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의 감정 수업 - 세상이란 파도를 거침없이 타기 위한 자현 스님의 가르침
자현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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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카시오페아출판사 (@cassiopeia_book )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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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마음공부나 명상을 생각할 때 ‘비움’, ‘억제’, ‘정적’ 같은 단어를 떠올린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감정 조절’을 요구받는다. 화를 내면 성격이 급한 사람, 슬퍼하면 나약한 사람, 불안해하면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표식이 붙는다. 그리하여 우리는 이성이라는 매끄러운 가면 아래 요동치는 감정을 꾹꾹 눌러 담으며 살아간다.

이를 누르기 위해 행하는 전통적 명상법이나 마음 챙김이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치열한 현대인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해답이 되어주고 있는가?
하지만 억눌린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화병이나 우울증, 혹은 타인을 향한 번아웃과 왜곡된 질투로 튀어나오곤 한다. 이를 통해 이성 중심의 통제가 가진 명확한 한계를 보여를 볼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학승 자현 스님의 신간 《부처의 감정 수업》은 이러한 고정관념의 정수리를 죽비로 강렬하게 내리치는 책이다. 스님은 감정을 억누르고 조절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삶을 주도적으로 살아가게 만드는 본질적인 에너이자 오랜 진화의 유산으로 바라본다.

이 책은 현학적이고 추상적인 사유에 갇힌 불교가 아니라, 지독히 현실적이고 호쾌한 ‘현대인을 위한 감정 해방 가이드’다. 화가 날 때는 맛깔나게 화를 내고, 불완전한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비로소 마음의 분열이 멈춘다. 감정을 억누르는 데 쓰던 방대한 에너지를 ‘나다운 삶’을 구현하는 데 쓸 때, 비로소 내 삶의 진짜 주인이 되는 셈이다.

🔖“우리가 불행해진 건 세상이 나빠져서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우리 눈이 달라져서임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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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환경이나 타인을 바꾸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세상의 모순과 불합리함에 절망하며 환경을 탓할 때 삶은 수동적으로 변한다. 세상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세상을 바라보는 내 안의 안경을 바꾸는 것, 그것이 바로 무기력한 현실을 버텨내고 스스로를 구원하는 가장 지혜롭고 현실적인 첫걸음임을 깨닫게 된다.

🔖​“‘너는 너고, 나는 나다’라는 이 당당한 유일성을 깨닫는 것, 그것이 제가 강조하는 ‘존재로서의 강자’가 되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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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고통은 대부분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우주에서 ‘나’라는 존재는 오직 하나뿐이기에 본래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하나밖에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절대적 가치를 갖는다는 지적은, 세상의 평가는 물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내 존재 자체를 당당하게 세울 수 있는 거대한 자존감의 뿌리가 되어준다.

🔖“성내는 마음이 일어나면 성내는 대로, 짜증이 나면 짜증이 나는 대로 ‘지금 이대로의 내 작용’을 온전히 인정해버리면 마음이 찢어질 일이 없어요. 그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마침표를 딱 찍어버릴 때, 도리어 불완전함을 넘어서는 또 다른 진짜 완전함에 다다릅니다.”

인간을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은 감정 그 자체라기보다, ‘화내지 말아야지’, ‘우울해하지 말아야지’ 하며 감정을 부정하고 억누르는 이중의 스트레스다.
감정이 일어나는 현상 그대로 마침표를 찍어줄 때, 그 불완전함은 도리어 완전함으로 승화된다. 이 역설이야말로 마음의 기복에 휘둘리는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현실적 구원’이다.

지나친 도덕주의와 자기반성은 종종 자존감을 갉아먹고 우울감을 부른다.
이에 대해 스님은 나를 보호하기 위한 당당한 방어기제를 주문한다.
🔖“고정관념에 갇혀 스스로를 무장 해제하지 마십시오. 자기를 보호하는 방식으로 ‘네 탓’을 당당하게 하세요. “내 탓이다.”라고 외치다가 우울감으로 내가 무너지고 나서 후회해봐야 아무 소용없습니다. 내 멘탈이 살아야 세상도 있는 법이니까요.”

