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와카미 미에코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시인으로, 1976년 오사카에서 태어났습니다. 싱어송라이터로 시작한 그녀는 글쓰기로 전향 후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며 일본 문학계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다졌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인간의 내면을 세밀하게 들여다보며, 삶의 이면과 결핍을 생생히 드러내는 특징이 있습니다. 2024년에는 "노란 집"으로 제75회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노란 집"은 1990년대 일본을 배경으로, 사회의 주변부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시기는 일본이 버블 경제 붕괴 이후 경제적 침체와 사회적 변화의 시기를 겪던 때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작품의 분위기와 인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작품은 가출 청소년, 유흥업소 종사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며, 그들의 생존과 연대,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봅니다.


‘집’은 물리적 보호 공간일 뿐만 아니라 심리적 안정과 애착을 형성하는 기반입니다. "노란 집"은 이 상징적 공간을 중심으로, 가정의 붕괴와 새로운 관계의 형성을 궁구합니다. 사회적 약자인 청소년이 집과 가족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방식을 보여주며, 독자는 ‘가족’과 ‘안전’에 대해 재고하게 됩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전통적인 가족의 개념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유사 가족'을 조명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사회의 주변부에서 밀려난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담히 그려내며, 독자가 그들의 선택과 삶을 쉽게 판단하지 않도록 합니다. 특히 소녀 하나를 통해 "삶이란 이미 시작된 것을 전력으로 살아가는 것”임을 전하고, 독자가 인물의 내적 갈등과 선택에 감정적으로 몰입하게 만들었습니다.


📌“내가 몇 살이 되고 어디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건, 그녀를 잊을 일은 없을 줄 알았다.”

하나의 삶은 ‘집’과 ‘가족’이라는 두 키워드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그녀의 집은 보호와 안정을 제공하는 공간이라기보다는 폭력과 방치의 상징에 가까웠습니다. 하나는 이런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만, 그것이 또 다른 갈등과 혼란으로 이어졌습니다. 작품은 집과 가족이라는 단어가 반드시 따뜻함이나 안식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을 섬세히 드러냈습니다.

기미코와의 여름방학은 하나에게 처음으로 ‘가족’의 온기를 느끼게 했지만, 그것은 결코 전형적인 가족의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기미코는 하나의 엄마 역할을 하면서도, 자신 또한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었습니다. 그녀의 헌신적이지만 불안정한 모습은 하나에게 기대면서도 보호자가 되려는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기미코와의 재회 이후, 하나는 그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갑니다. 모모코, 란, 그리고 주변 인물들이 하나의 곁에 모여들며 형성된 이 조립식 가족은 사랑과 유대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갈등과 무너짐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방치된 삶 속에서 기미코와 만남으로 특별한 여름을 맞이합니다. 노란색은 작품 전반에 걸쳐 하나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동시에, 그 속에 깃든 아픔과 상처를 상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개나리색, 병아리색, 바나나색, 레몬색. 노랑에도 여러 노랑이 있었다."라는 문장은 이들의 관계와 ‘노란 집’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감정을 압축합니다. 하나에게 기미코는 따뜻한 노란빛처럼 안도감과 용기를 주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행복 이상의 복잡한 층위를 품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이 가족의 모습을 통해 전통적 의미의 혈연 중심 가족을 해체하고, 관계와 선택으로 구성된 현대적 가족의 가능성을 탐구합니다. 이 조립식 가족은 사회적 규범에서 벗어난 이들이 서로를 보호하고 의지하는 모습을 그리며,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묻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절망적이지만, 그들이 서로에게 가족이 되고자 하는 노력은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스스로 결정한 인생을 사는 인간은 세상에 없다는 말이지.”

소설 속 인물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삶의 무게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독자는 그들이 선택할 수 없었던 과거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현재를 동시에 목격하게 됩니다.

하나의 삶은 끊임없는 생존의 연속입니다. 가난, 방치, 사회적 낙인 등으로 점철된 그녀의 환경은 독자가 그녀의 선택을 윤리적 기준만으로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누구 땀은 좋은 땀이고 누구 땀은 나쁜 땀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당신은 대체 어디서 그 땀을 흘리고 계신지?"라는 하나의 질문은 사회적 성공과 실패를 규정짓는 불평등한 기준을 직격합니다. 작가는 하나의 도덕적 선택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그리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녀가 선택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구조적 배경과 인간적 한계를 동시에 조명하며, 독자에게 그 무게를 함께 짊어지며 여정을 나아가게 만들었습니다.


