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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시간_끄적끄적
LUMELA 지음 / 좋은땅 / 2024년 5월
평점 :
하루 종일 폰 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폰 보면 볼수록 단기기억상실증이 더 심각해지는 느낌이었다.
호르몬 때문인지 요즘 들어 단어나 문장이 빠릿빠릿하게 생각나지 않아서
아 이건 숏츠와 유튜브 때문이다 싶어서 폰을 멀리해보기로 했다.
오랜만에 가볍게 읽고 싶은 책이 생겼다.
책 제목은 자유시간 끄적끄적
말 그대로 루멜라 작가의 산문집이다.

시, 에세이, 동화 어느 것으로 제한할 수 없는 자유로운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었다.
이 문장에 격하게 공감했던 책이었다.

Lumière(루미에르) 불어로 “빛”이라는 뜻과 Melach(멜라흐) 히브리어로 “소금”이라는 뜻이 담긴 이름이라고 한다.
작가의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빛과 소금 같은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이름이 참 예뻤다.

책 앞장에는 작가의 시가 담겨있다.

기분이 멜랑꼴리 할 때마다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나와 참 많이 닮아있었다.
다만 나는 차마 누군가에게 공개하지 못할 내 치부들이 적힌 온갖 부정적인 감정이 뒤 섞인 글들이라면
이 책은 다양한 감정을 자유 시간에 끄적끄적인 오춘기 일기와도 같다고 했다.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가을과 겨울, 봄, 여름 세 부분으로 시집은 나누어져 있었다.

말투가 참 거슬리는 사람
제목 그대로 나는 말투가 거슬리는 사람과는 상종을 하지 않는다
작가의 글을 보고 나서 나라는 사람이 얼마나 극단적이었는지를 조금은 반성하게 되었다.
진심이 통할 시간을 나는 과연 그 사람에게 기회를 제공한 적이나 있었던가

작가의 슬기로운 취미생활 중 하나 시집 읽기
작가가 추천해 주는 시집들의 소개가 담겨있다.

귀여운 일러스트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던 부분


그리고 귀여운 캐릭터 얌뱅이 동화가 담겨 있었다.
정말 이 책은 어느 장르를 하나 특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매력이 넘쳤던 책이다.


내 친구 얌뱅이를 아기자기하게 그려내어 일러스트 감상하면서 편하게 책 쭉쭉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여름의 주제답게 생동감 넘치는 시들이 담겨 있었다.

사랑하는 이와 영도에 내려와 둘이서 자그마한 카페를 지을 것이라는 작가의 글을 보고 내 서울 친구가 생각이 났다.
한평생 부산 해운대에서 자랐던 나는 부산에 대한 감흥이 1도 없지만
친구는 나중에 남편과 함께 꼭 영도에 내려와서 살고 싶다고 누누이 이야기한 적 이 있었다.
이쯤 되면 영아일랜드(영도)의 매력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닫는 글은 독특하게 작가의 미래의 남편에게 전하는 말로 시집의 마무리한다.
정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 넘치는 책이었다.




타인의 일기를 엿보는 건 늘 재미있고 흥미로운 일인 것 같다.
덕분에 작가의 오춘기 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책 읽는 시간만큼은 도파민에 중독되지 않아서 더 좋았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