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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
시오세 마키 지음 / 그늘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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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는 저승이라는 배경 아래,
‘사랑받지 못한 자’의 슬픔을 다루지만, 결국 살아 있는 자들을 위한 이야기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끝이 아니라, 그가 남긴 기억과 관계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이 소설의 진짜 저승사자들은 ‘영혼을 데려가는 자들’이 아니라,
사라진 이들의 존재를 기억해주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잘가”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너는 분명 이 세상에 있었다”고 증명합니다.
시오세 마키의 문장은 섬세하고 조용하지만, 그 안에는 뜨거운 인간애가 흐릅니다.
삶의 끝에서조차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어 했던 영혼들의 이야기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입니다.
📌“당신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남아 있었다.”
시오세 마키(汐瀬真暉)는 일본의 신예 작가로, 인간 내면의 상처와 치유, 그리고 생과 사의 경계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이야기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작품은 그녀의 데뷔작이자, 제2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을 수상하며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시오세 마키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기억된다는 것, 그 자체가 사랑의 증거”라고 말하며, 이를 저승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라는 독특한 형식을 통해 풀어냈습니다.
작품의 주요 배경인 삼도천(三途川)은 일본 불교와 민속신앙에 등장하는 저승으로 가는 강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사람은 죽으면 반드시 이 강을 건너야 저승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의 행위나 머뭇거림은 곧 생전의 미련, 후회, 사랑, 그리고 미완의 관계를 상징합니다.
작가는 이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사이노카와라 주식회사’라는 독특한 조직을 창조합니다.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이 회사는 단순한 사후 세계의 행정 기관이 아니라, ‘사랑받지 못한 이들의 마지막 안식처’였습니다. 즉, 이 소설은 사랑과 기억의 부재 속에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초상화입니다.
시오세 마키는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사랑받고 싶은 마음’으로 봅니다.
그녀가 말하는 ‘사랑받지 못한 영혼’은 살아 있으면서도 외면당하고 단절된 사람들입니다.
📌“사람은 죽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다. 살아 있었던 증거를 하나씩 지워나가는 일은, 고인이 쌓아온 인생이 길고 무거울수록 힘들다.”
이 문장은 작가의 메시지를 압축합니다.
기억한다는 행위가 곧 사랑의 연장이며, 잊히지 않는다는 것이 존재의 구원이라는 것입니다.
《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는 저승이라는 판타지적 공간을 빌려, 사랑받지 못한 삶들이 어떻게 서로를 구원할 수 있는가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일본 제29회 전격소설대상 미디어워크스문고상 수상작으로, 죽음 이후의 세상을 다루지만 정작 이 소설이 이야기하는 것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외로움과 기억의 의미입니다.
소설의 무대는 삼도천 강변, 즉 삶과 죽음의 경계선입니다.
📌“반대편이 보이지 않을 만큼 넓은 강. 사람들은 이곳을 삼도천 강변이라 불렀다”
이 문장은 저승이라는 초현실적 공간을 묘사하는 동시에, 인간이 느끼는 ‘고독의 깊이’를 상징합니다.
이곳에 존재하는 '사이노카와라 주식회사’는 망자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회사입니다. 그들은 육체를 가진 사람은 아니지만, 각자의 미련과 후회를 안은 채 누군가의 마지막을 돕습니다. 그들의 일은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는 존재들의 마지막 인사를 대신 건네는 일”입니다.
이 설정은 판타지적이지만, 실은 현대 사회의 ‘돌봄 노동’ ― 간병인, 장례지도사, 사회복지사 ― 의 은유로 읽힙니다.
세상이 외면한 이들의 마지막 곁에 서서,
📌“당신은 분명 사랑받은 적이 있습니다”라고 속삭이는 일.
그것이 바로 사이노카와라의 직원들이 하는 일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도모는 부모에게 방임된 채 살아온 여덟 살 소녀입니다.
그녀는 죽어서도 여전히 📌“있지, 나 엄마를 만나고 싶어”라고 말합니다.
세상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했다고 믿는 아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의 사랑을 갈망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아픕니다.
이 장면은 단순한 모성 서사가 아닙니다.
도모의 욕망은 “존재를 인정받고 싶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부모가 아이를 버리는 세상에서 왜 아이는 부모를 버릴 수 없다고 생각하는가” ― 이 문장은 책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입니다.
도모의 여정은 ‘사랑받지 못한 아이가, 스스로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 과정’입니다.