하나는 기미코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상처와 맞서며 선택을 통해 스스로의 길을 만들어갑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녀의 성장에는 항상 상실의 그림자가 따릅니다. 기미코의 체포 소식을 들으며 떠오르는 기억들, 조립식 가족의 해체, 그리고 그녀가 세상의 중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고립감은 한편으로는 성장이란 상처를 동반할 수밖에 없음을 상기시키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노란 집"은 하나와 그녀의 동료들이 만들어내는 감정적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그들은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아픔을 공유하며, 결핍을 채우기 위해 애씁니다. 노란 집이 가진 상징성은 독자들에게 가족과 집이란 제도적 개념이 아니라, 관계와 연대 속에서 구성되는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삶의 경계선에서 버티고 살아가는 하나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선택과 도덕적 경계를 재검토하도록 만듭니다.

하나는 끊임없이 자신의 선택을 합리화하며 윤리적 경계선을 넘나들었습니다. 독자들은 그녀의 결정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갈등하게 됩니다. 이는 독자에게 사회적 약자를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하나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독자는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우리는 진정 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누구를 가족이라 부를 수 있을까?

📌“모두,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길에서 스쳐 지나는 사람, 찻집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 어떻게 그쪽 세계의 인간이 되었냐다.

이 질문은 자신의 삶에 대한 의문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보편적인 고민으로 확장됩니다.

"노란 집"은 바로 그 질문을 우리 모두에게 던지고 있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 ㅣ 청귤 시리즈 1
트리누 란 지음, 마르야-리사 플라츠 그림, 서진석 옮김 / 북극곰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해골 요한은 삶의 끝에서조차 웃음과 위로를 건넨다."

트리누 란은 에스토니아의 작은 마을에서 글을 쓰며 자연과 사람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창조하는 작가입니다.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2021 에스토니아 타르투 아동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삶과 죽음에 대한 독특한 시선으로 전 세계 독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을 중시하는 문화로 유명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에스토니아적 정서 속에서 은퇴와 노년, 그리고 죽음을 다루며 생명과 삶의 순환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한편, 책에서 사용된 지역 방언은 한글 번역 시 충청도 사투리로 옮겨져, 독자들이 더욱 생동감 있는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작가는 해골 요한이라는 기발한 캐릭터를 통해 늙음과 죽음을 부정하거나 두려워하는 현대인의 시각을 바꾸고자 했습니다.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과정이며, 늙어가는 동안 우리는 더 깊고 아름다운 교감을 나눌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요한과 할아버지의 평온한 일상은 이 메시지를 유머와 감동으로 전합니다.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은퇴 후 숲속 마을에서 새 삶을 시작한 해골 요한의 일상을 통해 늙음과 죽음을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유머러스하면서도 감동적인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소중함과 죽음의 자연스러움을 일깨워줍니다. 요한은 은퇴 후 숲속 마을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며 따뜻한 이야기를 만들어갑니다.

요한은 오랜 세월 교실 구석에서 해부학 수업의 도구로 쓰이던 해골 모형이었습니다. 은퇴 후 시골 마을로 가게 된 요한은 처음으로 "이름"을 얻고, 따뜻한 가족과의 일상을 시작합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동물 친구들과 함께하는 그의 생활은 단순하지만 의미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요한은 말없이 가만히 있어도 뜻밖의 위안과 기쁨을 줍니다.”

죽음을 상징하는 존재인 요한은 의외로 주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그가 조용히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할아버지와 손주들, 심지어 동물들까지 마음의 평화를 찾았습니다. 요한이 보여주는 삶의 태도는 "함께 있음"의 가치를 새삼 일깨웠습니다.

요한과 함께하는 마을의 일상은 소소하지만, 그 속에는 삶의 철학과 따뜻한 인간애가 담겨 있습니다. 할머니의 눈사람 만들기, 손주들과의 목욕 놀이, 달팽이를 구하기 위한 소소한 노력 등 작은 에피소드들은 웃음과 감동을 줍니다.

특히 손주들이 요한과 함께 눈 천사를 만들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은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과 노년의 온화함이 만나며 세대 간의 교감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평온한 순간들이야말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작가의 답변처럼 다가옵니다.


요한은 이처럼 늙음과 죽음을 편견 없이 마주하며 인간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존재가 됩니다. 은퇴 후에도 활기찬 모험과 따뜻한 일상을 만들어가는 요한의 모습은 우리에게 삶은 나이와 관계없이 계속된다는 희망을 전해줍니다.

