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적 인간 -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문하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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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손꼽은 강원도 원주 산꼭대기에 위치한 뮤지엄산을 비롯해 언제 가도 좋은 미술관 여행을 기회가 될 때마다 엄마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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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적 인간 - 잘 알지 못해도 괜찮은 국내 미술관 여행
문하연 지음 / 동아엠앤비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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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술관에 고즈넉한 분위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해외여행할 때마다

늘 미술관에 시간을 투자하는 편이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국내 미술관은 많이 가보지 못했다.

여유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짧은 휴가는 그냥 집에서 쉬고 일주일 이상의 휴가가 허락될 때는

해외여행을 다니다 보니, 국내 미술관은 사실 몇 군데 밖에 가보지 못해 국내 미술관 완벽 탐방기

라고 해서 기대가 되는 책이었다.

​

현대미술은 이해하기가 참 난해하여 쿠사마 야요이의 거대한 땡땡이 호박이 왜 그렇게 유명한지

이해하지 못하다가 작품 설명을 듣고 쿠사마 야오이라는 작가를 다시 보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환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공포스러울 정도로 작가가 왜 그렇게 땡땡이에 집착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쿠사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고 이해가 되었다.

광기와 예술의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붙는 쿠사마는

외도를 밥 먹듯 하는 아버지와 이로 인한 스트레스를 딸에게 푸는 엄마로부터

심한 학대를 받다가 정신적인 문제까지 발생했다. 그런 어린 쿠사마에게 엄마는 치료 대신

매질을 했고, 그 결과 편집증과 강박에 시달리다가 빨간 점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다

점점 일상을 점령했고, 결국 자기 몸까지 점으로 뒤덮이는 환각 속에서 엄청난 공포를 느끼게 된다.

환각에 시달리던 어린 쿠사마는 호박 도매업을 하는 아버지로 인해 늘 쌓여있던 호박을 통해

위로를 받았다. 호박을 친구 삼아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호박에 자기가 겪은 트라우마를 점으로 그렸다.

호박의 점들에 자신을 투영했다면 <무한 거울의 방>에는 내면세계를 담았다고 한다.

점들 사이에서 자아가 소멸하는 공포를 표현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관람객은 공포보다는

그 아름다움에 현혹된다니 참 신기하다.

SNS 시대의 인증샷에 최적화된 작품이라고 단순히 생각하다 작가의 생애를 알고 나면

작품이 또 다르게 보이는 걸 보면 미술적 인간이란 결국 타인이 고통과 지나간 시간에

깊이 공감할 줄 아는 성숙한 존재의 다른 이름이라는 말에 참 공감이 된다.

​

국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의 주인공은 김환기로 미술계에서는

김환기의 라이벌은 김환기밖에 없다고 말한다. 추상 미술을 국내에 들여온 1세대 추상 화가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작가로 평가되는 최고의 작가이지만,

저자가 그의 작품도 작품이지만 그의 아내 김향안에게 깊은 경외심을 가지고 있다는 말에

나 또한 공감이 됐다.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는 너무도 유명하다.

한 생애에 두 명의 천재와 부부의 연이 닿았던 여자 변동림은 천재 시인 이상의 부인이었다.

이상이 결핵으로 사망하는 바람에 어린 나이에 사별자가 되었고,

김환기는 명랑하고 지적인 변동림을 보고 한눈에 반했다.

애가 셋이나 딸린 김환기와의 재혼을 가족들이 반대했지만,

변동림은 김환기의 성과 그의 아호를 이름으로 한 김향안으로 개명하고 또 다른 그가 되었다.

아내에게 아호를 준 김환기는 수화라는 새로운 아호를 지었고,

두 사람은 결혼하고 고향에 전답을 팔아 성북동에 거처를 마련하고

수향산방이라는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수화와 향안에서 따온 이름은 현재 환기미술관 달관의 별칭이기도 하다.

