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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판소리 - 조선의 오페라로 빠져드는 소리여행 ㅣ 방구석 시리즈 3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6월
평점 :
※이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 책은 고전과 판소리를 접목해 ‘과거를 다시 살게 만드는 방식’으로 구성된, 섬세하고도 감성적인 문학 산책입니다. 일상의 피로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게 하는 조용한 무대 위의 목소리처럼, 이 책은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서적 공명을 일으킵니다. 전통은 결코 낡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는 ‘지금’이 살아 있습니다.
이서희 작가는 한국의 전통 서사예술, 특히 판소리에 대한 깊은 애정과 이해를 가진 젊은 작가입니다. 공연예술과 대중문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판소리를 현대인의 내면에 스며들게 하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본서에서는 판소리 작품 22편을 ‘오페라적 내러티브’로 풀어내어, 전통의 무게감과 현대적 감수성을 조화롭게 융합하고자 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처음 판소리를 만났을 때 그저 하나의 오래된 노래로 여겼습니다… 방 한 켠에서 다시 만난 그 소리는 생생했고, 숨 쉬는 이야기였습니다”라고 밝힌 것에서, 저자가 판소리를 향한 진정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판소리는 조선 후기에 발전한 한국의 대표 구비문학·음악 장르로, 서사와 음악이 결합된 예술입니다. 심청가, 춘향가, 흥부가처럼 널리 알려진 ‘판소리 다섯 마당’을 비롯해, 옹고집타령, 장끼 타령, 처용가 등의 lesser-known 작품들은 지방의 전통성, 설화, 민중의 삶을 반영합니다. 삼국시대 향가와 고전시가, 고전소설까지 포괄하는 '전통서사예술'은 한국인의 정체성과 삶의 지혜를 담고 있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이런 전통을 현대 에세이 형식으로 재조명합니다.
저자는 “잊고 지냈던 감정, 이야기, 그리고 정서를 다시 깨우는 일”을 목표로, 판소리에 깃든 고전서사와 인간 감정을 일상의 무대로 끌어들입니다. “일상 속에서 놓쳐버린 ‘나’를 되찾는 시간”을 선물하고자, 어느덧 내제된 감정과 기억을 환기시키는 문체와 구성에 방점을 찍었습니다. 판소리가 먼 옛날의 유산이 아닌, 오늘의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려는 의도가 뚜렷합니다.
이서희 작가는 독자들에게 말합니다.
“전통은 낯설지 않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사랑과 변화, 용기의 서사는
여전히 지금의 우리를 위로하고 움직입니다.”
즉, 고전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의 감정'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
또한 판소리의 형식은 ‘듣는 예술’이지만, 이 책은 ‘읽는 판소리’로서
독자의 내면에서 울리는 소리를 깨우는 데 그 목적을 두었습니다.
판소리는 조선 후기 민중 예술로, 소리꾼이 북장단에 맞춰 서사시를 노래하듯 풀어내는 형태입니다. 이야기·표현·감정이 융합된 조선의 오페라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가 있습니다.
책은 단지 판소리에 국한되지 않고, 향가·시가·고전소설까지 아우르며
고전 장르의 다양성을 보여줍니다.
- 향가: 삼국시대 불교적 색채가 강한 서정시
- 고전시가: 조선 사대부 또는 기녀가 남긴 사랑, 이별, 그리움의 시
- 고전소설: 사랑, 죽음, 운명을 다룬 서사로, 여성의 목소리가 눈에 띕니다.
각 이야기는 감정의 결과 서사의 선율에 따라 하나의 ‘소리’로 표현됩니다. 감상자는 책장을 넘기며 마치 한 편의 공연을 감상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소리와 이야기는 때론 삶의 먼지를 닦아주는 따뜻한 손길처럼 다가옵니다.
심청가, 흥부가,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로 이어지는 다섯 마당은 고전 속의 인물들을 통해 헌신, 희망, 사랑, 지혜, 정의라는 인간의 보편 감정을 섬세하게 되살려냅니다. 마치 무대 위 성악가의 아리아처럼, 각 이야기는 저마다의 감정 선율을 품고 있습니다.
🎈전통은 유산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의 감정이다!
《방구석 판소리》는 판소리를 ‘소리’를 통해 고전의 감정, 서사, 인간다움을 살아 있는 오늘의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게 합니다. 심청가에서의 헌신, 흥부가에서의 희망, 수궁가에서의 교활함과 꾀는 시대를 초월해 우리의 삶에 질문을 던집니다.
저자는 옛이야기를 단편소설처럼 풀어내며 ‘소리의 문학성’을 강조하고,
이를 통해 독자 각자가 ‘자신의 서사’를 회복하도록 유도합니다.
#심청가 – 헌신과 기적의 오페라
🌿“심청은 그렇게 한 발자국, 눈을 감고 천천히 발을 움직입니다.”
