 비판적인 사고가 자리잡게 되어 과연 내가 그 생각을 갖기위해, 이렇게 생각을 고쳐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그저 생각노동일 뿐인 것은 아닐까? 의문을 품는다. 그리고 지나친 긍정적인 생각이 현실을 바라보는 내 눈을 앞가림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많이 해봤다.



그러나 세상은 알 수가 없기에(그럴수록 사람들을 신을 믿으려 하고, 뭐 그런것일테지만) 이러한 마음가짐들을 가지고, 믿음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것이 나는 내 삶의 방식에 있어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나 나는 종교인이 아니지만, 기도라는 것에 대해 너무나 좋게 생각하게 되었고, 어떤 특정한 신에게 비는 것이 아닌 어떤 무언가의 존재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감사하고 싶다. 

언젠가 걱정에 휩쌓이게 된다면, 다시금 집어들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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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 남자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당신에게
남인숙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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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필요하다니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글쓴이가 쓴 내용일까? 싶기도 하고 예전에 간파력을 읽은 동기와 비슷한 마음으로 책을 골라봤다. 여자들이 남다가 필요한 이유? 뭐 이런 내용이라고 생각했지만 되려 읽고 난뒤 남자로써 남자를 좀 더 정직하게 이해하려고 시도 할 수 있었다. 

남자는 단순하지만 어렵다. 최첨단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아직까지도 진화심리학으로 특히나 남자들의 행동들을 설명하는 내용들을 보고 아 ㅎㅎ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은 변했을망정 결국 그 본질은 같고, 우리는 어떤 것들을 위해 살아가는가? 이성은 서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사랑은 무언가?
하는 답변들에 어느정도의 답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짧은 연애경험에서도 책에 나왔던 무대라는 캐릭터가 범했던 실수? 혹은 자연스러운 반응?
신경질? 들을 내가 진배없이 했던것들을 생각하니 조금 남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도 들고, 또 고맙기도 했다. 책을 읽고 나서 깔끔하게 정리된 내용은 나에게 이렇다. 좋은 여자를 만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또한 좋은 사람이 좋은 남자가 되어야 한다. 

참 책내용같은 것들을 간단히 요약해서 말하면 식상하고 재미없이 들린다. 막상 책을 펼쳐들고 그 안에서 있는 내용들을 보면 너무 재미있는데 말이다. 촌철살인같은 문장을 쓰려고 생각은 하지만 빨리 적고싶은 서두르는 마음? 약간의 글에 대한 조급함이 그것을 방해하는 것 같다. 빨간책방의 진중혁 작가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수많은 노력이 깃들지 않고서는 식상한 문장만이 나올 뿐인 것 같다. 

제목만 보면 여자들이 읽어야 할 책처럼 보이지만 나는 남자들이 스스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읽어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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