“자연스러운 늙음과 죽음을 일상의 삶 속에서 사려 깊고 따뜻하게 엮어낸다”는 이 책의 설명처럼, 요한은 죽음의 그림자가 아닌, 끝까지 살아가는 삶의 동반자로 그려집니다.

이 작품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노년을 통해 늙어가는 것이 삶의 자연스러운 일임을 보여줍니다.

📌“참피나무 꽃잎차로구나. 그런 단어가 존재하는 한 그리고 누군가 그 말을 할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이 괜찮을 것 같았어요.”

이 문장을 통해 할머니의 빈자리 이후, 요한과 할아버지가 참피나무 꽃잎차를 마시며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는 살아가는 동안 느끼는 소소한 기쁨과 서로를 위로하는 따뜻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책은 "해골"이라는 상징을 통해 인간이 두려워하는 죽음과 노년의 의미를 담담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그립니다. 요한이 동물과 사람, 자연 속에서 보낸 평온한 일상은 늙어감의 아름다움과 삶의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해골인데 은퇴해도 되겠습니까?"는 삶의 끝에서 비로소 시작된 요한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어떻게 늙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작가는 삶의 끝자락에서조차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삶을 찬란하게 빛나게 하는 것은 요한처럼 매 순간을 사랑하고, 함께하는 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나누는 것이 아닐까? 이 작품은 독자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며 긴 여운을 남깁니다.

우리는 모두 늙고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과정조차 사랑스럽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조용히 속삭입니다. 오늘, 누군가와 함께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 책을 펼쳐보길 권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원더우먼은 없다 - 2024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선정작 ㅣ 도마뱀 책장 6
김정미 외 지음, 남수현 그림 / 작은코도마뱀 / 202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가족 내에서의 돌봄 노동과 직업 활동은 현대사회에서도 여전히 중요한 주제입니다. 특히,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듯 여성은 직업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야 한다는 기대를 받습니다. "원더우먼은 없다"는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가족 구성원 간의 이해와 협력, 그리고 역할 분담에 대한 교훈을 담았습니다.

이 책은 ‘엄마’라는 역할에 기대되는 완벽함과 희생을 넘어서, 가족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자 합니다. 작가들은 엄마를 원더우먼으로 이상화하지 않고, 실수하고 부딪히면서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한 인간으로 묘사하며, 아이들에게 돌봄과 직업 모두 가치 있는 일임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합니다.

"원더우먼은 없다"는 엄마는 완벽한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실수하고 성장하며 최선을 다하는 가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아이와 어른 모두가 함께 배워가는 작품입니다. 아이들은 당연하게 여겼던 엄마의 희생과 직업적 도전을 이해하며 성장하고, 엄마 역시 자신을 돌아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합니다. 가정에서의 역할 분담, 돌봄 노동의 가치, 그리고 가족 간의 상호 존중과 지지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아이의 눈높이에서 엄마의 돌봄과 직업을 바라보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네 편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는 아이들이 엄마의 역할을 새롭게 이해하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각자의 자리를 고민하는 과정을 보게 됩니다.

특히 "우렁각시는 파리에 갔다"에서는 집안일을 ‘가사 노동 체험 프로그램’이라는 설정을 통해 유쾌하게 풀어냅니다. 이를 통해 가사 노동의 가치를 당연한 것이 아닌 함께 나눌 책임으로 재해석한다는 점이 돋보입니다. 📌“집안일은 엄마 혼자만의 일이 아니야”라는 메시지는 간단하지만 강렬하며, 아이들에게 돌봄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줍니다.


책은 엄마와 아이 사이에 발생하는 갈등을 담담히 그리면서, 이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섬세히 묘사합니다. "닉네임은 흥데렐라"에서 여주는 웹툰 작가 엄마와의 갈등을 겪으며, 엄마의 직업과 열정을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이야기 속에서 여주는 웹툰이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노력과 헌신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습니다. 이런 성장 과정은 아이들이 부모의 직업적 삶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또한, "원더우먼은 없다"는 일과 육아 사이에서 갈등하는 엄마의 현실적 어려움을 조명합니다. 은빈이는 보험 관리사로 새 출발을 시작한 엄마의 서툰 모습을 보며 불안해하지만, 결국 엄마의 도전을 응원하게 됩니다. 은빈의 심정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이 부모의 역할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고민하고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 이야기는 워킹맘들에게 특히 깊은 공감을 줍니다. 📌“엄마는 왜 기가 죽은 걸까?”라는 은빈이의 질문은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며 어려움을 겪는 엄마들의 심리를 아이의 시선으로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엄마의 떡볶이는 최고라고! 엄마의 떡볶이집을 지켜야 해.”

