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디와 함께라면, 언제나 행복해!
스토리피크 지음 / 스토리피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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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귀여운 것이 세상을 구한다더니, 흰디 요녀석~ 너무 귀여워!!!

귀염 귀염하지만 행복 앞에서는 단호하고, 도전을 즐기는

낙천적인 모험가 흰디에게 많이 배웠다.

웨스티행성에서 태어난 희디는 조금 느리고 부족해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믿으며, 오늘의 즐거움을 발견하고 행복을 수집하는

행복캐이다. 흰디와 함께 행복을 수집하는 내내 기분이가 엄청~~~ 좋았다.

특히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배려심 깊은 사람 말고

먼저 스스로에게 좋은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함을 흰디에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지금 행복하기! 진짜 하고 싶은 것 찾기! 후회하지 않기!


꽃씨를 심고 기다려보면 꽃이 언제 필까 기다리는 게 힘들다.

꽃이 피지 않는다고 조급해하지 말고, 꽃이 피기 전의 푸른 잎이 달린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예쁘다.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 일찍 피는 꽃도 있고 더디게 피는 꽃도 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린 이쁜 꽃이 활짝 핀 기쁨도 잠시

너무 일찍 꽃이 졌다고 서글퍼 할 필요가 없다.

꽃이 떨어진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 속 씨앗으로

또 다른 꽃이 필테니 말이다. 끝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이쁜 꽃을 볼 때마다 기억해야겠다.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은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다.

어차피 젖는다면 빗속으로 뛰어들어 흠뻑 젖을 마음을 먹으면

참방 참방 오히려 빗 길이 즐거워진다.

피할 수 없는 비가 우리 인생에 내릴 때 무리하게 저항하기보다는

우산을 내려놓고 빗속에서 춤을 추는 용기를 내어보라는 흰디, 정말 멋지다.

인생이 때론 우리를 진흙탕에 빠뜨리기도 하지만,

갯벌에서 조개도 잡고 부드러운 머드 마사지를 하기도 한다.

진흙탕에서도 웃을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 미리 겁먹지 말고

나만의 속도로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

인생은 경주가 아니라 여행이니까 목적지를 정하고 천천히 가면 된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때로는 내가 보잘 것 없는 작은 부품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내가 없으면 나의 세상도 존재할 수 없다.

나는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이니 맘껏 사랑해주자~!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순간에 있음을,

오늘 발견한 소소한 행복에 감사하는 법을 알려준 행복 수집가,

행복캐 흰디가 참 고마웠다.


#행복캐 #행복수집가 #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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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역 명상록 -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사토 켄이치 엮음 / 도서출판 더북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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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전선에 설치된 도나우 강변 혹독한 환경에서의 격무 속에서도
취침 전 로마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작성했던
'명상 기록 노트'인 <명상록>은 스토아 철학의 실천 철학의 진수로
혼란스러운 시대에 방황하는 자들의 지침이 되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
시대를 초월한 유명한 애독자들도 많고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모든 것은 순간마다 변화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한
부처의 사상과도 일맥상통하고, '지금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선불교나
상좌불교가 루츠인 '마인드풀니스'와도 유사하다. 


"일체유심조"를 늘 되뇌는 나에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너의 행복은 너의 생각에 달려 있다."라는 명언은
각인되어 있다. 나이가 들수록 변화가 두려워지는데, 우주의 자연 속에서
변화만큼 본질적이고 적합한 것은 없음을 떠올려보면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연료인 장작이 변하지 않는다면 목욕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음식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할 수도 없다는 비유는 찰떡같았다.
모든 것들은 변화가 있어야만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고,
변화가 없다면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되는 법이니,
우주의 자연이 요구하는 변화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음이 잘 이해되었다.