또한, 세상의 거센 변화와 타인의 시선 앞에서 주눅 들지 않는 배짱을 강조한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사실을 잊지 마세요. 내가 중심을 잡고 “어쩔 건데!”라는 태도로 나에게 다가오는 변화를 타고 흐를 때, 세상 그 어떤 명품보다 빛나는 ‘진짜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직설적인 화법은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유일성과 존엄을 지켜내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막이자, 내가 내 삶의 주권을 회복하는 선언인 셈이다.

《부처의 감정 수업》은 돈과 욕망, AI 시대의 생존 전략까지 아우르는 ‘슈퍼 현실주의’를 지향한다. 🔖“돈을 잘 벌 수 있는 것도 능력입니다. 현상적인 자본의 힘을 무시하면서 본질적인 행복만 찾겠다는 건 반쪽짜리 철학이에요. 자본주의의 현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그 안에서 내 능력을 발휘해 현상적 복을 취하는 것, 그러면서도 그 현상에 휘둘리지 않는 본질적 강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

세속의 가치를 무조건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그에 매몰되지 않는 균형감각, 그리고 이성을 뛰어넘는 감정과 창의성이 AI 시대의 경쟁력이 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부처님의 2,600년 전 가르침이 지금 이곳에서도 얼마나 생생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세상이 안 바뀌니까 그거라도 하는 거예요. 현실을 바꿀 능력이 있으면 당장 바꾸면 됩니다. 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으면 선택지는 뻔합니다. 내 관점이라도 바꿔서 버텨야 합니다.”

흔히 '관점을 바꾸라'는 조언은 체념이나 현실 도피처럼 들리기 쉽다. 그러나 이 구절을 읽으며 느낀 점은, 관점의 전환이 ‘내가 가진 삶의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가장 강력한 능동적 선택’이라는 사실이었다.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가 없다. 세상을 바꿀 수 없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눈을 바꿈으로써, 나는 여전히 내 삶의 지배자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책의 깊은 여운으로 남는 것은 저자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던지는 따뜻한 메시지다. 🔖“감정이 파도라면 당신은 바다다”라는 프롤로그의 비유처럼,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밀려오는 감정이라는 파도에 휩쓸려 스스로를 파도 그 자체로 착각하곤 한다. 하지만 파도가 아무리 거세게 쳐도 그 바탕인 바다 본연의 깊이와 넓이는 변하지 않는다.

일상이 흔들리고 마음이 조급해질 때마다 에필로그의 한 마디, 🔖“내가 내 편을 안 들어주면 누가 내 편을 들어줄까”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건네게 될 것 같다.
내 안의 불완전함, 질투, 분노까지도 기꺼이 품어주고 내 편이 되어줄 때, 비로소 세상이라는 거친 바다 위에서 가장 당당하고 자유로운 '내 삶의 서퍼'로 서게 될 것이라는 묵직한 울림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잔향으로 남는다.

바다는 몰아치는 파도를 배척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그저 자기 몸으로 껴안고 타고 흐른다. 우리 역시 내 안에서 피어나는 화, 불안, 질투, 욕망이라는 파도를 무조건 억누르거나 비우려 애쓸 필요가 없다. 불완전한 모습까지 포함한 '지금, 여기'의 나를 당당히 대긍정할 때, 그 어떠한 세상의 억까(억지 까기)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온전히 나다운 존재로서 생을 자유롭게 유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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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의 심리학 - 1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시장의 본질
조지 C. 셀든 지음, 김동선 옮김 / 반니출판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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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주식시장은 그야말로 ‘이성이 마비된 현장’이었다. 뚜렷한 악재도 없고 기업들의 실적도 견조한 상황에서 한 달 내내 이어진 폭락, 그리고 월가 헤지펀드 작전설까지 돌 정도로 소문과 불안에 휩싸였던 시장은 개미 투자자들의 패닉셀과 반대매매를 연이어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7월의 마지막 날 언제 그랬냐는 듯 급반등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다시 한번 서늘한 진실을 목도하게 된다. 시장을 실제로 쥐락펴락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재무제표'나 '지표'가 아니라, 화면 너머에 존재하는 '사람들의 심리'라는 사실을 말이다.