"도깨비터 떡볶이집"에서 민건은 엄마의 떡볶이집을 지키기 위해 도깨비와 맞서 싸웁니다. 엄마의 직업을 돕는 민건의 모습은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며 함께 힘을 합칠 때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이는 가정 내 모든 일이 한 사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을 전달합니다.


책은 엄마가 모든 것을 잘 해내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을 날카롭게 짚어냅니다. 특히, 엄마가 워킹맘일 경우 기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책은 이러한 통념에 맞서 📌"엄마의 돌봄과 직업 활동은 더 이상 당연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가족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돕고 성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엄마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어요. 그래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고요.”라는 문장은 워킹맘의 고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아이와 가족이 이를 함께 이해하고 받아들일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협력과 이해가 동반되어야 함을 강조하며, 가정이라는 작은 공동체에서부터 시작되는 돌봄과 협력의 가치를 보여줍니다.

책이 전하는 핵심 메시지는 '엄마가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실수하고 성장하며, 때로는 가족의 응원을 받는 엄마가 아이들에게는 진정한 영웅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 역시 엄마의 역할과 무게를 이해하며 스스로 더 나은 역할을 해나가려는 의지를 가지게 됩니다.


"원더우먼은 없다"는 돌봄과 직업, 가사노동과 가족 구성원의 역할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하면서도 아이들의 시선을 통해 따뜻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특히, 완벽한 원더우먼이 아니라 실수하고 부딪히며 함께 성장해가는 엄마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라는 메시지는 모든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책을 읽으며 엄마를 더 잘 이해하고, 자신 또한 가족의 일원으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행복이란 나무는 함께 키워야 오래 간다”는 책 속 메시지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만듭니다. 특히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가족 독자, 특히 워킹맘들과 자녀들에게 추천드립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유니버설 셰프 ㅣ NEON SIGN 10
서윤빈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윤빈 작가는 섬세한 필치와 독창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SF 장르와 인간 심리 탐구를 결합한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입니다. 이 소설은 우주 시대라는 무한한 배경 속에서 펼쳐집니다. 음식은 단순히 영양소를 섭취하는 행위를 넘어 추억과 위로를 상징하며, 각 캐릭터의 사연과 연결됩니다. 특히 ‘오멜레토 컴보’가 운영하는 심야 식당은 우주선이자 삶의 교차점으로 작용하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는 인간성과 존재의 본질을 돌아보게 됩니다.

서윤빈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음식이라는 일상적인 주제를 우주의 맥락 속에서 재해석하며, 음식을 매개로 한 인간 경험과 연결성을 강조했습니다. ‘오멜레토 컴보’가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음식은 그들의 내면을 치유하고 삶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도구로 작용했습니다.


"유니버설 셰프"는 우주를 떠돌며 손님들에게 맞춤 요리를 제공하는 셰프 ‘오멜레토 컴보’의 이야기입니다. 그는 잃어버린 아내 ‘자비 라군’을 찾기 위해 손님들의 사연을 듣고, 그들에게 음식을 통해 위로를 전합니다. 이 작품은 음식과 사연을 통해 삶의 의미, 인간관계, 그리고 치유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독특하고 감동적인 소설입니다.


📌“음식과 얽힌 손님의 사연을 들려주셔야 합니다.”

‘컴보’의 식당은 메뉴판에 단 하나의 메뉴 ‘아무거나’를 적어둡니다. 그러나 그 이름과 달리, 음식은 손님의 기억과 이야기에 따라 독창적으로 재창조됩니다. 어떤 손님에게는 과거의 상처를 위로하는 음식이 되고, 다른 손님에게는 무언가를 극복할 용기를 북돋는 요리가 됩니다.

이런 설정은 우주 심야 식당이라는 콘셉트를 넘어 음식이 가지는 힘을 보여줍니다. 음식은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를 넘어, 우리가 잃어버린 추억과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초무침, 베텔게우스 초콜릿, 알리오 에 올리오처럼 각 요리는 독특한 이름과 함께 손님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풀어냅니다. 이는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가진 음식과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유니버설 셰프"는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이야기는 지극히 인간적이었습니다. 우주를 떠도는 방랑자들, 관계에 상처받고 미래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자신만의 외로움에 갇힌 존재들이 ‘컴보’의 식당을 찾아왔습니다.

📌“죽은 생물의 몸을 먹는 게 즐거워?”

