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 - 제11회 네오픽션상 우수상 수상작 ㅣ 네오픽션 ON시리즈 27
국지호 지음 / 네오픽션 / 2024년 6월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는 국지호 작가가 선보이는 독특한 미스터리 소설로, 상실과 괴로움, 그리고 그 너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바닷가 마을의 방파제를 배경으로, 세 가지 이야기가 서로 교차하며 펼쳐지는 이 작품은 독자에게 깊은 여운과 함께 많은 생각거리를 남깁니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다층적인 서사 구조입니다. 각기 다른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의 방파제를 공유하며, 서로 다른 상황 속에서 겪는 상실과 괴로움을 그려냅니다. 첫 번째 이야기의 주인공 소운은 보호받지 못한 삶 속에서 부모의 부재와 학교에서의 따돌림을 겪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의 진겸과 연호는 집착과 괴롭힘의 관계를 통해, 고립과 자기파괴의 과정을 보여줍니다. 마지막으로, 영의와 천주의 이야기는 깊은 사랑과 그로 인한 상실, 그리고 다시 찾은 사랑이 가져오는 혼란을 다룹니다.

작가는 이러한 다양한 서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상실과 괴로움이 어떻게 각기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열린 결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집니다. 각 인물의 선택과 결말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그리고 그들이 바란 것이 정말로 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깁니다.


국지호 작가의 문장은 섬세하고 감정이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백태"라는 별명을 가진 소운의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슬프고 아름다운 동화 같으며, 진겸과 연호의 이야기는 서늘하고 긴장감 넘치는 미스터리의 느낌을 줍니다. 영의와 천주의 이야기는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감동과 잔잔한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각 인물의 내면을 섬세하게 묘사한 문장은 독자들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소운이 부모를 잃고 혼자 살아가면서 느끼는 외로움과 절망, 진겸이 연호의 괴롭힘 속에서 느끼는 공포와 무력감, 그리고 영의가 천주를 다시 찾으면서 겪는 혼란과 갈등은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소설은 사회적 약자가 겪는 고통과 그들이 바라는 것에 대한 깊은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소운, 진겸, 영의 모두 사회에서 소외되고 약자로서 고통을 겪는 인물들입니다. 그들이 바다에게 바라는 소원은 그들의 간절함을 나타내며, 이 소원들이 현실로 나타났을 때의 통쾌함보다는 씁쓸함이 더 크게 다가옵니다. 이는 작가가 사회적 약자들이 직면하는 현실의 무게를 그대로 드러내고자 한 의도로 보입니다.


이 소설은 상실과 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합니다. 각 인물들이 겪는 상실은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그들이 다시 일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독자들에게 희망을 줍니다. 특히, 영의가 천주를 다시 찾으면서 겪는 갈등과 그 결말은 상실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회복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들은 바다에서 왔다"는 상실과 괴로움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명하며, 그 너머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다층적인 서사와 섬세한 문장,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찰, 그리고 상실과 회복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통해,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깁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미스터리 장르를 넘어서, 삶의 본질과 인간의 감정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