주식시장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처럼 참 아이러니한 순간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기업은 여전히 돈을 잘 벌고 있고 명확한 악재도 없는데, 시장은 마치 당장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무섭게 곤두박질치곤 한다. 최근 우리 증시에서 펼쳐진 급락과 팬닉셀, 반대매매의 폭풍을 목격하며 가슴을 졸였던 투자자라면 《주식시장의 심리학》이 던지는 메시지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뼈 아픈 실전 고백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흔히 지금의 주식시장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르다고 착각한다. 초고속 HTS와 MTS, AI 알고리즘 트레이딩,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뉴스 피드로 무장했으니 훨씬 이성적이고 현대적일 것이라 믿는 것이다. ​G. C. 셀든이 1912년 뉴욕증권거래소 현장에서 포착해낸 것은 다름 아닌 '시장을 움직이는 진짜 동인'이었다.

금리나 실적 같은 기초 체력(펀더멘털)이 주가의 거대한 줄기를 형성한다면, 매일의 피 말리는 등락과 극단적인 버블, 그리고 패닉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투자자 대중의 심리적 태도라는 점이다. ​

행동경제학이라는 개념이 뿌리내리기도 전에 셀든은 이미 인간의 편향을 간파했다. 최근 아시아 증시를 흔들었던 월가 헤지펀드의 작전설이나 세력의 '개미털기' 파동 역시 마찬가지다.

주가가 떨어지면 이유를 찾아 헤매고, 내가 가진 종목의 호재만 끌어모아 믿으려 하며, 공포에 질려 바닥에서 주식을 던져버리는 행태. 이 모든 모습은 100년 전 뉴욕이나 지금의 한국 시장이나 놀랍도록 똑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국대급 기업들이 뛰어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현상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던 이들이 많았을 것이다. 셀든은 이에 대해 명쾌하고도 뼈아픈 해답을 제시한다.

🔖“좋은 뉴스가 나올 때는 이미 주가가 충분히 오른 상태다. 반대로 나쁜 뉴스를 보고 판다. 그런데 나쁜 뉴스가 나올 때는 이미 주가가 충분히 내린 상태인 경우가 많다.”

시장은 결코 '현재'나 '과거'를 사지 않는다. 시장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지금 이 순간의 가격에 선반영한다. 아무리 눈부신 흑자를 냈더라도 시장이 이미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그 뉴스는 호재가 아닌 '재료 소멸'이자 하락의 신호탄이 된다.

이번 하락장에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버티지 못하고 물량을 던진 것 역시 시장의 절대적 가치가 훼손되어서가 아니라, 남들이 팔기 시작했다는 '공포'와 '조바심'이 만든 심리적 패닉 때문이었다.

​또한, 셀든이 강조하는 '역발상'은 남들과 무작정 반대로 행동하는 만용이 아니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던질 때 무작정 사 모으는 것이 역발상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가 극단으로 치달았을 때 나의 포지션 편향을 내려놓고 '편견 없는 관찰자'가 되는 것이다.


주가가 급락할 때마다 커뮤니티에는 "기관이 다 팔았으니 이제 올라갈 때 됐다", "세력이 개미를 털고 있다"라는 식의 해석이 난무하다. 남의 행동을 지레짐작하고 추측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쏟는 순간, 정작 본인의 냉정한 투자 기준은 사라지고 만다.

🔖"이 종목을 오늘 처음 본다면 살 것인가. 살 것이라면 그대로 들고 가도 된다. 사지 않을 것 같다면, 왜 지금도 들고 있는지를 솔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주식을 매수한 순간부터 객관성을 잃어버린다. 손실을 인정하기 싫은 자존심, 내가 산 가격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간절함, 손절매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미 펀더멘털이나 흐름이 깨진 종목을 '사랑'하게 된다.

"오늘 처음 본다면 과연 이 주식을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내 계좌를 지배하고 있던 손실 회피 편향을 단칼에 베어내는 가장 강력한 청진기이자 경고등으로 다가왔다. 매수가에 사로잡혀 시장을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는 우리에게, 오늘 처음 이 종목을 보는 '제3자의 눈'을 가질 것을 촉구하고 있다.

​그리고 에필로그와 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문장은 가슴속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무지가 아니라 잘못된 확신이다. 모른다는 것을 아는 투자자는 조심한다. 하지만 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는 무모해진다.

🔖"시장 앞에서 겸손하라."