우주의 광활함 속에서 등장하는 각 손님들은 모두 제각기 다른 상처와 욕망을 품고 있습니다. 죽은 생물을 먹는 행위에 의문을 던지고 떠난 아내 자비 라군, 음식물 쓰레기를 먹는 식습관 때문에 사랑을 잃은 에스칼 포르스카푸스, 자신의 말이 노인의 인생을 무너뜨렸다고 고백하는 루카 나이트. 이들은 우주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설정되었지만, 우리가 흔히 겪는 인간관계의 단면과 갈등을 보여줍니다.

📌“재료만 있으면 손님이 원하는 요리는 무엇이든 만들어주고 추억의 음식을 복원도 해준다.”

작품 속 음식들은 각 인물의 삶과 이야기를 담고 있는 상징적 존재였습니다. 예를 들어, “초무침은 물에 불린 듯 질퍽한 모양새와 새콤달콤한 맛 뒤에 남는 야릇한 달콤함이 거부하기 어려운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는 묘사는 음식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음식이 주는 감각적 경험과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을 오롯이 전달합니다.

📌“잘못 섞으면 독이 되는 식재료들이 있습니다. 이 시대의 요리사들은 기본적으로 그런 조합을 피하도록 교육받죠. 하지만 모든 요리사가 훌륭한 요리사라고 할 수 있을까요?

또한, 우주의 음식을 다루며 음식과 관련된 위험한 조합, 독성, 사연을 통해 인간 관계의 복잡함과 감정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음식이 먹는 행위를 넘어 인생을 축소한 존재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각인시킵니다.

‘컴보’는 자신의 음식을 통해 손님들을 치유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이 가진 깊은 결핍을 해결하지 못한 채 아내 자비 라군을 찾아 떠돌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여정은 누군가를 찾는 행위가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실과 두려움을 마주하는 여정이기도 합니다.

특히, “자네가 아는지 모르겠지만 그게 요리라네”라는 대사는 그의 선택이 요리사로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마지막 헌신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랑했던 이를 위해 죽음을 택한다니.”
📌“‘사랑했던’이 아니라 ‘사랑하는’일세.”

컴보의 여행은 외롭고 끝이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만난 손님들의 이야기가 모여, 컴보 자신도 깨닫지 못했던 진실에 도달하도록 돕습니다. 과연 컴보는 아내를 찾을 수 있게 될까요?

결말은 예측해 보는 것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그 점이 이 소설의 진정성을 더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삶은 결핍과 채움이 반복되는 과정이며, 때로는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잃은 것을 다른 방식으로 발견할 수도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은 독자에게 '음식'이라는 일상적인 경험이 어떻게 개별적인 서사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삶의 소중한 순간을 돌아보게 합니다. 서윤빈 작가는 요리와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잊고 있던 감정과 기억을 되살리고, 삶과 죽음, 상실과 사랑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냅니다.

"유니버설 셰프"는
우리에게 음식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따뜻한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었습니다.

음식을 통해 인생의 이야기를 듣고, 삶의 조각을 맞추며,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
그것이 "유니버설 셰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파주 ㅣ 트리플 28
김남숙 지음 / 자음과모음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남숙은 2015년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소설집 '아이젠'으로 독자들에게 주목받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목소리입니다. 2024년 젊은작가상을 수상한 "파주"는 그의 두 번째 소설집의 타이틀작으로, 비루한 일상과 폭력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인물들을 탐구하며 독창적인 서사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글은 ‘시시함’을 주제로 삼아, 인생의 무게와 삶의 본질을 날카로운 감각으로 포착합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불안정한 현실과 내면의 상처를 소재로, 평범한 일상을 배경으로 한 독특한 서사 구조를 보여줍니다. 작가의 작품은 현실적이면서도 고요한 반전의 감각을 지녔습니다.

작가는 "파주"를 통해, 우리 삶의 사건과 기억이 때로는 시시하게 느껴질지라도 그것이 우리 존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보여주려 합니다. 인물들의 시선에서 삶의 비루함과 시시함을 복기하는 과정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삶을 지속할 힘을 제공합니다.


