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평론가 이범의 2017년 대학생대상 강연을 다듬고 보강해 엮은<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 읽는 동안 정말 강연장에 앉아 직접 저자의 목소리를 듣는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읽었다. 우리 교육과 입시의 현실을 해외 선진국들의 사례와 비교해 적확하게 짚어주는 1장은 저자의 기존주장을 에센셜하게 전달한다. 2장은 최근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지만 막연히 두려움부터 앞서게하는 4차산업혁명의 시대를 예측해보면서, 전문가도 아직 알수 없는 기술의 진화방향이나 속도를 예측하려하기보다 일생동안 직업을 여러번 바꿀 확율이 높아질 미래에 개인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역설한다. 3장은 탈학벌 탈스펙이 이미 시작되었고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인재와 요구받는 능력이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여서 채용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말한다. 4장은 양극화심화로 이미 헬조선이라 불리는 현실보다 더한 파국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며 5장에서 파국을 막기위한 개혁안과 뜻밖의 제안을 밝힌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여러 교육이슈마다 흔들리던 차에 4차산업혁명의 지나친 강조가 오히려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던 터였다. <나의 직업 우리의 미래>는 일단 현실을 바로 알기위해 복잡하고 답답한 문제상황을 직면하고 과거로부터 이어져온 상황과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우리의 미래를 좀 더 냉철하게 예측해보자고 한다. 2장을 읽고 막연한 두려움은 어느정도 떨칠 수 있었지만, 5장을 처음 읽었을 때 '비관적인 미래가 예측되더라도 연대함으로써 극복해보자는 제안이라니 너무 나이브한게 아닌가,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쓰신게 아닌가, 민주연구원에 계셨던 분이 맞나' 싶은 생각에 의아하기만했다. 그러나 '기회균등, 사회적 대타협, 양보, 연대'라는 말의 의미와 가치를 새삼 곱씹어보면서 개인이 바꾸기 어려운 사회적 문제상황을 극복하기위해서는 목소리를 내고 정치에 관심을 가지되, 연대의식을 해칠정도로 극단에 서서 상처입히고 상처주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주장에 결국 설득당할 수 밖에 없었다. '훌륭한 지성의 잣대는 대립되는 두 개념을 동시에 마음에 품으면서도 여전히 기능할 수 있는 것이다. 가령 상황이 가망 없다는 걸 깨달을 줄 알면서도 동시에 어쨌든 상황을 바꾸겠다고 결심할 수 있는 것.' - F.스콧 피츠제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