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첨가 미니 버거 - 추리가 첨가된 6가지 이야기
하모 지음 / 도서출판이곳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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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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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첨가 미니 버거》는 그 자체로 하나의 ‘맛의 실험’입니다. 어떤 이야기는 짭조름하게, 어떤 이야기는 씁쓸하게, 또 다른 이야기는 의외로 달콤하게 다가옵니다. 추리라는 형식을 차용했지만, 사건 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왜곡되고 흔들리는지를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책을 덮고 나면, 알게 됩니다. 추리의 묘미란 범인을 밝히는 데만 있지 않고, 인간이란 존재의 불가해함을 잠시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읽는 내내 “사건보다 중요한 건 그것을 해석하는 인간의 마음”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반복해서 느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추리 소설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심리를 해부하는 미니어처 실험실 같았습니다.

《추리 첨가 미니 버거》는 가볍게 시작해 무겁게 끝나는, 그리고 다시 곱씹을수록 새로운 맛이 나는 “문학적 미니버거”입니다.


하모 작가는 일상 속 평범한 사물이나 기억을 씨앗 삼아 기묘하면서도 은근한 추리적 긴장을 담아내는 작가입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햄버거’라는 독창적 구성을 차용해 여섯 편의 이야기를 재료로 삼았습니다. 빵, 치즈, 토마토, 패티, 양상추, 그리고 다시 빵—서로 다른 맛과 질감을 지닌 이야기를 겹겹이 쌓아올려, 독자가 한 입 베어물 듯 이야기를 탐닉하도록 유도합니다.


추리소설은 보통 정통적 사건 해결 구조를 취하지만, 하모의 단편들은 추리와 비현실, 그리고 인간 심리의 균열을 은은하게 한 방울씩 흘려 넣습니다. 그 결과 독자는 익숙한 듯 낯선 풍경 속에서 ⁉️“이건 추리일까, 판타지일까, 아니면 인간 심리에 대한 풍자일까?”라는 질문을 품습니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 자체를 즐기는 독자들을 위한 실험적 작품집입니다.


하모는 이야기를 ‘범인을 찾는 게임’이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창으로 풀어냅니다. <몽타주>에서는 험담이 어떻게 진실을 왜곡하는지, <단면 칼>에서는 전생의 기억이라는 황당한 설정 속에서도 인간 내면의 두려움을 끄집어내고, <커튼콜>에서는 호텔이라는 공간에 인간의 기억과 공포를 투영합니다.
즉, 작가의 목표는 “추리라는 도구로 인간의 시선과 감정을 탐색하는 것”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제목 그대로 ‘미니 버거’처럼 이야기를 층층이 쌓아 올린 구성입니다. 빵(몽타주), 치즈(단면 칼), 토마토(밤 산책), 패티(파수꾼), 양상추(소나무), 빵(커튼콜). 이렇게 익숙한 음식의 구조에 추리, 반전, 판타지, 미스터리의 맛을 더한 형식은 독자로 하여금 ⁉️“이 소설은 어떤 맛일까?”라는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일으킵니다.

읽는 내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가 은은하게 스며드는 느낌이 있었고, 작가가 말한 “추리와 비현실을 스포이트로 한 방울 떨어트린 것처럼”이라는 표현이 정확히 들어맞았습니다.


첫 번째 이야기 <몽타주>는 배려와 시샘이라는 두 감정의 대조 속에서 출발합니다. ‘범죄 없는 마을’이라는 설정 자체가 아이러니한데, 그곳에서 시체가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긴장감을 얻습니다.

📌“체격이 좋은 경찰은 바쁘게 눈알을 굴리며 막힘없이 흉을 보는 순덕을 보며 옅은 한숨을 뱉었다. (…) ‘어머, 어쩐지! 분명히 사고를 칠 것 같은 눈빛이라니까.’”

이 대목은 범죄보다 무서운 것이 ‘타인의 왜곡된 시선’임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를 함부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순간, 그 사람의 얼굴은 존재 그대로가 아니라 남의 혀끝에서 만들어진 ‘몽타주’로 남습니다.

이 작품은 ‘진실’이란 객관적 사실보다도 사회적 시선 속에서 더 쉽게 변질된다는 불편한 진리를 던집니다. 작가는 추리극의 형식을 빌려 인간의 왜곡된 시선과 편견을 고발합니다.


