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 이즈 스페인 This is Spain - 2025-2026년 최신판 디스 이즈 여행 가이드북
전혜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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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구글맵스와 번역앱이 없던 시절 여행을 어떻게 했나 싶기도 하지만,

평소에도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지 않은 사람으로

디지털 디톡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여행에는 특히나 아날로그적 감성을 선호하는 편이다.

물론 검색 능력이 좋은 사람은 신속하게 업데이트되는 양질의 정보를

선별할 수 있겠지만, 웹상의 잘못된 정보로 인해 낭패를 본 적도 많기 때문에

넘쳐나는 정보들의 진위를 따지는 시간도 줄이기 위해

현지의 정보가 계속 업그레이드되어 반영된 공신력 있는 가이드북을 선호하는 편이다.

2023~2024년 스페인 여행 부문 베스트셀러 1위 여행가이드북, 

테라 출판사의 스페인 여행책 <디스 이즈 스페인>이라 믿음이 갔다.


스페인은 엄마랑 단둘이 처음으로 떠났던 여행지이고,

직업의 특성상 겨울에 여행을 할 수밖에 없어 유럽 여행에 대한 아쉬움이 컸는데

겨울의 스페인은 그렇게 춥지도 않고 물가가 저렴하고 볼거리도 많고

미식의 나라에 문화 체험도 다양하게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그래서 또 가고 싶은데 북부지역을 전혀 가지 않아서

빌바오에 가고 싶은데 역시나 교통편부터 상세한 정보가 있어서 좋았다.

빌바오는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 교통의 중심지로

마드리드, 바로셀로나, 세비야, 말라가에서 직항편이 많이 운행되는데

그 중 바로셀로나가 운항 편수도 가장 많고 요금도 저렴하단다.

바로셀로나 여행하면서 빌바오 갈 때 프로모션을 이용하면 기차보다도 싸게 예약할 수 있고

세비야, 말라가 연결 편도 거리 대비 요금이 저렴하다.


스페인에서 엄마가 미술관 투어를 너무 만족하셨기 때문에

구겐하임 미술관과 빌바오 예술박물관도 너무 기대되고

고풍스러운 석조 건물들이 늘어선 구시가 카스코 비에호와 

아르찬다 언덕의 선셋도 너무 기대가 된다. 

프랭트 게리가 아르찬 언덕에서 도시 전경을 내려보곤 바로 저곳이라고 외쳤던

장소에서 거대한 닻을 내린 희망의 배처럼 보이는 

구겐하임 미술관이 얼마나 멋질까 궁금해졌다.

구겐하임이 건축물 자체와 설치 작품들로 눈길을 끈다면, 빌바오 예술박물관은

엘 그레코, 무리요, 고야의 귀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작품으로 승부한다.

순수 미술이 주는 감성의 풍요로움과 시각적 즐거움은 또 다른 매력을 전해줄 것이다.


스페인 최고의 미식 도시 산 세바스티안고 어깨를 겨룰 만큼 빌바오 또한 미식의 도시이다.

스페인 내 다른 지역에서는 생맥주 제일 작은 잔이 200mL인데, 

바스크 지방은 더 작은 150m로 일반 맥주잔보다 키가 작고 넓은 잔이라

다 비울 때까지 풍성한 거품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바스크 지방의 특산 음료는 화이트 와인은 차콜리와 사과 발효주인 시드라가 있다.

바스크 사람들이 사랑한다는 녹색 고추 게르니카와 스파이더 크랩인 찬구로 핀초스는

보기만 해도 침이 고여서  시드라 한잔과 함께 맛보고 싶어졌다.




각 도시별 맛집 정보와 가격, 교통편, 지도, 관광지, 필수 배경지식 요약 설명이 압축되어 있어

따로 검색하지 않고 책 한 권으로 여행 계획을 세울 수 있어 좋았다.

분리형 맵북은 얇고 가벼워서 여행 중 가방에 소지하고 다니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아

휴대폰 배터리가 떨어져 난감한 상황이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기 때문에

소심한 여행자에게 마음의 안정을 줘서 도움이 된다. 


