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삶인
성낙헌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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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낙헌의 소설 "연쇄삶인"은 단순한 연쇄살인 사건을 넘어,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세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인생의 복잡성과 그 속에서 얽히고 설킨 인간 관계를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열정 없이 살아온 진호, 생존을 위해 영악함을 택한 은수, 그리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길준이라는 세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며, 그들의 사연과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탐구합니다.


첫 번째 주인공 김진호는 ‘살 이유가 없다’는 생각으로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청년입니다. 그는 특별한 목표나 열정 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갑니다. 진호는 죽음마저도 큰 노력이 필요한 일로 여기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무기력하게 떠다니는 존재입니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무기력과 절망 속에서도 일상적인 삶을 지속하는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보여줍니다.


서은수는 고아원 출신으로, 태어남과 동시에 버려진 여성입니다. 그녀는 인생을 즐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를 위해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해왔습니다. 은수는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타인의 감정이나 도덕적 기준을 고려하지 않는 소시오패스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생존을 위한 인간의 본능과 그것이 가져오는 도덕적 딜레마를 날카롭게 그려냅니다.


유길준은 은수와 같은 고아원 출신이지만, 그의 인생의 목표는 오로지 어머니를 찾는 것입니다. 형사가 되어 끊임없이 어머니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길준의 이야기는 목표를 향한 집념과 그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보여줍니다. 길준의 삶은 잃어버린 가족을 찾기 위한 절실함과 그로 인해 생겨나는 희망과 좌절을 담고 있습니다.


이 세 인물의 이야기는 한 사건, 즉 연쇄살인 사건을 통해 얽히고 설키게 됩니다. 이들의 삶은 각기 다른 배경과 선택으로 이어지지만,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의 삶이 단순히 개인적인 선택과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회적 관계와 상황 속에서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책의 매력은 인물들이 겪는 다양한 상황과 그들이 나누는 대사에서 느껴지는 현실적인 냉정함과 따뜻함에 있습니다. 독자는 이들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려 노력하게 됩니다. 특히, 진호, 은수, 길준이 각자 자신의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며, 독자는 자신의 삶에서도 실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연쇄삶인"은 단순한 연쇄살인 사건의 이야기를 넘어, 각기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 인물들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무기력한 삶, 생존을 위한 영악함, 목표를 향한 도전의 의미를 재고하게 됩니다. 또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복잡성과 그 속에서의 인간 관계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성낙헌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삶의 사슬 속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던져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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