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모든 것을
시오타 타케시 지음, 이현주 옮김 / 리드비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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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게시물은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끝없는 모방과 이미지 속에서 진실이 희미해지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시오타 다케시는 일본의 신문기자 출신 작가로, 기자의 날카로운 관찰력과 철저한 자료 조사로 독창적이고 현실감 넘치는 작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으로는 '반상의 알파', '죄의 목소리', '일그러진 파문' 등이 있으며, "존재의 모든 것을"은 그의 경력과 내공이 최고조에 이른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소설은 1991년에 발생한 가상의 ‘아동 동시 유괴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작품 속 일본 사회와 경찰 시스템,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일본 사회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설은 사실화 화가라는 독특한 예술 세계를 조명하며 예술과 진실의 관계를 들여다봅니다.

시오타 다케시는 작품을 통해 존재의 의미와 관계의 본질, 그리고 진실에 대한 탐구를 시도했습니다. 그는 "살아 있다는 묵직함과 살아왔다는 대단함"을 강조하며, 현대 사회의 잊혀가는 가치들을 되새기고자 합니다.


"존재의 모든 것을"은 사건의 중심에 선 유괴 피해자 료, 그의 현재와 과거를 좇는 기자 몬덴, 그리고 사건과 얽힌 인물들이 존재와 인간 관계의 본질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특히 범인의 정체가 아닌 실종된 아이의 공백기에 초점을 맞춘 이 소설은 뭉클한 감동으로 이끌며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3년 동안 료는 어디에, 누구와 있었을까.”

1991년 일본에서 발생한 전대미문의 아동 동시 유괴 사건과 이를 둘러싼 30년의 시간적 공백은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큰 수수께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사건은 피해자 료가 3년 만에 돌아오며 의문투성이의 상황으로 이어지고, 30년 후 은퇴를 앞둔 신문기자 몬덴이 마지막 취재로 이를 파헤치는 과정에서 독자를 사건 중심부로 끌어들입니다.


시오타 다케시는 신문기자 출신답게 작품 속 세계를 실재처럼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유괴 사건의 동선, 당시의 분위기, 그리고 사건의 심리적 여파까지 모든 디테일이 실제 사건을 읽는 듯한 현장감을 줍니다. 경찰 수사 과정과 기자의 취재 방식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처럼 구체적이며, 허구와 사실의 경계에서 이야기의 힘에 매료됩니다.

📌“경찰 관계자를 만나 사용 장비와 수사 방법을 조사하고, 유괴 사건 장소인 ‘1991년의 요코하마시’의 지도를 구해서 사건이 일어난 동선과 장소를 일일이 되짚었다.”

특히 작중 몬덴 기자의 취재 과정은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어 더욱 설득력을 가집니다. “자네는 왜 신문기자를 하는 건가?”라는 질문처럼, 진실을 추구하는 기자의 신념은 작품의 주요 테마를 뒷받침합니다.


시오타 다케시는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실재’의 가치를 조명합니다. 작가는 “공백의 3년” 그 시간은 료가 겪은 트라우마의 일부이며, 또한 그를 둘러싼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작중 사실화 화가 다카히코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존재”라는 개념의 복잡성과 그것이 예술로 변모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세상이 지금 여기에 있는 ‘존재’를 잃어 갈수록 그만큼 사실을 좇고 추구하는 경향도 커질 테니까.”

화가 다카히코의 시점은, 실재(實在)와 재현(再現)의 경계를 탐구하며 이야기에 예술적 심층을 더합니다. “살아 있다는 묵직함과 살아왔다는 대단함”은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로, 독자는 이를 통해 자신의 존재와 관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에도 불구하고, 작품은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긴장감을 유지하며 독자를 놓아주지 않습니다. 특히 결말에 이르러 공백의 3년이 비로소 드러나는 순간, 독자는 료와 관련된 모든 인물의 삶을 재조명하며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됩니다.

"존재의 모든 것을"은 미스터리 소설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인간 드라마와 철학적 성찰을 깊이 있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시오타 다케시는 사건과 사람의 표면을 넘어선 심층을 탐구하며, 살아간다는 것의 묵직함과 존재의 이유를 다시 묻습니다.

이 작품은 사건을 따라가는 독자들에게도, 삶의 본질을 고민하는 이들에게도 강렬한 여운을 남길 것입니다. "존재의 모든 것을"은 현대인이 잊고 있던 ‘존재’의 무게를 다시금 일깨우는 걸작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진실은 사건의 외면에만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매 순간, 관계의 끈 속에서 조용히 빛을 발합니다. 이 작품을 읽는 이로 하여금 자신과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진정한 의미의 명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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