소녀의 절절한 효심과 숙명을 받아들이는 강인한 결의가 돋보입니다. 이는 효의 이야기로만 치부될 수 없는, 자기 희생과 인간의 고결함을 담은 한 편의 서사시입니다.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도 “무엇을 위해 버티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옹고집타령 – 변화란 무엇인가
🌿“사람이 누구나 타 고집 없는 사람이 어디가 있겠는가. 고치면 되느니라.”
고집불통 옹고집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삶을 바꾸게 되는 이야기. ‘누구에게나 고집은 있지만,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
#수궁가 – 지혜와 권력의 우화극
🌿“지혜와 권력, 약자와 강자 간의 갈등을 상징하며…”
토끼와 용왕의 두뇌 싸움을 통해 권력, 생존, 지혜의 중요성을 익살스럽게 표현. 사회 풍자성이 돋보이는 작품.
#춘향가 – 신분을 넘은 사랑의 굳건함
🌿“춘향은 평대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와…”
춘향이 신분의 벽을 뛰어넘어 이몽룡을 향한 사랑을 지키는 이야기.
감정의 진실성과 자존감의 힘을 노래합니다.
🎈판소리는 힐링이자 자아 회복의 통로다.
책은 전통예술을 소개하는 데에서만 그치지 않고,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소리의 거울’을 건넵니다. 바쁜 일상에 지쳐버린 우리에게, 판소리는 ‘나를 되찾는 여정’이자 ‘감정의 회복’이라는 치유의 힘으로 작용합니다. 저자가 방 안에서 우연히 판소리를 듣고 감정의 생동을 느낀 순간처럼, 독자도 이야기 속 소리에 자신을 비춰보게 됩니다.
#흥부가 – 기적의 박씨, 희망의 서사
🌿“충보의 인내와 긍정적인 태도는 그가 겪는 고난을 단순히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가난한 흥부가 제비의 은혜로 박 속에서 복을 얻는 이야기.
선함과 인내가 결국 운명을 바꾸는 아름다운 우화.
#이생규장전 – 죽음을 초월한 사랑
🌿“이생규장전은 우리나라 최초의 고전소설이라 불리며…”
김시습의 금오신화 속 이야기. 혼령이 되어 다시 나타나는 사랑의 영혼, 아름답고 애틋한 비극적 서사.
🎈고전 속 여성 서사는 지금도 유효하다.
《방구석 판소리》는 전통적으로 주변화되었던 여성 인물들을 중심에 세웁니다. 숙영, 정수정, 장끼전의 여성 캐릭터들처럼, 이 책은 여성의 주체성과 자기결정권을 중요한 테마로 끌어올립니다. 이는 지금 이 시대 여성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정수정전은 여성 법리와 자율성을 다뤄, 고전문학의 시대성을 뛰어넘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정수정전 – 여성의 자아와 운명에 대한 주체적 시선
🌿“여성의 법리와 자기 주도적인 삶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어…”
조선시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정수정은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이끌어가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전통’이라는 소재를 낯설고 먼 것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작가는 고전의 인물과 서사를 ‘지금 여기’로 소환해냅니다. 옹고집타령에서의 변화와 깨달음, 장끼타령에서 보이는 여성 주체의 움직임, 정수정전의 자기 주도적 삶은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삼국시대 뮤지컬’이라는 구성으로 소개되는 향가 파트는, 잊히기 쉬운 고대 문학에 새로운 해석을 불어넣습니다. 도솔가, 처용가, 헌화가는 고전이라기보다는 지금 우리의 ‘감정 노래’처럼 다가옵니다. 용서, 사랑, 신념—그 감정은 시대를 초월해 독자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소리로 풀어낸 단편소설의 향연"이라는 표현처럼, 각 이야기를 감정의 결로 새롭게 써 내려간 서정 에세이입니다. 이야기와 해설, 그리고 작가의 개인적인 체험과 감상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독자에게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심청이 바다에 몸을 던지기 전의 순간, “떨리는 손을 애써 부여잡고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한 편의 뮤지컬 무대 앞에 서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내 안의 진정한 소리를 만나는 순간”이라는 고백은, 우리가 잊고 지냈던 자기 자신을 마주보게 만듭니다.
🌿“소리의 결로 엮은 단편소설집, 판소리라는 거울을 통해 내 안의 서사를 들여다보다.”
이 책의 가장 빛나는 가치는 바로 ‘치유’에 있습니다.
<방구석 판소리>는 거창한 교훈을 주려 하지 않습니다.
대신 조용히, 그러나 깊게 묻습니다.
“지금 당신 안의 소리는 어떤가요?”
책장을 넘길수록 독자는 잊고 있던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과거의 이야기가 현재를 비추고, 소리는 글이 되어 마음에 머뭅니다.
삶이라는 무대에서 때로는 주저앉고 싶고,
때로는 말문이 막히는 독자들에게 작지만 강한 응원을 전합니다.
이 책을 덮고 난 후, ‘방구석’이라는 일상의 공간에서조차 충분히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서사를 써 내려갈 수 있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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