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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와 토끼의 게임
아비코 다케마루 지음, 김윤수 옮김 / 시공사 / 2024년 6월
평점 :
아비코 다케마루는 반전의 귀재로 알려진 작가로, 그의 신작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그 명성을 그대로 입증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두 초등학생과 그들을 괴롭히는 괴물 같은 아버지 사이의 숨막히는 두뇌 싸움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독자를 긴장감 속에 몰아넣습니다. 가독성과 흡인력이 뛰어난 이 책은 단숨에 읽히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비코 다케마루의 작품답게, 이 소설은 독자에게 여러 차례 강렬한 반전을 선사합니다. 이야기의 핵심인 고스모의 아버지, 시게오의 정체는 물론, 결말까지 독자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에 휘말리게 됩니다. 시게오의 극악무도한 행적과 그에 대항하려는 아이들의 필사적인 노력은 읽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만듭니다.
고스모와 도모키, 그리고 시게오의 캐릭터는 매우 입체적으로 그려집니다. 고스모는 아동학대에 시달리며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어린 소년으로, 그의 고통과 두려움이 독자의 마음을 아프게 합니다. 도모키는 친구를 도우려는 마음과 동시에 고스모를 부담스러워하는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시게오의 잔인함과 그로 인한 아이들의 공포는 매우 생생하게 묘사되어 독자를 몰입하게 합니다.
이 소설은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본 성인의 공포를 매우 현실감 있게 그려냅니다. 시게오는 두 아이에게 있어 천하무적 같은 존재로 느껴지며, 그로 인해 독자도 함께 긴장감과 공포를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는 시게오에게 아이들이 쉽게 신고하거나 도망칠 수 없도록 여러 가지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추격전의 긴장감을 극대화했습니다.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단순한 범죄 스릴러가 아니다. 책 속에는 아동 학대, 두려움, 절망뿐만 아니라 순수한 우정과 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등 다양한 감정이 공존합니다. 이는 잔혹한 현실 속에서도 아이들이 간직한 순수함을 강조하며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특히 고스모와 도모키의 관계를 통해 아이들의 순수한 우정이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는지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책의 후반부에서 여러 차례 반전을 통해 독자를 놀라게 합니다. 시게오의 정체부터 결말까지 예상치 못한 전개가 이어지며, 이는 독자로 하여금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반전의 귀재로 알려진 아비코 다케마루의 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부분입니다.
또한 시게오의 심리 묘사는 이 소설의 백미 중 하나입니다. 경찰관이라는 직업을 가진 시게오는 외면적으로는 사회의 보호자로 보이지만, 내면에서는 끔찍한 폭력과 살인 본능을 감추고 있습니다. 그의 복잡하고 왜곡된 심리는 독자에게 불쾌감을 주면서도, 동시에 그의 행동을 이해하고자 하는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늑대와 토끼의 게임"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과 충격적인 반전, 그리고 인간의 잔혹함과 순수함을 동시에 담아낸 깊이 있는 소설입니다. 아비코 다케마루의 뛰어난 필력과 섬세한 심리 묘사, 그리고 현실과 대비되는 따뜻한 감정들이 어우러져 독자를 몰입하게 만듭니다. 이 소설은 여름철 갈증을 해소해주는 시원한 탄산음료와 같은 작품으로, 반전과 서스펜스를 즐기는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