<단면 칼>은 가장 기묘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단편입니다. 전생의 기억을 간직한 아이가 단면 칼과 특정 배우를 싫어하는 이유가 밝혀질 때, 독자는 전율과 폭소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소녀의 두근거림도 잠시, 나는 옆에서 작게 달그락거리는 장난감 소리를 듣자마자 순식간에 엄마로 변했다. 현실로 돌아온 그 순간과 동시에 아차 싶었다.”

이 문장은 작품의 기조를 잘 드러냅니다. 무겁게 흐를 수 있는 환생·복수의 이야기를 일상의 소소한 장면으로 끌어내려 ‘허무하면서도 유쾌한’ 결말을 만들어냅니다. 복수심조차 일상의 우스꽝스러운 순간 속에서 무너져 내린다는 점이 아이러니합니다.


<밤 산책>은 짧지만 강렬합니다. 어두운 공원, 마주 오는 사람의 발자국, 그리고 고양이 같은 도도한 걸음. 별다른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도, 독자는 이미 “혹시 내 옆에도?”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전형적인 추리적 반전 대신, 분위기와 긴장감 자체를 사건처럼 체험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재즈 음악 속의 리듬처럼,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불안과 호기심을 동시에 자극합니다.


<파수꾼>은 본격 추리의 색채가 가장 강한 작품입니다. 칼이 꽂힌 시체, 그리고 자수한 두 명의 범인. 보통은 범인을 찾기 위해 달려가는 장르가 추리소설인데, 여기서는 오히려 “왜 자수했는가”, “왜 이야기가 맞지 않는가”라는 질문이 독자를 끌어당깁니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어두운 정서는, ‘지킨다’는 행위가 반드시 선하지 않을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소나무>는 앞선 이야기들과 달리 고즈넉한 전통의 향기를 풍깁니다. 조선시대 마을을 배경으로, 그림자에 깃든 아이의 존재가 서서히 드러날 때 독자는 설화와 미스터리의 경계를 거닐게 됩니다. 만담꾼 일송의 입담과 소나무라는 자연물이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판타지적인 동시에 인간적인 따스함을 머금습니다.


<커튼콜>은 책 전체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합니다. 호텔 1723호 거울 속에서 무언가를 보았다는 손님, 그리고 이를 처리하는 총지배인.

📌“무슨 이유인지 계속해서 메시지 전송은 오류를 일으켰다. 숨이 턱하고 막히는 긴장감이 몰려왔다.”
📌“총지배인님이 갑자기 귀신 같은 걸 믿느냐고 하시더라고요. 1723호에 진짜 뭔가 있긴 있을 거라면서.”

이 두 장면은 전형적인 ‘유령 이야기’의 긴장과 함께, 호텔이라는 공간이 가진 기억과 사람의 잔상을 떠올리게 합니다. 커튼콜은 연극이 끝날 때 무대 위 배우가 인사하는 장면이지만, 여기서는 ‘보이지 않는 존재의 무대’를 암시하는 듯합니다.

독자는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누가 무대를 마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리며 소설을 덮게 됩니다. 이 작품은 인간의 기억과 존재가 무대 위에서 사라질 때 남는 흔적을 묻습니다.


《추리 첨가 미니 버거》는 각 편이 서로 다른 맛을 내지만, 함께 읽을 때 하나의 완성된 햄버거처럼 조화로운 식감을 남깁니다.

<몽타주>가 보여주는 왜곡된 시선의 위험
<단면 칼>의 기묘하면서도 웃픈 반전
<밤 산책>의 분위기로 만드는 긴장감
<파수꾼>의 풀리지 않는 퍼즐의 매력
<소나무>의 판타지와 설화적 서정
<커튼콜>의 현실과 비현실의 맞닿음

이 여섯 가지 맛이 어우러져 독자는 책장을 덮고 난 뒤에도 입안에 오래 남는 여운을 느끼게 됩니다.


작가는 독자에게 묻습니다. ⁉️“이 햄버거는 어떤 맛인가?”
각 단편은 달라 보이지만, 공통적으로 ‘현실을 낯설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책은 우리가 평소 무심히 지나치는 시선, 기억, 공간이 어떻게 기묘한 서사의 씨앗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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