​투자의 세계에서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은 시장에 대한 무지가 아니다.
"이번엔 다를 거야", "내가 세력의 의도를 완벽히 읽었어", "이 종목은 무조건 올라"라는 자만과 잘못된 확신이다. 내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착각을 버리고, 시장의 흐름에 겸손하게 내 몸을 맡길 때 비로소 투자라는 거친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 준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초심자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조심스럽게 원칙을 지키지만, 얼설프게 시장을 안다고 자만하는 순간 투자자는 무모해지고 세력의 덫에 걸려 쪽박을 차게 된다.

결국 투자는 숫자를 맞히는 게임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욕망과 공포를 제어하는 '자기 이해의 과정'이다. 셀든이 남긴 원칙들이 대부분 "무엇을 하라"가 아닌 "무엇을 하지 마라"라는 부정형의 경고였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익을 극대화하는 화려한 기교보다 중요한 것은, 폭풍우가 치는 시장 속에서 내 이성을 지키고 치명적인 실수를 피하며 '오래 살아남는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의 시장 폭락과 반등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거나 판단의 기준을 잃고 흔들리는 투자자라면, 잠시 차트와 실시간 뉴스 창을 끄고 이 고전을 펼쳐보길 권한다.
10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왔음에도 여전히 똑같이 작동하고 있는 인간의 거대한 심리적 굴레를 확인하는 순간, 비로소 시장을 대하는 시야가 넓어지고 차분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시장이 내 편이 되어줄 것이라 착각하지 않고, "내가 시장의 파도를 읽고 따라갈 수 있다"는 겸손한 확신을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투기꾼'이 아닌 참된 '투자자'로서 시장에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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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무엇인가 해야 할까 - 성과 중심 사회, 목적에 얽매이지 않는 삶은 어떻게 가능한가 ㅣ 고쿠분 고이치로 철학 강의 시리즈
고쿠분 고이치로 지음, 박영대 옮김 / 유유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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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의 노예가 된 시대, 우리는 ‘무엇을 하지 않을 자유’를 상실했다.'
- '모든 행위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때, 역설적으로 인간의 자유는 설 자리를 잃게 된다.'
- '목적이 불분명한 시간은 ‘낭비’라는 이름으로 규탄받는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왜 그걸 해?”라는 질문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상어다.

공부를 왜 하는가? 취업을 위해서.
운동을 왜 하는가? 건강을 지키거나 외모를 가꾸기 위해서.
쉬는 것은 왜 하는가? 다음 날 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서.

우리는 행동에 명확한 이유나 ‘목적’이 없으면 불안을 느끼며,
쉼조차 ‘재충전’이라는 생산적 목적으로 포장해야만 마음을 놓는다.

일본의 철학자 고쿠분 고이치로는 이 책에서 바로 이 당연해 보이는 상식에 날카로운 균열을 낸다. 저자의 철학 강의는 이러한 현대인의 근본적인 강박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모든 행위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환원되는 사회는 과연 자유로운가?
도파민과 성과 중심의 강박 속에서, 우리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 아니라
‘목적’이라는 거대한 감옥 안에 스스로를 가두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전작 《한가함과 지루함의 윤리학》에 이어, 이번에는 자본주의와 관리 권력이 인간을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기제가 바로 이 ‘목적과 수단의 논리’임을 파헤친다.

책의 1장에서 저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절, 철학자 조르지오 아감벤이 던졌던 논란의 화두를 재조명한다. 당시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지고의 ‘목적’ 앞에서 기본권과 이동의 자유 제한은 너무나 당연하게 수용되었다.
저자는 아감벤의 지적을 인용하며 현대 사회가 인간의 다채로운 삶의 양식을 모두 벗겨낸 채 오직 생물학적 생존만을 최우선시하는 ‘벌거벗은 생명(nuda vita)’으로 우리를 축소시켰음을 비판한다.

🔖"생존 외에는 어떤 가치도 갖지 않는 사회란 도대체 무엇일까."

생존이라는 절대적 목적이 주어질 때 시민들은 권력의 통제를 순순히 받아들인다. 저자는 바이마르 공화국 시절 대통령 긴급명령과 수권법이 남용되다가 끝내 나치즘이라는 비극으로 이어졌던 역사를 상기시키며, 행정권이 입법권을 넘어설 때 발생하는 위험을 경고한다.

