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으로부터 멀리, 낮으로부터 더 멀리
박대겸 지음 / 호밀밭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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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대사회의 고독과 그로 인한 내밀한 고민들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집입니다. 이 소설집에 실린 아홉 편의 단편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각기 다른 맥락에서 고독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고독을 단순한 외로움이나 고통의 상태로 제한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통해 자아를 발견하고 자유를 획득하는 과정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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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각 단편에서 캐릭터들의 내면의 갈등과 고민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에게 그들의 감정과 경험을 공감하게 만든다고 느꼈습니다. 삶의 현실적인 문제와 고민을, 인간의 생존 본능과 그에 대한 의문을, 사회적인 규범과 그것에 대한 개인의 태도와 갈등을 표현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첫 문장에서부터 작가는 고독과 외로움, 인간의 존재 의미에 대한 깊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을까"라는 문장은 우주의 광대함 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소통의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습니다.

각 단편은 독특한 주제와 설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인간 내면의 심리적 갈등과 사회적 상황에 대한 세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부러진 안경'에서는 심각한 난시를 가진 주인공 승호가 맺힌 인간관계와 현실 인식의 어려움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반면, '글록 17'은 사회의 부조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자주 스스로의 선택을 포기하고 주어진 상황에 순응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소설집에서 특히 인상적인 점은 고독의 다양한 층위를 탐구하는 작가의 능력입니다. 고독은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표현되지 않습니다. 대신, 작가는 고독을 통해 자신만의 목소리를 찾고, 심오한 자기 성찰을 이루며, 때로는 문학적 창조의 원천으로 활용합니다.

작품들이 지닌 다양성과 감성적 깊이는 박대겸 작가가 소설의 형식과 내용에서 어떻게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한국 현대 소설이 자주 보여주는 주제와 감정의 반복에서 벗어나, 작가는 개별적 경험과 보편적 감정 사이의 긴장을 탐색하며 독자에게 신선한 독서 경험을 제공합니다.

각 캐릭터의 내면을 미세하게 그려내며, 그들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그로 인한 행동들을 통해 인간의 복잡한 심리를 탐구합니다. 이는 독자에게 여러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킬 것이며, 독자 스스로도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게 될지 고민하게 만들 것입니다.

또한, 서사적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문체와 서사 방식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실험적인 접근은 독자에게 새로운 문학적 경험을 제공하며, 문학적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 기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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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집은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넘어서,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사회, 인간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현대 소설이 지닌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동시에 문학적으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대겸 작가는 이 소설집을 통해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다양한 고독의 양상을 심도 깊게 탐색합니다. 각 이야기는 현실과 픽션의 경계에서 인간 본성의 깊은 면모를 드러내며,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이러한 심리적 통찰은 작가가 현대인의 외로움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 모두가 어떤 식으로든 고독과 마주하고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집은 단순한 이야기의 나열을 넘어, 독자 개개인의 내면과도 깊은 대화를 나누는 매우 가치 있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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