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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인문 기행 1 - 고전 들고 떠나는 펠로폰네소스 유랑기, 2024년 하반기 올해의 청소년 교양 도서 ㅣ 그리스 인문 기행 1
남기환 지음 / 상상출판 / 2024년 6월
평점 :
"그리스 인문 기행"은 단순한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이 책은 그리스의 풍부한 신화와 역사, 그리고 철학적 접근을 통해 독자들을 깊이 있는 탐방으로 이끕니다. 그리스의 매력을 단순히 관광 명소로서가 아닌, 인문학적 맥락에서 조망하려는 시도는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첫 번째 시리즈로 펠로폰네소스반도의 도시 국가 다섯 곳, 코린토스, 미케네, 스파르타, 올림피아, 에피다우로스를 배경으로 삼아 저자가 직접 걸으며 느낀 것들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이 책은 그리스의 풍부한 신화와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단순한 이야기 나열에 그치지 않습니다. 저자는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역사 속에서 현대인들이 직면한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합니다. 예를 들어, 코린토스의 번영과 타락을 다루면서 디올코스 운하 건설과 이를 둘러싼 권력자들의 탐욕을 탐구하고, 파리스와 헬레네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 욕망의 파괴력을 조명합니다.
특히, 알베르 카뮈의 시시포스 신화를 통해 인생의 의미를 탐구하는 부분은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뮈는 인생이란 특정 목표의 달성이 아니라, 삶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투쟁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철학적 성찰은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단순한 여행을 넘어선 사색의 여정을 제공합니다.
책에는 그리스 현지의 풍부한 사진들이 가득했습니다. 이 사진들은 독자들에게 그리스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적인 장소들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실제로 그곳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올림피아의 성스러운 숲과 아스클레피오스의 흔적이 남은 에피다우로스를 걸으며 만난 다양한 유물과 건축물들은 독자들에게 고대 그리스의 치유와 돌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책은 각 도시의 역사와 신화를 풍부하게 다룹니다. 코린토스의 디올코스 운하와 아폴론 신전, 미케네의 아가멤논 가면과 사자문, 스파르타의 리쿠르고스와 그의 통치, 올림피아의 올림픽 기원과 페이디아스의 작업장, 에피다우로스의 아스클레피온과 의술의 신 아스클레피오스 등 각각의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그리스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특히, 저자는 각 도시의 신화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인간의 본질적인 질문들을 탐구합니다. 아가멤논 일가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인간이 왜 고통과 불행을 겪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스파르타의 리쿠르고스는 스스로 통제하고 훈련하는 인간의 모습을 통해 자아와 규율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이는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여전히 우리에게 중요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책은 그리스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가이드북 이상의 가치를 제공합니다. 이 책은 신화와 역사를 넘나드는 깊이 있는 탐방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철학적 성찰을 제안합니다. 풍부한 사진과 생생한 현장감, 그리고 인문학적 깊이를 겸비한 이 책은 그리스를 여행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필독서가 될 것입니다.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서 앞으로의 후속편들 역시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탐방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