이 경고는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를 목도했던 한국의 현대사에도 서늘한 혜안을 제공한다. ‘목적’만 정당하다면 수단의 폭력성이나 자유의 제한을 너무 쉽게 용인하는 사회는, 언제든 예외상태가 일상화되는 전체주의적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목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저자는 발터 벤야민과 한나 아렌트를 경유하며 ‘목적 없는 수단’과 ‘놀이’의 개념을 제시한다.

벤야민이 말한 프롤레타리아적 총파업처럼, 어떠한 요구 조건(목적)을 내걸고 협상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기존의 정당화 체계 자체를 중단시키는 ‘순수한 수단’에 주목한다. 또한 목적을 벗어나는 경험, 즉 사치와 낭비, 그리고 규칙 자체를 즐기는 ‘놀이’야말로 목적 중심의 자본주의와 관료제에 균열을 내는 가장 유쾌하고 강력한 저항임을 역설한다.

🔖"자유는 목적에 저항한다. 자유는 목적을 거부하고 목적을 피하고, 목적을 넘어선다."

우리가 목적이라는 잣대를 치워버릴 때,
비로소 행위 그 자체의 기쁨과 진정한 자유가 숨 쉴 공간이 열린다.


이 책을 읽으며 마음에 맴돌았던 구절은 들어가는 말에 등장하는 저자의 솔직한 고백이었다.
🔖"우리는 목적이라는 말 없이는 무언가를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 목적이라는 것을 그 자체로 검토의 대상으로 삼는 행위 자체가, 듣는 사람에게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를 접했을 때와 같은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닐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알 수 없는 부끄러움과 충격이 밀려왔다.
나 역시 "목적을 검토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목적 없이 살라는 건가?
그럼 무기력하게 방황하라는 뜻인가?' 하고 반발했기 때문이다.

목적 없는 삶은 곧 '낙오'이자 '실패'라고 가르치는 사회에서 자라난 나에게,
목적을 의심하는 철학적 태도는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처럼 낯설었던 것이다.
그러나 저자의 안내를 따라가며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말하는 '목적'의 대부분은 사실 내 내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가 끊임없이 소비하게 만들기 위해 주입한 '타인의 목적'이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또한 사법 권력의 무력함과 권위에 대해 아렌트의 사상을 끌어와 설명하는 부분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사법 권력이라는 것이 사실 삼권 중 가장 약한 권력이기 때문입니다. ...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이 권력에 권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아렌트는 지적합니다."

물리적 힘(행정)도, 법을 만드는 힘(입법)도 없이 그저 판결만 내리는 사법권이 그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신전 같은 웅장한 건축물을 필요로 했다는 직관은, 오늘날 권력의 균형이 무너지고 행정권이 비대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민주주의의 기틀이 얼마나 위태롭고 섬세한 균형 위에 서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우리는 왜 무엇인가 해야 할까》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던 일상의 '효율'과 '목적성'이 어떻게 개인의 삶을 고갈시키고, 나아가 정치적 민주주의까지 위협하는지 파헤치는 생생한 현실 철학이다.

책을 덮고 난 뒤 번역가의 마지막 질문이 묵직한 추처럼 마음속에 남는다.
📌"우리는 지금 자유롭게 살고 있는가?"
매일 아침 '오늘 해야 할 일(To-Do List)'을 채워 넣으며 불안을 달래는 우리들에게, 이 책은 잠시 멈춰 서서 아무런 목적도 없는 '불요불급한 시간'을 누려보라고, 바로 그 무목적의 자리에서 진짜 삶과 자유가 시작된다고 나지막이 속삭이고 있다.

끊임없이 "너는 왜 그것을 하느냐"고 묻고 이유를 요구하는 이 사회에서,
아무런 목적 없이 그저 존재하는 순간을 지켜내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삶의 주권을 되찾고, 나아가 민주주의라는 일상을 지켜내는 가장 아름다운 저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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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의 사생아들 : 레프 톨스토이 x 오귀스트 르누아르 ㅣ 세계문화전집 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외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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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물은 #책읽는쥬리 (@happiness_jury ) 님 서평단 모집을 통해 모티브(@motivebooks.official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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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예술적 성취 뒤에 감춰진 인간적인 나약함과 모순을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복잡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모티브 세계문화전집 3권 《거장의 사생아들》은 러시아 문학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와 인상주의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라는 두 거장을 ‘사생아’라는 어둡고도 내밀한 키워드로 끌어내려, 빛과 그림자가 공존하는 한 인간으로서 담담히 조명한다.


