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물 소리가 들렸어요
가나리 하루카 지음, 장지현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5년 10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_
가나리 하루카(かなり はるか)는 일본의 신진 청춘·로맨스 소설 작가로,
섬세한 감정선과 차분한 문체를 특징으로 합니다.
특히 10대~20대 초반 청소년의 ‘감정의 미세한 떨림’을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관계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 친밀함, 성장통 등을 현실적이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냅니다.
《눈물 소리가 들렸어요》는 그녀의 대표적인 “감정 성장형 로맨스” 계열 작품으로,
‘감정을 듣는 능력’이라는 판타지를 통해
사람 사이의 보이지 않는 마음과 슬픔에 섬세하게 다가갑니다.
이 작품을 한 줄로 요약하면,
“눈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소녀가, 눈물 많은 소년을 만나 서로의 약함을 받아들이게 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미온의 능력은 사실 “판타지 설정”이라기보다,
타인의 진심을 너무 잘 알아버려서 인간관계가 힘들어진 사람의 은유처럼 느껴졌습니다.
📌“진심을 알고 있는데 모르는 척하는 건 피곤했다.”
이 문장이 딱 그걸 말해 주는 듯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적당히 눈물을 숨기고, 체면 때문에 참아 버리는데
미온은 그 소리를 ‘듣는’ 존재라서, 관계를 유지하기가 더 피곤해지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미온이 친구를 불신하고,
“친구란 필요 없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공감 능력이 높은데, 동시에 상처에 취약한 사람의 방어기제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아이가, 남들 앞에서는 완벽한 학생회장, 혼자 있을 땐 울보인 켄을 만나면서
능력이 처음으로 “축복”으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한순간인 게 아쉬울 정도로 두 번 보고 싶어지는 우는 얼굴. 창문을 통해 들어온 석양빛이 스포트라이트처럼 선배의 눈물을 비추고 있었다.”
눈물은 보통 숨기고 싶은 건데,
미온은 켄의 눈물을 보고 넋을 잃고, “두 번 보고 싶어지는 얼굴”이라고 느낍니다.
이건 이미 마음이 움직였다는,
그리고 누군가의 ‘약함’을 아름답게 느끼게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켄은 학교에서 “프린스”라 불릴 정도로 완벽한 이미지의 학생회장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눈물로 곧장 드러나는 사람입니다.
그는 책임감이 강해서
늘 타인의 고민과 학교 문제를 끌어안다 보니,
남들 모르게 무너져 내리는 스타일입니다.
📌“그전까지는 생각이 바로 눈물로 드러나는 게 창피하고 정말 싫었어. 초등학교 때부터 학급 임원 같은 걸 많이 하니까 모두가 생각하는 나의 이미지를 깨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게 버거웠어. 그런데 지금은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기뻐. 눈앞에서 울어도 되는 사람이 생겨서 좋아.”
이 고백이 너무 예뻤습니다.
“울지 않는 강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던 켄이,
미온 앞에서만큼은 “울어도 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이 소설이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아주 단순하고도 정확한 것 같습니다.
🍂“눈앞에서 울어도 되는 사람이 생긴 것”
우리는 보통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주는 사람’을 사랑이라고 착각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내가 약한 모습을 보여도 괜찮은 사람”입니다.
켄과 미온의 관계는 그걸 너무 순도 높게 보여줍니다.
미온도 켄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그런 선배의 눈물 소리가 좋다. 하지만 더 이상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눈물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그 약함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이 덜 아프길 바라는 마음.
그게 바로 사랑의 가장 소박하고 진짜다운 형태라 느껴졌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지점 중 하나는,
눈물을 “슬픔의 상징”에서 꺼내어 삶의 여러 감정의 증거로 다룬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치카 씨가 하는 이 말이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아기는 말이야, 분명 이 세상에 오는 걸 기대하면서 태어났겠지. 그러니 조금이라도 생각한 것과 다르면 울어버리는 거야.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다니 대단하지. … 그래서 나도 이 세상에 온 지 아직 26년밖에 안 됐으니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되지 않을까?”
여기서 눈물은
“망가져서 흘리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증거”로 재정의됩니다.
그리고 그걸 듣는 미온도,
“눈물 = 약함 = 최악”이라는 자신의 공식을 수정하게 됩니다.
📌“나도 똑같네. 멋대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기대하고. 이제 중학생인데 바보 같았다.”
이렇게 미온은 조금씩 “감정의 복잡함”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슬픔, 억울함, 기대, 실망, 외로움이 뒤섞인 눈물도 있다는 걸 인정하면서,
감정에 조금 너그러워지는 과정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왜 우는지 말하지 않아도 되니까 이제 혼자 울지 마.”
라고 말하는 미온은,
처음의 냉소적인 미온과는 꽤 다른 사람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감정을 ‘듣기만 하는’ 사람에서,
그 감정 옆에 ‘함께 있어 주는’ 사람으로 바뀐 것입니다.
이 작품 속에는 눈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미온, 울보 켄 말고도
조용히 자기 자리를 지키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화장실에서 도시락을 먹는 나나미.
📌“교실에서 비참하느니 화장실이 낫다”고 느끼는 아이의 감정은
어쩌면 누구나 한 번쯤 스쳐 갔을 법한 10대의 체감입니다.
또, 늘 밝게만 보이는 세라의 눈물 소리,
육아에 지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하는 치카 씨의 이야기까지.
이들이 각자 “눈물”을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이런 메시지를 주는 것 같습니다.
💭“어른이든, 친구든, 선배든, 모두 어딘가에서 울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미온’의 이야기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눈물과 고백에 대한 동화 같은 위로에 더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감정을 직접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장면과 감각으로 보여주는 문장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손끝이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찌릿하고 아픈 것 같기도 했다. 선배의 눈물은 처음 눈물 소리를 들었을 때 생각했던 대로 무척 뜨거웠다.”
이건 그냥 “좋아했다”라고 쓰는 대신,
손끝의 감각과 눈물의 온도로 첫사랑의 떨림을 보여줍니다.
또,
📌“웃음이 나와서 광대가 한껏 올라갔다. 지구의 중력이 바로 위에 있었던가.”
이 부분은 너무 예뻤습니다.
보통 중력은 “우리 발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마치 기쁨에 떠오르는 자신을 위에서 끌어당기는 것처럼 표현한 것이였습니다.
사춘기 소녀가 느끼는 “벅찰 만큼의 행복”이 귀엽게 전해집니다.
이 작품은 거창한 사건 없이도,
눈물·도시락·뒤뜰·해질 무렵의 복도 같은 사소한 요소들로
정서의 파장을 크게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감정은 거창한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아, 나도 한때 저런 마음이었지” 하고,
조용히 가슴이 데워지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_
#눈물소리가들렸어요
#가나리하루카
#해피북스투유
#일본문학 #일본소설 #소설 #소설추천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소개 #도서소개
#독서 #독서습관 #도서추천 #추천도서 #책추천
#책리뷰 #북리뷰 #도서리뷰 #도서서평 #서평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