#디스이즈스페인   #스페인여행가이드북   #스페인분리형맵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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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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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어제의 나와는 달라야 함을 일깨워 끝까지 가볼 용기를 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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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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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헤르만 헤세는 니체를 읽지 않았다면 <데미안>은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며

니체의 사상이 자신을 흔들어 깨웠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용기를 주었다고 했다.

미래에서 기다리는 최고의 나를 만나기 위한 니체의 인생 수업이라는 소개처럼

나약한 나를 일깨우고 용기를 가지게 만드는 책이다.

기존의 도덕과 규범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진정한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니체의 가르침은 구구절절 옳았다.


도덕, 법, 관습, 선과 악이 변하지 않는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은 사실 시대와 환경이 만들어낸 규칙에 불과하니,

세상을 더 유연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 시선이 곧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메시지가 특히 인상 깊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고, 나를 죽이지 못하는 시련은 결국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자세로 삶이 주는 모든 경험을 내 편으로 만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강한 사람은 좋은 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불안과 시련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배움을 찾고 어려운 순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불행한 환경이 늘 불행한 사람을 만들지는 않는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경험의 종류나 강도가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

같은 폭풍 속에서도 어떤 이는 무너지고, 어떤 이는 더 강해진다.

삶은 우리가 겪은 모든 순간의 합이며, 그 순간들은 우리를 빚어내는 조각칼이다.

때로는 깊게 파이고 아프지만 그 조각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믿고 만들어낸 기준을 따라 살아야 한다.

자신만의 방향을 찾고, 그 방향을 꿋꿋이 지켜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의지대로 전진해야 한다.

인생은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익숙함을 넘어서는 도전에서 진정한 성장이 일어난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넘어서는 용기야 말로 진짜 변화의 본질이다.

자신을 뛰어넘을 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더라도 그 한계를 넘는 순간

새로운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어제의 나와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새겨졌다.

그리고 타인을 돕기 전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

스스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해야 함을 깊이 새겼다.

선한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고, 타인의 고통을 대신 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고통을 이겨낼 힘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 일으키기 보다, 다시는 같은 이유로 쓰러지지 않도록

길을 알려주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삶은 분석한다고 해서, 그냥 흘려보낸다고 해서 의미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화려한 결과가 아니라 행동에 담긴 의도와 가치가 중요하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정직하고 올바른 의도였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

실패가 주는 깨달음이 있고, 그 실패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다.

#인생수업 #니체 #인간적인너무나인간적인 #위버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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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멘쉬 -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선언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어나니머스 옮김 / RISE(떠오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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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는 니체를 읽지 않았다면 <데미안>은 탄생하지 못했을 거라며

니체의 사상이 자신을 흔들어 깨웠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용기를 주었다고 했다.

미래에서 기다리는 최고의 나를 만나기 위한 니체의 인생 수업이라는 소개처럼

나약한 나를 일깨우고 용기를 가지게 만드는 책이다.

기존의 도덕과 규범이 아닌 자신만의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진정한 자유를

가질 수 있다는 니체의 가르침은 구구절절 옳았다.

도덕, 법, 관습, 선과 악이 변하지 않는 절대적 진리가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은 사실 시대와 환경이 만들어낸 규칙에 불과하니,

세상을 더 유연한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내 시선이 곧 삶의 크기를 결정한다는 메시지가 특히 인상 깊었다.

사회가 정해놓은 정답이 아니라,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순간

삶의 방향은 완전히 달라진다. 

스스로를 더욱 사랑하고, 나를 죽이지 못하는 시련은 결국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자세로 삶이 주는 모든 경험을 내 편으로 만들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강한 사람은 좋은 날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불안과 시련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다.

자유로운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배움을 찾고 어려운 순간에도 에너지를 잃지 않는다.

불행한 환경이 늘 불행한 사람을 만들지는 않는다.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경험의 종류나 강도가 아니라 경험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이 결정된다.