우리가 예술을 통해 만나는 거장들은 흔히 신화화되곤 한다. 톨스토이는 엄격한 도덕과 성찰을 외친 영적 스승으로, 르누아르는 따스한 햇살과 삶의 환희를 그려낸 기쁨의 화가로 각인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들의 눈부신 성취 뒤편에 놓인 사생아—티모페이와 잔—라는 엄연한 한계를 성찰하게 만든다.

책 속에서 수록된 소설 <악마>에서 주인공 예브게니가 겪는 욕망과의 사투는, 영지의 농민 여인 아크시냐와의 사이에서 사생아를 낳았던 톨스토이 본인의 고통스러운 자백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덕의 잣대로 자신과 세상을 칼같이 재단하던 대문호가 정작 가장 가까운 혈육에게 보인 철저한 무관심과 냉대는 참으로 서늘하고도 쓸쓸한 아이러니다.



톨스토이는 끊임없이 자아를 비추는 ‘거울’의 인물이었다.
🔖"가장 심한 정신병자란, 자기 안에 있는 건 못 보면 남에게서만 광기의 징후를 보는 자들임이 분명하다"

그는 소설 <악마>나 <크로이체르 소나타>, 그리고 수많은 일기를 통해 스스로를 도덕의 가늠자에 두고 엄격한 잣대를 대며 작품 속 주인공 예브게니의 내적 갈등을 묘사했다. 그러나 그 위대한 사상가조차 자신이 만들어낸 도덕적 철학에서 벗어나 실제 삶의 과오를 완전히 책임지지 못했다.

자신의 죄의식을 글로 옮겨 작품화하면서도 정작 현실의 티모페이는 마구간에 남겨두었다는 점은, 인간이 가진 도덕적 이중성과 연약함을 가장 서늘하게 증명한다. 그는 스스로의 위선에 괴로워하면서도, 역설적으로 그 비겁함을 문학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반면 르누아르는 아름다운 삶의 순간을 포착하는 '창문’의 인물이었다.
평생 4천 여 점이 넘는 그림을 그리며 눈부신 여자아이들과 연인들의 미소를 담아냈지만, 젊은 시절 연인 리즈 사이에서 얻은 딸 잔은 파리에서 멀리 떨어진 노르망디에 숨겨두어야 했다. 물론 톨스토이와 달리 꾸준히 양육비와 편지를 보내며 한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책임을 다하려 애썼지만, 그가 그린 그 수많은 화폭 중 어디에도 정작 자신의 딸인 잔의 얼굴은 존재하지 않았다.

🔖​"맨 오른쪽 소녀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정황상 이웃집 아이를 모델로 그린 걸로 짐작되지만, 왜 르누아르는 <화가의 가족>이란 제목으로 그림을 그리며 뜬금없이 소녀를 넣었을까요?"

- ​“가장 그리고 싶었던 건 아니 그렸던 건 누구였을까?”

​가족사진과도 같은 화폭 한구석에 뜬금없이 들어앉은 낯선 소녀. 어쩌면 평생 숨겨야만 했던 딸 잔을 이렇게라도 자신의 울타리 안에 품고 싶었던 화가의 뒤늦은 부정이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은, 르누아르의 그 밝고 화려한 그림들 뒤에 깔린 아득한 슬픔을 들춰낸다.


위대한 도덕가인 척했던 거장이 정작 가장 가까운 혈육에게는 모진 아비였다는 사실은 거장의 신화를 깨뜨린다. ​그러나 이 책이 선사하는 진짜 가치는 두 거장을 악마화하거나 무작정 변호하는 데 있지 않다.

책 속의 질문처럼,
🔖​"나는, 누군가의 삶을 함부로 재단할 만큼 정말로 완전 무결한 삶을 살았는가? 세상은, 정말로 그렇게 단순한가?"

​우리는 과연 타인의 삶에 쉽게 돌을 던질 수 있을 만큼 고결한가? 톨스토이의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떠올리며 그 거룩한 문장들에 배신감을 느끼다가도, 결국 우리 역시 타인에게 완벽한 인간일 수 없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스스로의 거울 속에서는 끊임없이 변명하고, 창문 너머로는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내어놓으며 살아가는 약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또한 저자의 말대로
​"두 거장은 사생아를 외면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들을 작품으로 바꾸었습니다."

