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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디자인 - 미의식이 만드는 미래
하라 켄야 지음, 이규원 옮김 / 안그라픽스 / 2014년 3월
평점 :
- 한마디로 이 책은.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 앎에서 나온 가능성들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책이다.
- 내게 있어.
이 책은 상당부분이 일본을 중심으로 책이 쓰여있다. 나중에 책의 마지막부분에 가서야 알게 되었지만, 원제가 '일본의 디자인'이라는 것을 미리 알고 읽어내려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내일의 디자인이라는 제목도 많은 부분을 포괄하고 있어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의 디자인, 포스터를 훔쳐라, Ex-formation Seoul X Tokyo에 이어 오랜만에 만난 하라 켄야의 책이었다.
http://blog.naver.com/tinydesert/40187927683
http://www.podbbang.com/ch/6659?e=21160114
http://blog.naver.com/tinydesert/40187927683
지금은 게임/방송쪽 분야에서 그래픽디자인 위주로 작업을 하고 있어서 겉보기에 화려한 느낌의 장식적인 디자인을 하느라, 큰 의미에서의 디자인을 자주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내일의 디자인을 보면서 이내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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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하면 생각나는 여러가지 이미지들이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정갈함. 이라는 단어가 맨 앞에 달려나온다.
일본인 친구들이 몇 명 있긴하지만, 일본에 가보지 못한 나에게는 책, 영화, 그리고 인터넷에서 보고 들은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풍기는 전체적인 이미지는 그런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의 이미지.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생각은 어떻게 구성된 것일까? 책의 초반부를 읽으며 그러한 궁금증이 일었다.
최근에 한국은 세월호라는 아주 큰 비극을 맞았다. 나라 전체가 우울에 빠져있는 상황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슬퍼하고, 애탄했다. 하지만, 2011년 일본이 대지진을 맞았을 때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런 우리에게 있어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옆에 있는 사람이 더 슬퍼할까봐 슬퍼하는 내색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하라 켄야가 책을 시작하면서 언급했던 사람들의 공통된 의식이라는 것을 이 모습에 빗대어도 설명할 수 있을 듯 하다.
"감히 언어로 표한하자면 '섬세''정중''치밀''간결'. 이런 가치관이 바탕에 있다."
"나아가 일상적 환경을 정성스럽게 꾸며나가려는 의식은 작업하는 당사자들의 문제뿐만 아니라 그 환경을 공유하는 일반사람들의 의식 수준과도 연결되는 것 같다."
- 내일의 디자인, 12, 13p
일본인들이 이처럼 전반적으로 공통된 의식을 가지게 된 것에는 환경과 주변 정황들이 크게 영향을 미쳤고, 그것은 일본인들로 하여금 그처럼 특별한 가치관들을 내면에 뿌리깊게 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그렇게 발전되어온 의식들을 더욱 정갈히 계발할 수 있도록 준비해나가는 과정을 보니 내 시선을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로 돌려 생각해보고 싶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처해있고, 객관적인 눈으로 스스로를 바라본다면 어떤 형상을 띄고 있는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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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만들기가 아직 복잡하지 않던 시절,
즉 인류가 아직 복잡한 장식이나 문양을 만들어내기 이전에는 사람들이 만드는 물건이 심플했을까." - 58p
나는 단순형 형태를 띈 것들은 쉽사리 심플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불러왔던 것 같다. 여러 디자인들을 볼 때도 음 저건 심플한 스타일이네. 하며 쉽사리 생각했다. 하지만 단순한 외관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생겨나는 배경을 알아야만이 제대로 된 형상을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의 전체를 관통하는 것 역시도 과거를 바라볼 때 그 것이 어떤 과정/배경/환경속에서 나타났는지를 파악하고, 현재 어떤 꼴을 취하고 있으며,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이러하다. 라는 것을 일본이라는 나라에 빗대어 설명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거꾸로 돌아본다면, 그 전체를 파악하는 체계를 스스로에게 적용해본다면 우리 역시도 그 안에서 내일의 디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