같은 폭풍 속에서도 어떤 이는 무너지고, 어떤 이는 더 강해진다.

삶은 우리가 겪은 모든 순간의 합이며, 그 순간들은 우리를 빚어내는 조각칼이다.

때로는 깊게 파이고 아프지만 그 조각칼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모습이 달라진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타인의 기대가 아니라 내가 진심으로 믿고 만들어낸 기준을 따라 살아야 한다.

자신만의 방향을 찾고, 그 방향을 꿋꿋이 지켜낼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자유를 얻는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내 의지대로 전진해야 한다.

인생은 주어진 길을 걸어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길을 만들어가는 여정이다.

익숙함을 넘어서는 도전에서 진정한 성장이 일어난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넘어서는 용기야 말로 진짜 변화의 본질이다.

자신을 뛰어넘을 때, 어렵고 낯설게 느껴지더라도 그 한계를 넘는 순간

새로운 자유를 경험하게 된다. 


완벽할 필요는 없지만 어제의 나와는 달라야 한다는 말이 가슴에 새겨졌다.

그리고 타인을 돕기 전에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먼저 배워

스스로를 온전히 이해하고 존중해야 함을 깊이 새겼다.

선한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하고, 타인의 고통을 대신 지는 게 아니라

그들이 고통을 이겨낼 힘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 일으키기 보다, 다시는 같은 이유로 쓰러지지 않도록

길을 알려주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다.

삶은 분석한다고 해서, 그냥 흘려보낸다고 해서 의미가 생기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하느냐가 중요하다.

화려한 결과가 아니라 행동에 담긴 의도와 가치가 중요하다.

비록 실패하더라도 정직하고 올바른 의도였다면, 그 가치는 충분하다.

실패가 주는 깨달음이 있고, 그 실패 속에서 더 많은 걸 배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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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 모든 장소
채민기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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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건축 기자인 저자가 2021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과 둘이서

미국 워싱턴 D.C.로 건너가 조지워싱턴 대학교의 방문 연구원으로 지내며

이방인 생활자이자 건축 기자의 눈으로 바라본 일상의 새로운 발견을 담은 책이다.

집이란 공간이 너무 익숙한 나머지 생각해볼 겨를이 없었던 한국과 달리,

집이 안식처이자 피난처가 되자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불완전한 영어를 쓰는 이방인이자 여섯 살 아이의 유일한 보호자로서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어디에서도 마음을 완전히 놓지 못하다

집에 돌아와 문을 닫고 자물쇠가 잠기는 소리를 들으면 풍선에 바람이 빠져나가듯

맥이 풀렸다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한국에서는 집밖에서 늘 경계하고 긴장할 필요는 없었을테니 말이다.


코로나 팬데믹 때 한국에서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동안

미국에서는 대면 수업을 진행했는데, 그 이유가 기술적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 

아님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보다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입장 차이였다.

우리나라에서 학교는 아이들이 공부하는 곳으로 인식되지만,

미국에서 학교는 아이들과 가족, 교직원으로 이뤄진 일종의 지역 공동체이다.

지식은 온라인으로 전달가능하지만, 공동체는 온라인만으로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미국은 학교 문을 닫지 않고 "Keep Schools Open Safely"를 선언하고

공동체를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온라인 수업으로 학습결손을 최소화하는 IT강국의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 이면에 학교가 지식 전달만 하는 곳이 아님을 실감했던 것을 잊지 않고

교육의 본질을 다시 정비해보는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가 원활하지 않아도 학교에서 관계다운 관계를 제대로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 뒤쪽 주택가에서 교정 안으로 뻗어들어온 길이

교실 바로 옆에서 둥근 고리 모양을 그리며 끝나는 곳에서 기다리는 것도 맘에 들었다.

자기 아이들의 편의를 위해서 통학로를 막으며 교문 코 앞에 정차를 하는 

얌체 부모를 차단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 또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프랑스어로 막다른 길을 뜻하는 컬드색(Cul-de-Sac)이라 불리는 도로는

자동차가 통과하지 못하고 되돌아가야 하는 길이다.

