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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닌 여자들 - 역사에 늘 존재했던 자녀 없는 삶
페기 오도널 헤핑턴 지음, 이나경 옮김 / 북다 / 2024년 6월
평점 :
"엄마 아닌 여자들"은 저출산 문제를 다각도로 탐구하며, 역사와 사회적 변화, 기술적 발전, 그리고 개인의 선택을 조망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왜 여성들이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하는지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해, 저출산 문제를 둘러싼 복잡한 맥락을 심도 있게 분석합니다. 저자인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여성에게 부당하게 책임을 지우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고, 더 나아가 여성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책의 첫 장에서는 현대의 피임 기술이 등장하기 전부터 여성들이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해 온 역사를 보여줍니다. 제인 오스틴, 브론테 자매, 버지니아 울프 등 유명 여성 작가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하지 않은 사례를 통해, 여성들이 자녀를 갖지 않기로 한 선택은 단순한 현대적 현상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여성의 출산 선택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이해해야 할 문제임을 깨닫게 됩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공동체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가 여성의 출산과 양육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합니다. 과거에는 공동체가 자녀 양육을 함께 했지만, 핵가족화가 진행되면서 여성에게 모든 부담이 지워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은 점점 고립되었고, 이는 출산율 저하의 원인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저자는 이 점을 통해 출산과 양육이 단순히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적 구조와 연계된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여성에게 사회적 성취와 훌륭한 어머니 역할 모두를 강요하는 현대 사회의 이중 잣대를 비판합니다. 에이미 코니 배럿처럼 성공한 여성들이 등장하지만, 이는 여전히 극소수이며, 대부분의 여성은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이를 통해 저자는 사회가 여성에게 과도한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를 충족하지 못했을 때 여성들에게 죄책감을 부여하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네 번째 장에서는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요인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다룹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불확실한 미래를 염려하며 자녀를 갖지 않기로 선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지구의 미래와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하며, 출산율 저하의 또 다른 이유를 제시합니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냉동 난자, 시험관 시술 등 생식 보조 기술의 발전이 여성에게 미친 영향을 분석합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여성들이 난임과 그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여성들이 겪는 이중적인 고통을 부각시키며, 출산 문제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고할 필요성을 제기합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자발적 무자녀를 선택한 여성들의 이야기에 주목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자녀를 갖지 않기로 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한 것입니다. 저자는 이를 통해 여성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시각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여성의 출산 선택이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역사적, 사회적, 환경적 요인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페기 오도널 헤핑턴은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이 문제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습니다. 특히, 현대 사회가 여전히 여성에게만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지우는 현실을 비판하며, 여성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명확히 전달한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또한,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요인이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부분은 매우 시의적절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출산율 저하를 문제 삼기보다, 그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고민해야 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이 책은 저출산 문제를 단순히 통계적 관점에서 보는 것을 넘어, 여성의 선택과 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재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출산과 양육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임을 강조하며, 여성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엄마 아닌 여자들"은 여성의 출산 선택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통해, 저출산 문제의 복잡성을 이해하고, 여성의 선택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드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급급하기보다, 여성의 삶과 선택을 존중하며, 보다 나은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야 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여성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이며, 함께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