대체 자신의 그림이 세계 어느 수준일 수 알 수 없다는 남편의 푸념을 듣고,

곧장 프랑스 대사관으로 달려가 비자를 신청하고 혼자 파리로 날아가

프랑스어와 미술평론을 공부하며 남편의 전시와 아틀리에를 준비하는 아내라니,

지금 시대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일에 단 한순간도 주저함이 없었던 여성이라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향안은 사랑이란 지성이고, 지성으로 이해하고 지성으로 교류하며

지성으로 믿어야 오래갈 수 있다고 했다. 함께 성장해야 함부로 시들지 않는다며

자신의 성장이 남편의 성장을 이끌고 남편의 성장이 또 자신을 성장하게 하면서

서로에게 점점 잘 맞는 반쪽이 되어가는 일,

함께 성장하는 일이 사랑이라고 생각한 멋있는 여성이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뇌출혈로 갑자기 세상을 떠난 후, 전 세계를 다니며 남편의 그림을 알리는 데

남은 인생 30 년을 모두 쓰며 사랑을 완성한 한 여인의 삶이 더 숭고하게 느껴졌다.

사람 하나 사라져 없을 뿐인데 우주가 텅 빈 같다는 그녀의 말에 가슴이 먹먹해지며,

인생에 그런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일지 참으로 부러워졌다.

​

세계적으로 세 곳의 이우환 미술관이 있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프랑스 아를에 이우환 아를, 그리고 부산 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이다.

다행히 이우환 공간이 부산에 있기에 그의 작품은 친숙하긴 하지만,

나에겐 여전히 어려운 작품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엔 여백이 중요한데 동양화에서 강조하는 여백의 의미와는 사뭇 다르다.

그에게 여백은 그린 것과 그리지 않는 것이 부딪혀 일어나는 총체적 울림이다.

그림 자체가 작품이라기보다는 그 공간에서 느껴지는 울림이 작품의 본질이라고 말한다.

같은 속성을 가진 물질이라도 그것이 놓인 시간과 공간에 의해 혹은 여러 가지 관계 속에서

그 의미가 달라진다. 이우환은 돌에 있는 철을 추출해 철판을 만들었으니 돌과 철판은

그 본질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고 말한다. 같은 본질을 가졌지만 가공되지 않은 자연물과

가공품인 철판을 만나게 해 둘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생겼고,

하얀 벽과 인공조명 아래 두 물질은 전시실이란 공간을 만나

본래 갖고 있는 물성과는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물질과 공간의 관계가 만들어내는 올림인 것이다.

그의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점과 선 시리즈는 존재와 소멸, 생명의 유연함을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캔버스에 진한 점을 찍은 다음 물감이 소진될 때까지 계속해서 점을 찍어나가고

더 이상 물감이 묻어나지 않으면 다시 물감을 묻혀 점을 찍어

생성과 소멸이 무한히 반복되는 걸 바라보고 있으면 정말 고요해진다.



저자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손꼽은 강원도 원주 산꼭대기에 위치한

뮤지엄산을 비롯해 언제 가도 좋은 미술관 여행을 기회가 될 때마다 엄마와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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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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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도시를 새록새록 떠올리며 진짜 스페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너무나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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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읽는 스페인
백인필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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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엄마랑 단둘이서의 첫 여행지로 선택했던 스페인은 너무나 좋은 기억과,

또 오자고 약속했던 여행지이기도 하여 너무나 애정하는 나라인데

'도시에 새겨진 거장의 시간을 걷다'라는 부제가 너무나 공감되었다.

마드리드는 볼거리가 별로 없다 하여 여행 일정에서 최소한으로 설정했던 것을

몹시 애통해하며 프라도 미술관을 2번밖에 가지 못해

엄마가 얼마나 아쉬워했는지 새록새록 기억이 떠오르며 스페인이 그리워지는 책이었다.

프라도 미술관은 루브르, 우피치와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꼽히는데

스페인 왕실 수집의 역사가 집약된 공간이다.

