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건 과학이 아닙니다
야마모토 기타로.이시카와 마사토 지음, 정한뉘 옮김 / 시그마북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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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을 세우고 조사와 실험으로 얻은 데이터로 검증한 다음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이론을 수정해서 다시 조사와 실험을 반복하는 방식은

레시피대로 음식을 만들고 시식하면서 요리 실력을 높이는 과정과 유사하다.

대신 맛이 추억이나 개인 취향 등의 주관적인 잣대에 의해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되는 것과는 달리,

과학은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서 편향이 없다.

과학이 냉혹한 것은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점이다.


그런데 유사과학은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의도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금전적인 유혹에 흔들린다. 

건강식품의 효과 효능을 뒷받침하는 유사과학에 속지 않기 위해서는 

진짜 과학을 알아야 하는데,  사실 진짜 과학과 유사과학을 구별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건강과 관련된 분야에서 과학적 근거가 있으면 사업에 이득이 된다는 이유로 

유사과학을 내세운 상품이 너무나 많은 이유이다.

전자파에 노출되어도 정자는 죽지 않는다는 데이터가 일관되게 나오고 있어도

전자파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람, O 링 테스트로 궁합에 맞는 음식 찾아내는 사람,

혈액형 성격설을 믿는 사람, 유용한 미생물 EM에 진심인 사람,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음이온 공기 청정기에 진심인 사람,

별자리나 각종 점에 중독되어 자기실현적 예언과 콜드 리딩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꼭 읽고 유사과학을 등에 업은 광고의 트릭에 더 이상 속지 않으면 좋겠다.


과학은 이론과 데이터로 문명을 지탱하는 기둥이지만

과학에 100% 확실한 증명은 없다.

데이터에 의한 검증은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불완전하다.

그래도 유사과학과 진짜 과학은 충분히 구분된다.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의 유사과학 판별 체크리스트에는

권위에 기대는 태도, 일회성 실험, 사례의 세세한 구분,

테스트에 소극적인 태도, 반증하는 정보를 무시하는 태도, 틀에 박힌 변명,

대안을 마련하지 않고 설명을 포기하는 태도가 포함되어 있다.

유사과학 닷컴(Gijika.com)의 관리자인 저자는

포퍼와 쿤의 과학철학 토론을 참고해서 '이론, 데이터, 이론과 데이터, 사회'라는

4가지 관점으로 유사과학을 구별하고 있다.


유사과학은 보통 정의가 명확하지 않고 다른 지식과 들어맞지 않는 구석이 있어서

이론적으로 여기저기서 문제가 발견된다. 

설명을 끼워 맞추거나 만능이라고 주장하면 경계해야 한다.

유사과학을 구별할 때 데이터는 특히 중요하다.

각종 편향에 주의하면서 인과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과학 문해의 큰 목표다.

데이터의 신뢰도는 강약 조절이 중요하며, 증거라는 말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허위 상관관계에 주의해야 한다.

상관관계를 자세히 조사해서 인과관계를 찾는 것이 과학의 역할이다.

표면적인 관계성에 휘둘리면 음모론에 빠지기 쉽다.

사전 사후 비교에만 넘어가지 말고, 의미 있는 대조 실험이 실시되었는지

무작위 대조군 연구인지 면밀히 살펴야 한다.

'무작위 배정, 블라인드 테스트, 대조 실험'이 정확하게 수행되었는지 

신중히 검증해야 한다.

이론과 데이터가 잘 맞물리는지도 잘 살펴야 한다.

관측된 데이터를 뒷받침하려고 이유를 붙인 '애드혹 가설'은 유사과학을 구별하는 포인트다.

애드혹은 특정 목적을 위해라는 뜻의 라틴어로, 어떤 가설을 정당화하기 위해

뒤늦게 이론을 구축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우리의 생활을 풍족하게 해주는 과학의 성과를 누리면서

유사과학을 구별하는 과학 문해력을 높이는데 유익한 책이다.

