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사자의 유전서라고 하며 '펠림프세스트' 겹쳐진 양피지 위에 쓰인 문서로 표현한다.
그래서 우리의 유전자를 분석하고 연구하다보면 과거에는 쓰임을 했던 유전자들을 발견할 수 있고 이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의 진화 계통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동물은 조상 세계의 겹쳐쓴 양피지, 기술문서이고, 자연선택이 어떻게 그렇게 세세한 부분까지 유전자 풀을 조각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는가를 보여준다.
한 동물이 유연관계가 없음에도 다른 동물의 세세한 부분을 닮는 모습은 양쪽이 같은 생활방식으로 수렴되는 '수렴진화'를 설명해준다.
공통의 문제에 대해서는 '공통의 해결책'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계통수 전체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공통 습성들을 통해 수렴진화가 이루어졌음을 설명하는 리처드 도킨스의 '문장력'이 빛나는 부분이다.
또한 팰림프세스트의 바깥층에 있는 가장 최근의 원고는 동물 자신의 생애 동안 적히는데 이를 삶의 비유전서라고 하여 '뇌에 저장된 기억'이 어떻게 생존에 도움이 되는 가를 이야기한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하나 있다.
뇌가 무엇이 보상이고 무엇이 처벌일지를 선택하는 방식 자체가 고정이 아니라 유전적 자연선택을 통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즉 뇌의 기억은 '삶의 비유전서'인데.. 이 뇌의 선택은 '사자의 유전서'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인위선택'을 통해 '사자의 유전서'에 보상과 처벌에 대한 내용을 조작한다면 '신체 부상을 보상'으로 느끼게끔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내용은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중 <우주의 끝에 있는 레스토랑>편에 등장한다..
서빙을 하는 '소'가 자신의 부위 어디 어디가 맛있을 것이라며 이야기하는 부분인데.. 은하수 책을 읽을 때는.. 말도 안돼.. 진짜. 엄청난 상상력이다 했는데.. 리처드 도킨슨은 진짜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를 세세히 읽어냄으로써 더 오래된 조상환경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조금 더 '생명체의 공존과 공생'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유전자가 생존을 위해 복제자로서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 생물은 포괄 적응도를 최대화함으로서 유전자의 탈것으로 역할을 했음을 이해한다는 것도 중요하다..
유전자의 역할에 대해서는 여러 과학자들의 이견이 있는듯 하다. 이와 관련하여 스티븐 제이 굴드의 <원더풀 라이프>도 한번 읽어보고 싶다.