김남숙의 "파주"는 평범하고 어둡고 건조한 일상 속에서 시시한 듯 보이는 사건들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삶의 의미를 들여다봅니다. 세 단편 소설, '파주', '그런 사람', '보통의 경우'는 삶의 비루함과 복잡한 관계를 예리한 감성으로 그려내며, 인물들의 내적 갈등과 선택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무겁고 쓸쓸하지만, 그 안에서 묘한 산뜻함을 발견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표제작 '파주'는 군대 시절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현철’과 이를 부인하는 ‘정호’, 그리고 정호와 동거 중인 ‘나’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현철은 1년간 매달 100만 원을 요구하며 자신이 겪었던 과거의 상처에 대해 보상을 받으려 합니다. 이 복수는 “너무 시시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키지만, 그 시시함이야말로 현철의 상처와 무력감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현철은 📌“가끔씩은 보게 될 거야”라는 말을 남기며 사라지지만, 정호와 나는 끝내 그의 상처의 깊이를 알지 못합니다. 삶은 그렇게 끝내 닿을 수 없는 이해와 무의미한 갈등의 반복 속에서 계속됩니다. 여기서 독자는 '복수'라는 테마가 거대한 사건이 아니라, 단지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선택으로 변모한 현실적 시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철은 그때도 시시하게 말하면서 시시한 인사를 했다."

그러나 이 시시한 복수의 이야기는 묵직한 잔상을 남깁니다. 현철은 자신의 삶을 복구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지만, 그 발걸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독자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작가는 여기서 삶이 필연적으로 지니는 허무함과 이를 극복하려는 인간의 끈질김을 조명합니다.


'그런 사람'은 태국 후아힌의 리조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나’가 자신을 스토커처럼 집요하게 따라오는 과거 제자 ‘원석 씨’를 만나며 겪는 갈등을 그립니다.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나’와 자신이 잊고 싶어 했던 상처를 끄집어내려는 원석 씨의 대립은, 과거와의 관계를 끊고자 하는 ‘나’의 필사적인 노력을 보여줍니다.


📌“저는 아니에요, 그런 사람이”라고 외치는 주인공의 말은, 타인의 기대 속에서 부여된 정체성에 저항하려는 몸부림입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러한 저항조차도 명쾌한 해결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후아힌은 더 이상 도피처가 될 수 없으며, 주인공은 끊임없이 타인에게 자신의 상처를 강요받는 현실과 대면해야 합니다.

작가는 원석 씨라는 존재를 통해 기억과 폭력이 어떻게 현재를 침범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나 과거에 대한 치유나 복수를 기대하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 소설은 과거를 굳이 해결하려 하지 않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스쳐 지나가는 한 순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보통의 경우'는 방송 작가로 일하는 ‘지수’의 이야기입니다. 그녀는 끊임없는 스트레스와 탈모, 동료들의 조롱 속에서 점차 자존감을 잃어갑니다. 과로와 괴롭힘으로 상처받는 그녀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서의 노동과 생존의 문제를 날카롭게 고발합니다.


📌"화면 속의 내가 화면 밖의 나를 노려보는 것 같았다. 아무도 나를 사랑할 수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는 문장은, 극도의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의 내면을 직관적으로 드러냅니다. 지수는 모든 상황을 감내하며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비참함 속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끈질긴 생명력을 상징하며, 동시에 현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고발합니다.

작가는 일상의 고통을 이처럼 신체적인 가려움과 탈모라는 구체적 이미지로 압축하며, 독자들에게 체감할 수 있는 생생한 무게감을 전달합니다.


"파주"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모든 사건이 겉으로는 시시하게 보인다는 것입니다. 현철의 복수는 거창하지 않으며, 후아힌의 사건도 극적인 해결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김남숙 작가는 그 시시함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본질임을 강조합니다. 삶은 크고 화려한 사건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가벼운 복수, 반복되는 일상, 그리고 작고 보잘것없는 충돌들이 우리의 궤적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글을 통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파주"는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 삶만이 가치 있는가?' 그녀의 작품 속 인물들은 모두 시시한 일상과 무기력함 속에서 헤매지만, 그들 역시 삶이라는 무대를 한 발짝씩 걸어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파주’라는 배경 자체가 상징적으로 다가옵니다. 제목에 담긴 이 평범한 지명은, 비록 사건의 중요성을 크게 좌우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소설의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치로 사용됩니다. 이는 곧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많은 것들이 실상 시시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고 생각됩니다.

작가는 삶은 거대한 비극이나 드라마틱한 성공으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오히려 작은 실패와 시시한 순간들이 모여 우리 삶의 궤적을 만들어낸다는 그런 삶을, 그 시시한 아름다움을 잔잔히 노래하고 있습니다. 비루함 속에서도 살아가는 힘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그 속에서 우리 각자가 시시함을 받아들이고, 그럼에도 살아가는 의미를 찾아가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