이타루가 그녀를 돕는다는 설정은 결국 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자의 상처를 대신 치유하는 은유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 화에서는 ‘젠지’와 ‘롄화’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일찌감치 젠지를 포기했고, 본인도 스스로를 포기했다고 했다”
젠지는 언제나 동생에게 밀려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결국 “나는 아무리 노력해도 불필요한 존재다”라는 절망에 빠져듭니다.
그러나 그는 타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 ‘롄화’를 만나며 처음으로 ‘사랑’을 배웁니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의 사랑마저 허락하지 않습니다.
법적 신분, 언어의 장벽, 경제적 불평등 ― 이 모든 현실적 조건이 그들의 감정을 질식시킵니다.
젠지가 죽은 뒤에도 롄화는 그를 완전히 잊지 못합니다.
📌“이제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을 거예요. 분명 그렇게 다짐했기 때문에 당신이 젠지 씨에 대해 물었을 때 화가 났던 것 같아요”
이 문장은 ‘사랑의 부재’가 남긴 상처가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줍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죽은 자의 로맨스가 아니라, 차별과 배제 속에서 인간이 얼마나 쉽게 ‘존재의 무가치함’에 사로잡히는가를 드러냅니다.
이 작품이 판타지의 외피를 쓰고 있지만, 결국은 사회적 리얼리즘 소설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이타루는 형을 잃은 상실의 기억을 안고 살아갑니다.
그가 영혼을 인도하는 일을 선택한 이유는 어쩌면, 자신이 구하지 못한 존재들에 대한 속죄일지도 모릅니다.
그의 동료 지카게 역시 과거에 죽은 자이며, 둘은 서로의 상처를 비추는 거울이 됩니다. 이타루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또다시 누군가를 빠뜨리면 어떡하지. 그 대상이 지카게라면 더욱 무섭다”
이 문장은 누군가를 잃을까 두려워하는 인간의 근원적인 불안을 표현합니다.
그들은 서로를 통해 ‘기억의 윤리’를 배웁니다.
📌“누구도 다른 사람을 대신할 수 없고 대신해서도 안 돼” ― 이 말은 작품 전체의 결론이자, 인간 존재에 대한 선언입니다.
이타루는 망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주며, 그들의 마지막을 기억함으로써 자신도 다시 살아납니다.
이 회사의 직원들은 망자 앞에서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그들의 일은 ‘망각에 저항하는 노동’입니다.
이것은 장례지도사나 사회복지사, 혹은 우리 각자가 해야 할 윤리적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들의 존재는 📌“사람은 죽으면 끝이 아니다”라는 문장을 끊임없이 증명합니다.
죽음이 삶의 종결이 아니라, 관계의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진다는 믿음입니다.
삼도천 강변은 🌿“사랑과 원망, 망각과 기억, 단절과 연결의 경계선”입니다.
이타루는 그 경계 위에서 배웁니다
―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 그 짧은 행동이 한 존재를 다시 ‘살리는 일’임을.
책의 제목이자 핵심 문장은 바로 이것입니다.
📌“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
이 문장은
사랑받지 못했던 존재가 마지막 순간에 비로소 사랑을 전해받는 장면입니다.
그 인사를 건네는 이타루는 결국 자신에게도 같은 말을 건네는 셈입니다.
📌“너 역시 누군가에게는 사랑이었다.”
이 책은 죽음의 세계를 그리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살아 있는’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판타지라는 장르를 통해 현대 사회의 결핍된 관계, 고립, 무연(無緣)의 문제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사이노카와라의 세계는 ‘죽은 자의 사회’가 아니라, 관계를 잃은 자들의 사회입니다.
이타루와 도모, 젠지와 롄화, 지카게는 모두 “사랑받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들 곁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다만 너무 늦게, 너무 조용히, 그 사랑을 깨달았을 뿐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은 결국 ‘기억의 복원’이자 ‘사랑의 복기(復棋)’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주는 순간, 그를 다시 세상에 존재하게 만듭니다.
이타루가 삼도천 강변에서 한 일은 그저 그뿐입니다.
하지만 그 작은 행위야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위대한 구원이었습니다.
📌“이별은 끝이 아니라, 기억의 다른 이름이다.”
《잘가, 누구에게도 사랑받지 못한 영혼에게》는 죽음의 세계에서 오히려 ‘삶의 윤리’를 배워가는 소설입니다.
이타루의 노 젓는 소리가 잦아드는 순간, 독자는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억하고, 누군가의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 한
― 그 사람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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