#유사과학 #애드혹 #과학문해력

#혈액형별성격  #전자파오해  #음이온효과  #EM  #물은답을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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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생존을 결정하는 MZ 리더십 - 워라밸 시대의 K-조직문화는 무엇을 갖추어야 할까?
김태윤 지음 / 리커리어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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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1990년대 초 출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후반~2010년대 초 출생인 Z 세대를 일컫는

MZ와 기존 세대인 꼰대의 대결 구도 에피소드가 난무한다.

'이걸요? 제가요? 왜요?' '3요'에 대처하는 법도 등장하는데,

턱걸이 M 세대라 아날로그 감성이 더 큰 끼인 세대인 사람으로서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는 법에 대한 고민이 크다.

젊은 꼰대가 더 무섭다는 말이 있듯 나이가 많다고 꼰대가 아니고,

MZ라고 해서 모두 일을 회피하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도 아니다.

상사의 지시에 복종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MZ는 자신이 해야 하는 업무의 내용을 정확히 알기 위해 '이걸요?',

왜 자신이 이 일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 '제가요?',

이 업무를 해야만 하는 이유와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 알기 위해 '왜요?'

라고 질문한다. 디지털 사고방식을 장착했기 때문에 MZ의 근무 태도는

'프로그래밍적 사고'에 기반하고 있음을 알면 잘 소통할 수 있다.

아날로그 인간인 기성세대는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었지만,

디지털 인간인 MZ에게 개떡을 입력하면 개떡이 출력된다.

MZ를 애송이라 취급하지 않고 명확한 피드백을 주고 소통하면

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MZ를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직장이 곧 삶이었던 기성세대는 회사의 이익이 나의 이익이었지만,

평생직장의 의미가 무색하고 이직이 보편화된 MZ 에겐 그렇지 않다.

MZ 세대에게 직장은 재미를 넘어 성장하기 위한 자아실현의 무대이므로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나의 주인' 프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내 일을 통제하는 일의 주인이 되어야지,

현재의 일에서 성장과 의미를 느끼지 못하면 MZ는 주저 않고 회사를 떠나거나

자발적 아웃사이더로 조용한 사직을 한다.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처럼

사람도 환경에 따라 선해 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한다.

월급 받는 만큼만 일한다는 조용한 사직은

초개인화 시대와 맞물려 조직 내 부정적 문화로 크게 확산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이전하면서,

초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 플랫폼 경제에서 시간의 밀도가 높아졌다.

가속의 시대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시간 가성비 '시성비'를 따지게 된다.

분초 사회에 소비자의 니즈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 애자일(Agile) 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변동성 높고 불확실하며 복잡하고 애매해진 시대에

애자일스럽게 기업을 변화시키려면 유연하게 조직문화를 바꿔야 한다.

기성세대는 변화의 흐름을 읽고 MZ 세대는 기성세대의 노하우와 경험을 존중하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은

양자물리학을 연구한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서독에서 태어나 동독에서 자랐다.

진보주의와 보수주의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고

진정한 통일국가를 만들기 위해 훌륭히 중해했던 메르켈의 리더십은

실용주의, 신중함, 용의주도함, 타협, 도덕적 가치로 특징지어지는데

그녀는 독재 정권으로부터 신중함을 과학으로부터 느림을 배웠다고 한다.

"나는 과학자예요. 문제들을 가장 작게,

가장 잘 관리할 수 있는 부분들로 쪼개는 것을 좋아해요."라며

인기와 칭찬에 연연하지 않고 화려한 수사 대신에 결과를 내는 실천에 집중했다.

'메르켈하다'가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 눈에 띄지 않게 목표에 도달한다는

동사로 쓰일 정도로 퇴임 직전에도 75%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레임덕 없는 리더로 존경받을 수 있었던 것은 물질적 가치, 명예,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을 몸소 보인 화합형 리더였기 때문이다.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에서

일과 삶이 조화를 이루거나 혼합되고 통합되는 워라하(work-life harmony),

워라블(work-life blending),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이 새롭게 대두되고 있다.

일을 노동 행위로만 여기지 않고 자신의 존재 이유와 자기 성장, 가족, 공동체, 여가 같은

가치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이 다르듯이, 직원들 개개인이 어떤 꽃인지

언제 어디서 개화하는지 알고 도와주는 것이 조직의 리더임을 알려주는 책이다.