인간관계에서 진심이 이렇게나 전해지기 힘든 것인가, 왜 이리 왜곡되나
상대방을 점점 원망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친절에 대한 보답을 기대하지 말라는 말이 뼈저리게 와닿았다.
자신이 베푼 친절에 대해 당연히 보답을 기대하는 사람,
겉으로는 보답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상대방의 은인으로 여기는 사람,
자신이 베푼 친절을 특별히 의식하지 않는 사람 중에 나는 어디에 속하는지
생각해 보니 답이 보였다. 대가를 기대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베푸는 사람은
풍성한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와 같다. 열매를 맺고 나서 아무런 보상을 기대하지 않고
다음 해에도 자연스럽게 새로운 열매를 맺는 포도나무를 떠올리며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진정한 친절은 상대의 마음에 씨앗을 심는 것이고,
그 씨앗이 자라나 열매를 맺도록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세상에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이 있음을 받아들여야 한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면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하지만,
불가능하다면 의미 없이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낫다.
누군가를 은혜도 모른다며 비난할 것이 아니라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 사람에게 과도한 기대를 품었던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 사람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신뢰한 것은 나의 선택이었고,
은혜를 베푼 것으로 이미 만족하면 그뿐이다.
누군가 나를 경멸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문제일 뿐이고,
누군가 나를 싫어해도 그것 역시 그 사람의 문제다.
나는 친절하고 호의적으로 대하면 된다.
잘못을 지적해야 한다면 비난이나 적대적인 태도가 아니라
참을성과 솔직함, 관대한 마음으로 지적하면 된다.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점검하면
마음속에 불만을 품지 않게 된다.


죽음과 삶, 성공과 실패, 고통과 쾌락, 부와 빈곤은 
선한 사람에게나 악한 사람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것이므로
그것들은 본질적으로 선도 악도 아니다.
지금 이 순간이라도 이 세상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마음에 새기면 나의 행동, 말, 생각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인생 지침서였다.


#초역명상록   #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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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Shakespeare, Memory of Sentences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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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영문학의 절반은 셰익스피어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영문학의 거장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너무나 유명하다.
각종 연극, 드라마, 영화는 물론 오마주한 작품도 너무 많아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너무나 친숙한데 정작 작품을 정독한 적은 별로 없다.
"가장 유명한 고전은 모두 알고 있어서 아무도 읽지 않는다."는 말처럼
나 같은 사람들이 많은 걸 안타깝게 여긴 북 큐레이터인 저자가
셰익스피어 원문 문장들을 엄선해서 인문학적 해석을 곁들인 책이다.
저자의 <문장의 기억 시리즈> 1편  버지니아 울프, 2편 안데르센을 
음미하면서 유익하게 봤던지라 3편 역시 기대만큼 만족하며
독서를 즐길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의 문장이라서 그런지 다른 편보다
개인적으로는 영어 공부를 제대로 안 해 온 게 더 후회가 많이 되었다.
영어를 좀 잘 하면 셰익스피어의 운율 뭐 이런 게 더 잘 느껴져
감동이 더 깊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십이야>는 크리스마스부터 12일 동안 축제를 벌이는 영국의 풍습에서 따온 제목이다.
크리스마스로부터 12번째 밤은 1월 6일로, 구세주가 나타난 것을 축하하는
축제 기간의 마지막 날로 유럽에서는 이날 하루를 
악의 없는 장난과 농담으로 아주 즐겁게 보낸다. 
그래서 작품 속에 유쾌한 농담이 많고
고정 관념에 대한 관객의 의문을 고조시킨 작품이다.
지금 시대에서 보면 변장과 여성 위장극이 너무 뻔하고 유치해보여도
당시에는 남성 배우가 여성 역할을 맡는 시대였고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아주 강했으니까 더 유쾌하게 느껴졌을 것 같다.


<윈저의 즐거운 아낙네들>에는 <헨리 4세>에 등장했던 성숙하지 못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는
팔스타프와 그의 부하 피스톨, 님이나 <한여름 밤의 꿈>에 등장했던 요정 여왕과
장난꾸러기 요괴 등이 많이 나오는데 이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요청에 따라 
기존의 인물들을 오마주했기 때문이란다. 사랑에 빠진 팔스타프가 등장하는 연극을 하나 
더 만들어 달라는 여왕의 말에 2주만에 작품을 썼다는 말도 전해지는 작품인데,
인상적인 대사나 문장은 많지 않지만 왕족이 아닌 서민의 삶을 그려낸
셰익스피어의 유일한 작품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중산층 시민 중에서 상대적으로 계급이 높은 팔스타프와 하층 계급인 피스톨, 님이
대립하면서 희극적 효과를 더욱 강조하고 있는데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인물들이 재창작된 만큼, 친숙한 이름을 찾아보면서
읽으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고 하니 기대가 되었다.


