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주는 나무 외 청목 스테디북스 62
셸 실버스타인 지음, 이상영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그 때 제 나이 열넷이었나봐요..친구들 사이에 전설처럼 이 빠진 동그라미 얘기가 떠 돌았죠. 들은 풍문엔 아주 그럴듯하더라구요.

이 빠진 동그라미가 있는 데..그 빠진 이를 찾아 세상 구경을 하며 하염없이 굴러다닌데요..눈도 맞고 비도 맞고..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은 어디 남의 얘기겠어요..그렇게 가다가 꽃을 만나면 인사하고..향기도 맞고..나비도 만나고..틈틈이 ..자기 몸에 꼭 맞을 것 같은 조각들과도 만나죠..사연 많은 시간과 날들이 흘러가고 ..드디어 잃어버린 한 쪽을 만나서..멋진 동그라미로 완벽하게 거듭나죠..

세상일엔 모두 일장일단이 있다죠..우리의 동그라미도 그 법칙을 비껴갈 수는 없네요..채우지 못한 부분을 채우고..정말 동그라미다운 동그라미가 되었지만..이 빠져 있으므로 해서 배우던 세상은 잃어버리고 말죠..부르던 노래도 못 부르고..친구들과 얘기할 수도 없고..그런 슬픈 일들을 겪고는..동그라미는 결심을 합니다..어렵게 찾은 한 쪽을 빼버리기로..그래서 동그라미는 다시 노래하고 춤추며 세상을 행복하게 굴려다니며 행복하게 살았다는 얘기...

아하..세상은 이렇게 사는 거구나..우리가 원하는 것을 모두 가져도..절대 행복하기만 한 건 아니구나..그러니까 우린 자기 한 쪽을 빼 버린 동그라미처럼 ..그렇게 약간은 헐렁하게 살아야 하는 거구나..다 가지고도 행복할 수 없다면..그럼 어떻게 살아야하나..등등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후로 쭈욱 자기를 비워내며 사는 것만이 옳게 사는 법이라 여기며..그렇게 될려고..그 흉내라도 내며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근데 그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이 사는데 한 가지 방법만이 옳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어쩜 딴 동그라미는 잃어버린 한 쪽을 찾아다니다.. 한 쪽을 찾고는 아주 행복하게..(다시 빼버리지 않고도)..살았을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해 봅니다.

길이 여러 갈래이듯이..사는 모습..사는 방법도 다 다릅니다. 헐거운 동그라미로 행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비워진 부부을 꼭 채우고서야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거라 봅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거든 저거든..내가 살고 싶은 방식과 모습입니다. 딴 사람이 어떤 모습..어떤 색깔로 살든 나하곤 맞지 않을 수 있다는 걸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일일거라 여깁니다.

전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들던데요..동그라미가 굴러가다 한 조각을 만나서 자기와 맞는지 맞춰 보자고 합니다..그럼 그 조각이 이렇게 말하죠..난 누구의 부분도 아니고 난 그냥 하나의 조각일 뿐이라구..작은 덩치에 ..우주만큼 크고 멋진 철학을 지니고 세상을 살아가는 것 같다고 느꼈습니다. 작은 조각처럼 멋진 자기 철학과 원칙을 가진 사람으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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