#MZ리더십 #워라하 #메르켈하다 #K조직문화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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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 들 날도 있어야지 - 우울해도 ○○ 덕분에 삽니다
김영 지음, 장선영 그림 / 희유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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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들 날도 있어야지, 우울해도 OO 덕분에 삽니다'라는 글귀와

귀여운 소녀(?)의 모습이 포근해 보여

OO에 들어갈 말을 상상하며 표지를 넘기다 허걱 하고 놀랐다.

아직 노안은 아니지만 눈의 노화도 진행되고 있어 큰 글자 크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처음에 머리말의 글자가 너무 작고 희미해서 잘 읽히려나 걱정이 되었는데

본문에는 얇고 작은 글자가 오히려 집중의 효과도 있고

그림책이라 가독성이 나쁘지 않았다.

본문의 글자는 머리말처럼 얇기는 하지만 크기가 커서 잘 보이고

담담한 그림체와 어우러져 앙증맞게 느껴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가장 싫은 계절을 꼽으라면

단연코 겨울이지만, 맛도 좋고 냄새도 좋은 

나만의 핫 팩 붕어빵의 온기를 느끼며 붕어빵 봉투를 들고 와

따뜻한 방 안에서 붕어빵을 한 입 베어 무는 감동이 있어

겨울이 싫지만은 않다는 게 너무 공감되었다.


어느 겨울날, 딸기가 먹고 싶었는데 가격이 부담되어서 못 사고

집에 돌아와서는 딸기같이 작은 것도 늘 참으며 산다는

서러움이 북받쳐 올라와 서글픈 마음이 들어

자신에게 딸기 관대령을 내려 배 터지게 먹고는 

이제는 딸기를 보아도 별로 먹고 싶지 않다는 고백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왠지 무기력하고 유독 입맛이 없는 날 비빔밥 심폐소생술로

기운을 내고, 거울을 보고 유독 못생겨 보여 흠칫 놀라는 날에는

나갈 일이 없어도 제일 예쁜 옷을 골라 입어보고,

별것 없는 시시한 다이어리를 기록하며 

소소하지만 확실한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며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에 공감이 되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남에게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만화로 그려

인터넷에 올렸는데 그게 뜻밖에 많은 댓글과 공감을 받은 걸 계기로

계속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의 우울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어서

자신을 버티게 하는 것이 의외로 작은 일임을 깨닫고

독자와 공유하며 의미 있는 일상의 기쁨을 늘려나가고 있는 작가의

그림 에세이라 옅은 미소를 띠며 넘겨보게 되는 책이었다.


#볕들날도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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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걷다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3
전혜진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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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만화와 SF 소설의 컬래버레이션이 얼마나 멋진지 제대로 보여 준 흥미로운 SF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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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뒷면을 걷다 순정만화 X SF 소설 시리즈 3
전혜진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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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1990년대 대한민국에 순정만화 붐을 일으킨 만화가들의 작품을

'순정만화=로맨스'라는 공식을 깨고 SF 장르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음을

재조명하기 위해 SF 순정만화에 바치는 헌사를 폴라북스에서 기획했다.

중학생 때 친구들이 엄청 순정만화를 보고 그릴 때,

그냥 그림체 이쁜 신데렐라 이야기들이라고 치부하고 

동참하지 않았던 나의 편견을 반성하며

순정만화와 학창 시절을 함께 했다면 더 뭉클하고 와닿고,

작품의 세계관이 확장된 스핀 오프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기쁨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클 텐데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


전혜진 작가의 <달의 뒷면을 걷다>는 

권교정 만화가의 <제멋대로 함선 디오티마>를 오마주한 작품이라고 한다.

원작을 전혀 모르지만, 이 작품만으로도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려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마주하게 되어서 재미있었다. 

이쁜 캔디를 백마 탄 왕자가 구제해 주는 뻔한 로맨스물이라고 순정만화를

쳐다보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순정만화와 SF 소설의 컬래버레이션이 

얼마나 멋진지 제대로 보여 준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SF 동화 <우주의 속삭임>에서 달의 뒷면에 폐기물로 버려지는 로봇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하면서 인간의 이기적인 욕망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SF였다.