사랑과 우정, 배신과 용서 이야기가 흔한 것 같지만
수백 년이 흐린 지금 읽어도 감탄스럽다는 면에서 <베로나의 두 신사>는
셰익스피어의 언어가 갖는 천재성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셰익스피어가 젊은 시절 집필한 작품이라 그 어느 작품보다 풋풋한 참신함이
매력적이고, 셰익스피어의 시대를 연 초기작으로 이후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는 묘미가 있다.


16세기 후반 가부장제가 강하게 자리잡고 있던 시대여서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반항적인 여성 캐서린을 순종적으로 길들인다는 점에서
여성 차별적이고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작품이다.
당시의 여성 차별적 시선과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고,
페트루치오가 아내를 길들이기 위해 하는 일이 너무나 비상식적이어서
아내를 길들인다는 의도 자체를 비꾸며 블랙 코미디로 해석하기도 한다니,
시대가 원하는 인물상이 이렇게나 다르다니 우습기도 하다.


르네상스 초기 이탈리아 시 형식인 칸초네를 토마스 와이엇이 잉글랜드로 들여온 후
소네트는 14행시 5음도 정형시로 자리잡으며 잉글랜드 모든 작가가 소네트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하는 연인을 찬미하는 내용이라 시간이 자나면서
식상한 표현들이 다수를 차지해 점차 인기가 식어갔는데
셰익스피어가 참신한 내용을 담으면서 다시 유행하기 시작했다.
원래 소네트와 다른 내용을 담기 위해 자신만의 소네트 형식을 만들어
현재는 셰익스피어식 소네트로 따로 분류하고 있단다.


영문학의 정수 셰익스피어의 작품 속 명대사와 줄거리, 시대 배경과 해석을 비롯하여
셰익스피어의 소네트까지 부록으로 만날 수 있어 
압축된 문학의 정수를 소화해내는 기분이 들어 너무나 든든하고 고마운 책이었다.


#셰익스피어인간심리속문장의기억  #리텍콘텐츠  #고전문학  #자기개발  #문장의기억  #베스트셀러  #좋은글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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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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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마의 그림 카드 레시피에 가족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있어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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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일의 레시피
이부키 유키 지음, 김윤수 옮김 / 모모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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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아내 오토미가 건넨 고로케 샌드위치가 담긴 도시락 주머니를 받았는데
도시락 주머니에서 새어나온 소스가 손가락에 묻자
아쓰타 료헤이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도시락을 가져 가지 않고 그냥 낚시를 갔다.
그리고 몇 시간 뒤, 테이블 위에 손대지 않은 도시락 주머니가 그대로 놓은 채
오토미는 심장 발작으로 혼자 눈을 감았다.
그 도시락이 마지막 도시락이 될 줄 누가 알았겠냐, 
알았더라면 그렇게 소리 지르고 야속한 말을 하지 않았을텐데 료헤이는 후회막심이었다.
오토미는 늘 최고로 맛있는 음식을 정성껏 준비했는데 
아내의 요리를 제대로 칭찬한 적도 없이 너무나 당연시 여긴 자신을 자책하며,
오토미가 세상을 떠난 후 2주간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않고 있던 중 
갑자기 이모토라는 노랑머리 여자애가 나타났다.


오토미가 자원봉사로 그림 편지를 가르치던 복지 시설 리본 하우스의 원생이라며
오토미 선생님이 만약 자신이 죽으면 버릴 거, 정리할 게 많으니
바깥양반과 유릿치 언니가 곤란할거라며 집 정리나 바깥양반의 밥,
법회 같은 자질구레한 걸 49재 무렵까지 돌봐주길 부탁받았다면서 말이다.
갑자기 등장한 이모토는 오토미의 책상 서랍에서 '생활 레시피'라는 두꺼운 책자를 꺼냈다.
오토미 자신이 부모가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어머니한테 배워야 했던 걸 배우지 못해서
다른 사람에게 배우거나 깨달은 것들을 하나하나 잊지 않게끔 적어둔 것이
귀여운 스토리가 있는 일러스트가 있는 그림 카드 레시피로 발전시킨 것이다.
그림 카드 레시피는 부모에게 배우지 못해 당연한 걸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모토와 같은 아이들에게도 아주 유용했다.


여러 레시피 중 '장례식 날 레시피'는 물론 '49일의 레시피'도 있었다.
49재에 독경과 분향은 필요 없고 카드에 써진 레시피의 요리를 준비해
모두 함께 즐겁게 먹는 밝고 즐거운 대연회를 열어달라는 부탁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유리코가 남편 히로유키의 불륜으로 인해
이혼을 결심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료헤이는 딸 유리코와 오토미의 제자 이토미와 
얼굴이 하얗고 일본어를 잘 못 하는 외국 청년 하루미와 함께
오토미의 소원인 49재를 준비해나가기 시작한다.