​위대함과 옹졸함, 고결한 이상과 비겁한 현실이 한 사람의 내면에서 기괴하게 꼬인 채 공존하는 것, 그것이 바로 불완전한 '인간'의 본질일지도 모른다.
톨스토이는 자신의 죄의식을 소설이라는 거울로 고백했고,
르누아르는 자신의 결핍을 캔버스라는 창문 너머의 아름다움으로 채우려 했다.

역설적이게도 그들이 지닌 인간적인 한계와 죄의식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그 불멸의 작품들 또한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적 위대함이 개인의 도덕적 완벽성을 보장하지 않으며, 거장 역시 시대적 한계와 이기심을 극복하지 못한 연약한 인간이었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더욱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것은 거장들의 그늘 아래서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간 아이들의 삶이다.

🔖​"기록이 별로 남아있지 않은 탓에 사생아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어떤 생각으로 가지고서,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는 알기 어렵다. 이들은 역사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숨겨진 존재들이다."

​자신의 생부 톨스토이와 이복동생들을 위해 마차 채찍을 잡아야 했던 티모페이의 심정, 그리고 평생 아버지를 파리의 유명 화가로만 바라봐야 했던 잔의 심정은 그 어떤 소설보다 비극적이다. 공교롭게도 서로의 존재를 알지도 못했던 두 거장의 사생아, 티모페이와 잔은 같은 시기에 세상을 떠났다. 역사의 그늘 속에 철저히 가려진 채 가난과 쓸쓸함 속에 생을 마감했을 그들의 삶을 떠올리면 아득한 먹먹함이 밀려온다.

​《거장의 사생아들》을 읽고 난 뒤 오래도록 남는 여운은 '거장들에 대한 환멸'이 아니라 '나 자신의 거울을 들여다보는 서늘함'이다. 스스로 도덕적이라 믿으며 살아가지만, 나 역시 누군가에게 외면이라는 이름의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내 삶의 그늘을 외면한 채 밝은 창문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거장들의 불완전함과 모순을 마주하는 일은, 불완전한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를 다짐하게 만드는 지극히 인문학적인 여정이 되어준다. 또한 그들의 빛과 그림자를 있는 그대로 직시함으로써, 완벽하지 못한 인간이 지닌 비극과 한계를 이해하도록 이끌어준다.

- 🔖"나는, 내 과오를 안고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
- 🔖"인간은, 왜 이토록 연약한가."

책을 덮고 나면 톨스토이의 소설과 르누아르의 화폭이 전과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 수채화와 문장들 사이로, 평생 거울과 창문 사이에서 고뇌했을 두 연약한 인간의 숨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오는 듯하다. 톨스토이가 던졌던 유명한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물음이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평생 사랑과 도덕을 노래했던 거장조차 정작 가장 가까운 혈육에게 사랑을 온전히 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타인과 스스로에게 얼마나 정직하고 당당한가?

사람 역시 살아가며 완벽하게 순결할 수 없고, 누군가에게 의도치 않은 상처나 그늘을 남기며 살아간다. 완벽한 인간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자신의 과오를 끌어안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는 불완전한 인간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거장들의 숨겨진 삶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불완전함을 함부로 단죄하지 않는 자세, 그리고 자신의 오점을 직시하며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는 성찰의 가치를 배우게 된다. 톨스토이의 거울과 르누아르의 창문이 잔상처럼 오랫동안 가슴속에 맴도는 이유다.

​거울 속의 내 솔직하고 비겁한 모습을 마주하는 일,
그리고 창문 너머 내가 놓치고 지나간 수많은 외면된 존재들을 돌아보는 일. 거장들의 광채에 가려져 있던 1934년의 두 이름,
티모페이와 잔의 묵묵한 삶에 뒤늦은 헌사를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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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인간 - 그들의 다크 심리를 무력화하는 7가지 심리 전략
리앤 텐 브링크 지음, 김효정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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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무심코 지나친 그 친절과 자신감 뒤에, 타인을 파괴하는 독이 숨어있다면?”
​손절할 수 있다면 떠나는 것이 상책이지만, 직장 상사나 가족처럼 피할 수 없다면 그들의 메커니즘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탐정처럼 기록하고 검증하는 태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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