다른 나라의 미술관과 달리 소장품 대부분이 전쟁의 전리품이나 약탈이 아니라

선조들이 직접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마드리드 시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수박 겉핣기식으로 보는데도 반나절 이상이 걸려서

엄마가 너무 아쉬워하면서도 너무나 행복해하셨던 공간이라,

다음번에는 온종일 다소 여유롭게 관람할 수 있게 여행 일정을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알함브라 궁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소 중의 하나인 헤네랄리페 정원은

물길과 분수, 수로를 중요하게 배치해 지상의 낙원을 구현한 공간이다.

회랑 아래에 당시 텃밭과 과수원이 조성되어 있어 생산 기능까지 갖추고 있을 정도로

수로를 깊게 만들었는데 그 이유는 두 가지라고 한다.

하루 5번 기도해야 했던 이슬람 율법에 따라 자주 씻어야 했기 때문이고,

아랍 세계에서 물은 부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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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람이 두 팔을 벌리듯 감싸는 독특한 구조로 설계된 세비야 스페인 광장은

반원 형태로 길게 펼쳐져 있어 그 규모에 압도당하는데

신대륙으로 향하는 배들이 출항했던 과달키비르강 쪽으로 열려 있다고 한다.

이는 스페인이 과거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대륙을 품어 안는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광장의 웅장함도 대단하지만, 스페인 각 주를 하나씩 대표하는 알파벳순으로 배치된

벤치의 섬세한 타일을 보며 스페인 역사를 알고 보면 진짜 재미있겠다며

우리가 여행할 도시 벤치를 찾아 앉아서 인증샷을 찍었던 기억도 떠올랐다.

​

당시에는 가우디보다 더 알려진 건축가였던 가우디의 라이벌,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건축한 카탈루냐 음악당에서

신년 맞이 발레 공연+음악회 공연을 받았는데 예산상 2층 자리를 예약했지만

2층이 천장과 가까워 더 좋다며 행복했었다.

꿀이 떨어지는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는 샹들리에와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 채광창으로 빛이 축복처럼 비치는 황홀한 시각적 환희는

카탈루냐 모더니즘 양식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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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10일 안토니 가우디 선종 100주기를 맞아 사그라다 파밀리아

예수 그리스도의 탑 봉헌식이 있었다.

엄마랑 100주기에 다시 오자고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해 아쉽긴 하지만,

영광 파사드의 종탑 네 개를 비롯한 마무리 작업이 끝나갈 때는

엄마와의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 돈과 시간, 체력을 잘 준비해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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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정화가가 되기 위해 당시 궁정화가였던 프란시스코 바예우의 누이 호세파와 결혼하여

최고의 궁정화가로 부와 명예를 누렸던 고야가 1808년 5월 2일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군대가 마드리드를 침략했을 때 국민을 지켜야 하는 왕실과 귀족들은 사라지고

눈먼 권력자들 사이에서 자신을 지키야 했던 민중들이 저항하다 이튿날 처형당한 모습에

궁정으로의 복귀를 거절하고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검은 그림 연작을 그렸던 것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1788년 궁정화가로서 성공을 맛보던 시절 그린

<산 이시드로 초원>과 30년 뒤 그린 <산 이시드로 로순례>는 정말 같은 사람이 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다르다. 궁정화가가 되기를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았던 가난했지만

원대한 포부를 품은 시골 청년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다,

광기 어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삶을 마무리하게 된 것이

뭔가 애잔하면서도 뭉클했다. 한 화가 안에서 이렇게나 급격한 화풍의 변화는

미술사에서도 보기 드문 편인데, 그만큼 그가 살아낸 시대가 얼마나 가혹했는지,

그 시대를 살아가며 양심을 지켜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웠을까 생각하니,

고야의 작품이 더욱 웅장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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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대,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스페인의 도시를 새록새록 떠올리며

진짜 스페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너무나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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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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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피난민, 친척이라도 서로의 가족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던 참혹하고 애달팠던 시대의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편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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