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
모드 방튀라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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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드 방튀라의 "내 남편"은 처음부터 끝까지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들면서도 매료시키는 작품입니다. 이 책은 남편을 언제나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 집착, 불안,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합니다. 작가의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대담한 전개와 치밀한 구성으로 프랑스 문학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주목받았습니다.


주인공은 남편을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그 사랑이 일반적인 사랑과는 다르다는 것을 서서히 드러냅니다. 그녀의 사랑은 헌신과 순애보가 아니라 규율과 통제, 그리고 자신을 살아 움직이게 만드는 강력한 동력입니다.

주인공의 삶은 남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몰두하며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가득합니다. 그녀는 남편의 서류를 감춰두고, 이를 핑계로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남편의 행동을 분석합니다. 남편이 왜 이 식당을 골랐는지, 왜 여자 종업원에게 친절하게 구는지 의심하면서 하루하루를 불안과 의심 속에서 보냅니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불안감과 집착이 점점 더 깊어지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합니다.



이 책에서 주인공의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철저한 통제와 규율의 도구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모든 잘못을 수첩에 기록하고, 이에 맞는 형벌을 내리며 자신을 통제하려 합니다. 이러한 사랑의 방식은 독자로 하여금 사랑의 본질과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의 사랑은 타인을 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통제하고 규율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은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의 일주일 동안의 기록을 통해 주인공의 내면을 깊이 탐구합니다. 남편을 창밖으로 미는 상상을 하고, 딸의 생일 파티 도중 다른 남자와 밀회를 즐기는 등 주인공의 행동은 점점 더 기묘해집니다. 일요일 아침, 남편이 중요한 할 얘기가 있다고 말하자, 주인공은 자신이 작성한 '형벌 수첩'을 들켜 이혼당할 거라 생각하며 비련의 주인공이 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상황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또한 서스펜스와 해학을 넘나들며 사랑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의 경계를 침범하며, 이를 통해 계급의 문제, 일부일처제에서 비롯한 강박, 소유에 대한 열망을 촘촘하게 그려냅니다. 이러한 접근은 독자로 하여금 사랑과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만듭니다.



"내 남편"은 사랑, 집착, 불안, 그리고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는 강렬한 작품입니다. 주인공의 기묘한 애정의 기록은 읽는 이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감정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서스펜스와 해학을 넘나들며, 관계의 정치학을 예리하게 묘사하는 이 책은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줍니다. 사랑과 집착의 경계를 탐구하고자 하는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깊은 인상을 받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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