"달은! 지구인들의! 쓰레기통이! 아니야!"라며

시위를 하는 다이는 생존해 있는 5명의 월인 중 가장 나이가 많은 18살 아이이다.

다이는 달의 미래나 달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앞날에는 요만큼의 관심도 없이

그저 자원을 알차게 이용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지구인들이 싫다.

끝없이 월면 모래를 캐내어 특수 유리와 건축 자재들을 만들기 위해

달에 시추공을 뚫어 자원을 캐내더니, 이제는 지구인들이 싫어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각종 해로운 유해 물질들과 방사성폐기물들을 달의 뒷면에 가져다 버린다.

그냥 눈에 안 보이는 데 갖다 파묻어 버리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지구인들은,

달에서 태어나 평생 달을 벗어날 수 없는 월인들은 생각하지 않는다.


달은 연구원과 엔지니어, 호텔과 관광회사 직원, 관광객들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이지, 누군가 영원히 살아가고 있는 땅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하기야 달에서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란

달 개발 초기에 아무것도 없던 달에 매혹돼 이주해 온 일부 괴짜들과

지구로 돌아가는 즉시 병이 악화되어 죽고 말 우주암 환자들과

달에서 태어나 결코 지구로 갈 수 없는 월인과 그 아이들의 보호자들뿐이다.

월인은 인간이 인위적으로 지어 놓은 달 기지 안에서만 살 수 있고

달 기지 밖에서는 숨을 못 쉬어 죽고,

지구에 가면 중력 쇼크로 죽을 거니 더 이상 숫자가 늘어날 일이 없다.

전 우주에 5명이 남았고 줄어들 일만 남은 멸종 위기종 취급하지만

진짜 멸종 위기종을 다루듯 소중히 여기지도 않으니 다이는 시위를 할 수밖에 없다.


월인은 지구에 갈 수 없으므로 아이들이 달에서 방치되지 않고

지구에서 태어난 아이들과 동등한 혹은 그 이상의 교육과 복지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계속 새로운 규칙을 제정해야 하므로, 다이는 계속 세계 우주 기구 앞으로 달려갔다.

지구인들이 불쌍한 월인 아이들에게 제공하는 복지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되는 게 아니라,

월인의 당연한 권리를 찾고 지구인들이 달의 미래를 마음대로 결정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깃발이 되고자 했다.

이름 따라간다고 다이의 할아버지가 손녀 딸의 이름을 디오티마라고 지어서 그런 걸까?

다이는 처음으로 달의 뒷면에 내려앉은 존 H. 서얼, 

"알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진화하는 영혼" 인 사람의 별명이었던  디오티마라는

거창한 이름이 자신을 계속해서 옭아매고 있다고 싫어했지만,

그저 알고자 하는 마음으로 죽은 후에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영혼이었고

참혹한 죽음을 앞에 두고도 초연하게 지니어스 쌍둥이를 구했던 영웅의 모습이

다이에게도 보였다. 


고작 하루 이틀 보았을 뿐인 사람의 이름을 손녀에게 붙여 준 할아버지는

달을 사랑했던 엄마가 죽기 전 마지막까지 지구에 가고 싶어 했던 것과는 달리

달이 좋다고 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 기억이 남아 있는 곳은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곳이지만, 지구는 더 이상 그런 곳이 아니었다.

그가 해 온 지난 일들, 추억, 죽은 아들과 며느리, 토끼 같은 손주들 모두

그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전부 달에 있으니 말이다.


달에서 태어나 달을 떠날 수 없다고 법률로 결정지어진 아이가


달의 운명을 결정하는 일에 자신의 의견을 묻지 않음에 항의하고

그냥 월인이니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사람들에게

자신도 대학 교육을 받을 권리를 외치며 

남들이 정해주는 대로 살아가지 않겠다는 당당히 외치는데

어른으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달의 가치도 모르고 달에 사람이 산다는 생각도 안 하고

달에 관한 일을 멋대로 결정하는 지구인들에게

달의 운명을 자신의 운명을 맡겨놓지 않을 거라는 소녀의 모습을

응원하게 되는 의미 있는 SF였다.


#달의뒷면을걷다  #SF소설  #순정만화  #컬래버레이션  #SF순정만화  #디오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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