그냥 지나쳐가는 차들이 들어오지 않아 교통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주택 단지를 안전하고 쾌적하게 만드는 기법이라고 하니 

학교 앞 안전도로 조성하는 데도 도입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들 사이에서 차를 몰고 와도 무어랜드 서클까지 들어오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어서

무어랜드 서클 주변은 아이들과 부모들로 북적여서 스몰 토크에 열중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교 공간은 대부분 획일적이고 가장 보수적인 건축물이다.

막사-사열대-연병장인 병영과 교사-조회대-운동장으로 이어지는 학교 건물이

전국 어디를 가나 신기할 정도로 똑같은데, 지역 사회를 향해 열려 있다는 생각을

공간에도 담으려는 미국의 학교 디자인을 유심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겠다.


미국에는 놀이터가 특히나 많은데, 시설이아 디자인보다 놀이터가 놓인 도시으 맥락에 있어

차이가 크다. 땅이 넓어서라기보다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려면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믿음이 더 크다. 초등학교 시간표에 리세스(recess) 놀이 시간이 따로 들어갈 정도로 

놀이의 의미가 크다. 놀이터가 공원의 일부이고, 공원 자체이기도 하기 때문에

놀이터를 가리킬 때 park라는 말을 자주 쓴다. 키즈 카페에서 시간당 얼마씩 돈을 내고 사야하는

놀이가 상품이 된 한국보다 어디서나 놀이터를 만날 수 있는 미국의 문화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화려한 시설이 없어도 얕은 비탈에 걸친 미끄럼틀 하나로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즐겁게

놀이에 열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말이다.


한국의 자연은 참 편리하고 친절하다. 등산로마다 데크와 계단이 조성되어 있고,

케이블카와 출렁다리가 설치되어 있는 반면 미국의 자연은 무뚝뚝하다. 

변변한 표지판 하나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GPS 트레킹 코스 안내 앱을 유료 결제할 정도로

길잡이가 거의 없다. 국립공원에서 극도로 로제한된 휴대전화 이용만 가능해서

통신 기지국을 늘리는 문제를 놓고 논쟁이 있었지만, 옐로스톤 열천 그랜드 프리스매틱 온천의

푸른 수면 주변에 우후죽순 들어순 기지국 그래픽을 보고 자연경관을 보존해야 한다는

전통적 접근 방식이 존중받는다는 건 편리함이 우선인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짧은 출장 기간에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을 완전 경보로

슬쩍 구경하고 내셔널갤러리 서관에서 미국에서 유일하게 대중에 공개된 다빈치 작품이라는

<지네브라 데 벤치> 초상화를 챙겨보고, 동관은 갈 엄두도 못했는데

동관과 서관을 잇는 지하 통로의 존재를 알았더라면 강행군이라도 더 힘을 내어봤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60미터 수평 무빙워크를 타고 4만1000개의 LED가 무작위로 점멸하는

터널을 통과하며 피카소의 시대에서 다빈치의 시대로 이동하는 타임머신을 탄 듯한 느낌이

너무 신비로울 것 같다. 지하 통로 마저 평범하지 않게 만드는 예술의 힘을 느끼며 동관에서

이오 밍 페이의 직선과 삼각형, 예각으로 드러난 모던함을 마주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내셔널갤러리 동관은 전통과 첨단의 조화라는 페이의 주제가 루브르 피라미드에 앞서 

구현된 곳이다. 미술관 건립 관계자들의 이름 사이에서 까맣게 얼룩진 'I.M.PEI'의 이름을 

쓰다듬으며 촉각적 연결을 경험하면서 공동체적 유대감을 느끼는 것도 매력적일테다.


건축 기자의 눈으로, 아버지의 눈으로 바라보니 좋은 공간에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음을 믿게 되고,'

워싱턴 D.C.와 메릴랜드의 장소가 궁금해지게 하는 책이었다.



#미국소도시생활기  #건축기자아빠  #공간의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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