유리코는 새엄마 오토미의 지난날을 기록한 연표를 전시하기로 하고,
연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전지 한 장을 대락 2년으로 잡고 2/3는 옴마의 역사를,
나머지 1/3은 그 시절의 풍속과 톱뉴스를 적는데 옴마의 역사에 적을 내용이 별로 없다.
결혼 전 내용이 적은 건 하는 수 없지만 이 집에 시집 온 다음에도 여백이 많은 건
너무 쓸쓸해서 자신과 찍은 사진이라고 붙이려고 찾았다.
5살부터 18까지 13년밖에 생활하지 않았고, 아버지도 옴마도 사진찍기를 싫어해서
함께 찍은 사진이 학교 입학식과 졸업식 정도밖에 없다.
어느 정도 유년기를 거친 자신을 의붓자식으로 삼은 옴마에게 사진이
적은 것은 아이를 낳지 않았던 사람의 인생이 낳은 사람보다 여백이 많아서일까
라는 생각에 유리코는 씁쓸해진다.
남편이 젊은 여자에게 빠져버린 이유가 생기지 않는 아이 때문이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슬펐을 것이다.


오토미는 할아버지 간호를 하다 혼기를 놓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시집간다는 건 자기 인생에 있을 리가 없다고 단념하고 있었다.
혼담이 들어와도 나이 든 사람을 잘 보살피겠다, 친척이 없으니 참을성이 많겠다는 등
가족이 아니라 일할 사람을 찾는 것 같아 싫던 와중에 료헤이를 알게 되었다. 
자신이 만든 돼지 호빵을 맛있다면서 정신없이 먹은 사람이 료헤이가 처음이어서
홀아비의 후처라도 좋았다는 오토미의 모습이 너무 가슴 찡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도 바라지 않고, 자신이 만든 음식을 진심으로 맛있게 먹는 모습의
기억만으로 평생 행복하고 평생 믿으며 함께 할 수 있단다.
싫다고 생각한 상대가 만든 건 도저히 먹지 못하니까 일해줄 사람이 아니라
좋아서 아내를 맞이한 거라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오토미가 안스럽고 사랑스러웠다.
료헤이씨가 나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 더 상냥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남자였다면
오토미의 마지막이 그렇게 서글프지는 않았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오토미가 부탁한 49일 대연회를 열심히 준비하고
아내의 그림 카드 레시피를 정독하며 열심히 실천하는 료헤이씨의 모습을 보니
무뚝뚝해도 분명 좋은 남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옴마의 연표에 엄마에게서 받은 그림 카드를 부착해도
빈 부분이 많이 남자, 자식을 낳지 않은 여자의 인생은 낳은 사람에 비하면
빈 곳이 많은 건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옴마와 핏줄로 연결되지 않았고 옴마의 인생에 대해 많이 알지는 못해도,
자신은 줄곧 새엄마가 좋았으니까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리본 하우스에 있었다는 걸 잊고 싶고 숨기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테니
리본 하우스를 졸업한 오비들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할 수도 없지만,
리본 하우스 출신임을 솔직하게 말하는 걸 주저하는 것은
지금 행복하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
리본 하우스에서 옴마가 테이트 오프 보드의 역할을 잘 해 낸 것이니까
연표가 비어도 괜찮지만 약간은 씁쓸했을 유리코는
49일 대연회에서 엄마의 연표가 빼곡한 기적과 같은 광경을 마주한다.
세상은 우리가 알지 못한 수없이 많은 익명의 테이크 오프 보드로 이루어져있구나,
옴마의 마지막 소원처럼 모두가 엄마 레시피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엄마를 생각하며 행복해하며 웃고 있음에 유리코 또한 삶의 희망이 생겼다.

49일 대연회 이후 이토미와 하루미와 더 이상 연락을 하지 못하는 건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소설을 소설일 뿐이니까. (스포금지^^)
불가능하지만, 정말 그리운 사람이 그렇게 내 앞에 나타나주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잘 짜여진 소설이었다.


#49일의레시피  #가족소설  #장편소설   #이부키유키  #베스트셀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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